통일 정세- 견해와 의견


(편주: 여기에 모은 글들은 범민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세기의 담판’ 어떻게 될까?

북한과 미국 간의 ‘세기의 담판’이 다가왔습니다.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오전 10시 센토사 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서 열릴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모두 도착하자 현장 분위기가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이번 역사적인 회담은 70년 넘게 이어온 양국 간의 갈등과 적대관계를 매듭짓고 새로운 관계, 평화적 관계로 나아가는가 하는 일생일대의 대 회전입니다. 과연 ‘한 하늘을 이고 같이 살 수 없는 관계’라 할 정도의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인 양국은 이번 첫 정상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요.

양국의 출사표에서 그 가능성의 일단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트위터 등을 통해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자신의 입장을 숱하게 밝혀 온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평화의 임무를 위해 회담에 나서는 것’이라며 짧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는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라면서 “조미(북.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대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의 맞교환이 될 것입니다. 이 빅딜 속에는 북한 측의 여러 단계의 비핵화 수순과 이에 대응하는 한국전쟁의 종전선언, 대북 제재 해제, 테러지원국 해제, 한반도 평화협정, 북미 수교 등등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기의 담판의 승부는 어떻게 될까요? 물론 공동합의문이 나온다면 모두가 윈윈 하는 형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협상도 승부이기에 상호간 유·불리로 끝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무력 충돌이나 전쟁이 아닌 경우 대개의 협상은 ‘100 대 0’이나 ‘90 대 10’ 등 일방적으로 승부가 나지 않고 대개 ‘50 대 50’이나 ‘51 대 49’로 승부가 나기 마련입니다. 엇비슷하기에 회담 후 서로 자기네가 유리하게 협상을 했다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이번 북미 정상회담도 1차에 그치지 않고 2차, 3차도 예상한다면 이번 첫 회담에서 건곤일척의 승부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을 하던 두세 번을 하던 일련의 과정에서 승부의 저울추가 북한 쪽으로 기울 공산이 큽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다소 거칠게 표현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습니다. 짧게는 올해 11월 중간선거부터 길게는 대통령 재선까지,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개인적 명예까지 덤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2천 500여만 명 북한 공민의 생존과 안전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체제의 수호와 번영,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통일까지 걸었습니다.
‘1 대 2천 500만’, ‘노벨평화상 대 한반도 평화’. 어느 쪽이 더 절박하고 명분이 있을까요? 결국엔 어느 쪽이 이길 수밖에 없을까요?


[통일뉴스 데스크] 북한이 경제대국 되는 것을 돕겠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6.12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이 북한(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리고 있는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나는 북한이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언젠가 경제적·재정적으로 훌륭한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진심으로 믿는다”며 트위터를 날렸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경제지원 의지는 비교적 일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북한이 체제를 지키면서 부자나라가 될 수 있다”며 “한국과 견줄만한 수준으로 번영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으며, 또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기자 문답 등을 통해서도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지원 의사를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7일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적대관계를 종식할 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고 분명히 했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경제지원 의지를 전한 바 있습니다.

일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강력한 경제지원 의지와 관련, 북한에 대해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이른바 ‘트럼프 모델’, 또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후 유럽 부흥을 위해 마련한 ‘마셜플랜’에다 민간 투자를 가미한 ‘북한식 마셜플랜’이라고 명명하는데, 이는 너무 조급하고 잘못 짚은 감이 있습니다.

지금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미 간의 최대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 대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입니다. 물론 ‘비핵화 대 체제보장’에 더해서 미국의 대북 경제지원이 덤으로 들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겠지만, 아직 양국이 ‘비핵화 대 체제보장’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판인데 불쑥 대북 경제지원이 나온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될 우려가 있습니다. 나아가 이는 체제보장을 빠뜨리고 자칫 대북 경제지원을 비핵화와 등가로 놓는 우를 범할 수 있어 위험하기도 합니다.

북한은 출범 초부터 자력갱생에 기초한 자립적 민족경제를 고수했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신년사를 통해 ‘자강력 제일주의’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하는 상황에서 자력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하는데 일정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을 수정해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판이 달라졌습니다. 경제건설을 전략노선으로 천명했기에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또 경제지원이나 투자 등이 절실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속된 말로 표현해 핵을 포기하면 돈으로 보상해 주겠다는 식으로 미국이 나온다면 북한이 받아들이겠습니까? 오죽하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한에 시발점을 연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겠습니까?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경제 지원과 자본의 유입은 또 다른 형태의 대미 경제 예속화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북한의 대미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경제건설은 자력으로 할 테니 대북제재나 군사 위협으로 방해나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북한과 미국, 이렇게 만나기가 어려운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질 예정이던 6.12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당신(김 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했지만 최근 당신들이 밝힌 극도의 분노와 공공연한 적대감 때문에 애석하게도 현 시점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해 온 회담을 갖는 게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로 보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이유는 최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콕 찍어 ‘사이비 우국지사’라 칭하면서 그의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을 비판한데 이어, 최선희 부상이 24일 펜스 미국 부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문제삼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며 미국과의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언명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심복들을 건드린 게 너무 아팠나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인사들의 대미 대화 방식인 담화 형식과 유사하게 편지 형태로 답을 했으며, 그것도 이른바 북한식을 본따 ‘트럼프식 벼랑끝 전술’을 발휘했습니다. 자존심 강한 협상가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입니다.
이로써 기대를 모았던 ‘세기의 담판’은 일단 물 건너간 형국입니다. 하지만 양국이 그간 쏟아낸 우호적인 발언들과 쌓은 실적들이 적지 않기에 대화의 문이 그리 쉽게 닫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행동들을 봐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에서 “언젠가 나는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만약 너무나도 중요한 이 정상회담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향후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 여하에 따라서는 회담을 가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이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해 폐기했습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명시한 ‘완전한 비핵화’의 첫걸음으로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명백히 밝힌 것입니다. 북한의 대미 대화 의지도 계속될 것입니다.

70여년 된 숙적(宿敵), 누가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가 아니랄까 봐, 북한과 미국은 이리도 만나기가 힘든 것일까요?


[통일뉴스 데스크] 참다 참다 못해 터진 북한의 기질

북한이 16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이날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한 데 이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든다면 조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주목됩니다.
이는 지난 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4.27 판문점선언에 밝힌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관련하여 미국이 “그 무슨 제재 압박의 결과인 듯이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보다 한층 도수가 높은 반발입니다.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때부터 시작돼 순항하는 듯한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돌출변수가 떠오른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그간 북한의 기질로 보면 이날 북한의 행위가 이해되기도 합니다. 아니 북한의 이 같은 반발이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참다 참다 못해 터졌다고나 할까요.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특히 미국 측에서 나온 그간의 견해들을 보면 가관이었습니다.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에 나온 표현을 빌린다면 “미국에서 대화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즉, 미국 측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가능하지 않다’, ‘선 핵포기, 후 보상에 따른 리비아 방식’,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아닌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핵과 미사일만이 아닌 생화학 무기의 완전 폐기’, ‘ICBM 완전 폐기’, 심지어 ‘핵포기 시 경제적 보상 제공’, ‘북 인권문제의 의제화’까지 벙어리 말문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12일 북부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을 오는 23~25일 사이에 국제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기한다고 발표했듯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성심껏 분위기 조성을 해온 것에 비하면 미국 측의 대응은 이처럼 이기적이다 못해 천박하기까지 합니다. 대등한 협상이 아닌, 협상 전부터 미국이 승전국 행세를 하며 북한을 패전국 다루듯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막무가내 식 횡포가 북한에 통할 리 없습니다.

이들 온갖 난무하는 망발들을 가만히 듣고 있었을 북한 측을 생각해 봅시다. 오늘날 미국과 ‘세기의 담판’을 하기 위해 70여년 간을 버티며 ‘주체’와 ‘자주’를 견지해온 북한의 입장에서는 황당하다 못해 측은하기까지 했을 것입니다.
북한의 이번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와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는 미국 측의 망발과 횡포에 대한 경고입니다. 비록 ‘북미 정상회담 재고 가능성’이라는 높은 수위가 담겨져 있지만, 언론매체인 조선중앙통신사의 보도이고 또한 외무성이 아닌 김계관 제1부상의 개인 담화라 그 수준이 절제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당장 북미 정상회담의 판을 깨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공을 넘겨받은 미국 측의 대응이 긴박하고 중요해졌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은 성사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미국 측도 ‘리비아식 핵폐기 모델’은 결정된 적이 없으며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트윗 메시지를 자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유효성에 대해 “지켜보자”며 말을 아낀 것이 일말의 안도감을 주고 있습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평화회담 속에 깃든 ‘민족의 징표’

4.27 남북 정상회담은 한마디로 평화회담이었습니다. 이는 최근 한반도 정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고 또한 5월 말-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의식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회담 전부터 정부당국이나 전문가들이 공동선언에 ‘비핵화’ 문구가 들어갈 것인가?, 들어간다면 어느 수준에서 들어갈 것인가?,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들어가야 성공적인 회담이 되지 않겠는가? 라는 분석과 주장이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판문점 선언’에는 3조 ④항에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며,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회담은 남측의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회담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그간 북측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회담에서 평화 문제가 논의된 것은 불가사의하기까지 합니다. 통상 한반도 문제는 평화 문제와 통일 문제로 나눠지는데, 이제까지 북측의 입장은 전자는 미국과 후자는 남측과 논의해 해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2000년 남북의 정상이 합의한 6.15공동선언에는 통일 문제와 민족 문제만 들어있지 평화 문제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그해 10월 12일 북-미 간에 이뤄진 공동코뮤니케에는 평화 문제가 다뤄집니다.

북측은 이 같은 기조를 비교적 일관되게 지속해 왔고, 여기에 이른바 ‘북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비핵화 문제까지 추가되게 되었습니다.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남측은 북측과의 회담에서 비핵화의 ‘비’자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북측은 핵문제는 미국과의 문제이지 남측이 나설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한 예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1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종결회의 때 북측 리선권 단장이 이날 오전 전체회의 남측 기조발언에서 나온 ‘비핵화’를 문제 삼아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담에선 한반도 평화 문제가 다뤄지면서 비핵화가 주요 의제로 떠오른 것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평화 문제와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고 또 합의했다면 북측의 큰 변화인 셈이죠.

이런 중에 정상회담에서 통일 문제와 민족 문제가 수시로 나와 균형감을 주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회담에서 채택된 선언문의 명칭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이듯이 ‘통일’이 들어가 있으며, 또 판문점 선언에는 1조에서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라면서 그 ⓛ항에서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다고 천명한 것입니다.

게다가 양 정상의 발언이나 발표의 경우, 문 대통령은 오전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오후 만찬사에서 “남과 북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주도적으로 결정해 나가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함께 받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재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만찬사에서 “온 겨레의 공통된 염원과 지향과 의사를 숨기지 말고, 불신과 대결의 북남 관계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함께 손잡고 민족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은 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 서명 직후 연단 앞에서 한 기자회견이 아닌가 합니다. 기자회견 내용은 모두 민족 문제로 되어있는데, 특히 “오늘 내가 다녀간 이 길로 북과 남의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이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역사, 하나의 문화를 가진 북남은 본래대로 하나가 돼 민족의 끝없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입니다.

여기서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역사, 하나의 문화’는 북측이 2002년에 민족론과 관련해 정식화한 민족의 징표인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지역, 하나의 문화’와 비슷합니다. 어쩌면 최근 시기에 민족의 징표 중 ‘하나의 지역’이 ‘하나의 역사’로 수정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김 위원장은 평화 담론으로 일색화된 정상회담에서 민족의 징표를 굳이 강조함으로써 민족 문제를 일깨우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평화 문제와 통일 문제의 해결이 가시권에 들어온 지금, 그 둘은 동전의 양면이기도 합니다.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어야 만족통일이 가능하며, 또한 통일이 담보되지 않는 평화는 공염불이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이 합심해 그 두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에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에서 ‘자주’, ‘민족대단결’과 함께 ‘평화통일’이 적시돼 있나 봅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김정은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 정상화되는 한반도 정세

김정은 위원장으로 확인됐습니다. 25일부터 특별열차를 타고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후 베이징에 도착해 인민대회당과 조어대(댜오위타이·釣魚臺) 등을 방문한 일행이 누군지 27일 하루 종일 세상을 들끓게 만들었는데 결국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임이 판명됐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28일 오전 김 위원장의 방중과 양국 정상회담 결과를 동시에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특별열차 일행에 대한 중국 측의 높은 수준의 경호와 의전에서 볼 때 김 위원장임이 거의 확실했지만, 그래도 당사국에서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기에 그 사이에 많은 추측과 오보가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전격적인 방중도 관례대로 ‘당 대 당’ 방문이기에 비공식 방문이 돼서 사전 공개를 하지 않은 듯싶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방중에 부인 리설주가 동행했기에, 최근 북한을 두고 나온 ‘정상국가’ 과정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지난 2011년 등장 이후 첫 해외 방문이자 첫 정상회담입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방중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김 위원장 등장 이래 양국 관계가 새롭게 정립이 안 됐기에 상호간에 필히 만나야 하는 수요가 있어왔고, 특히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꼭 만나야 할 절호의 기회가 된 셈입니다. 중국 측으로서는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일정 개입할 필요가 있으며, 북한 측은 미국과의 건곤일척의 회담을 앞두고 우방과의 관계 설정이 필요했겠지요.

이는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납득이 갑니다. 그해 6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고, 10월에는 ‘조명록-울브라이트’ 간 교차 방문 후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예상되던 시기였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대사를 앞두고 5월 말경 특별열차 편으로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으며,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1달 후인 7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평양으로 부릅니다. 2000년 한해에만 북한은 남한을 비롯해 중국-러시아-미국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것입니다.

‘김정은-시진핑’ 만남에선 무슨 대화가 오갔을까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조중(북중) 친선관계 발전과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관리 문제들을 비롯하여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듯이, 두 정상이 양국관계 문제와 현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양국 관계상 문서로 된 ‘성명’이나 ‘선언’ 같은 것은 채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중국동지들과 자주 만나 우의를 더욱 두터이 하고 전략적 의사소통,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하여 조중 두 나라의 단결과 협력을 굳건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에 시 총서기는 김 위원장에게 첫 외국 방문으로 중국을 찾은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중조 친선을 중시하고 끊임없이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전략적 선택이며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화답했습니다.

특히 현안과 관련해서는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힘쓰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면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거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시 총서기는 “올해 들어 한반도 정세에 적극적(긍정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이를 위해 중요한 노력을 했고, 우리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더 화끈한 언술도 많지만 이 정도의 언사라도 ‘김정은 시대’ 이후 7년간의 공백을 메우고 북중관계가 상당 부분 복원되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의 공식 방북 초청에 시 총서기가 수락했기에, 양국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있습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기에 이제 한반도 정세가 제대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조만간에 북은 러시아를 만나고, 일본도 미국을 만나겠지요. 그럴수록 한반도 판세가 한편으로 정리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커지겠지요.
이제 한반도 운명의 분수령이 될 5월 북미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한반도 세력권을 안정화시켰기에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제 북미 정상회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두 최고지도자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주목되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 발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언급해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서 북미 정상회담은 회담 자체가 세계사적인 일이다. 장소에 따라서는 더욱 극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다”면서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미 3국 정상회담’. 이제 막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시기에 좀 앞서가는 이야기이지만 어차피 거쳐야 할 관문이기에 매우 매력적입니다, 한반도 평화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통과의례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이 발언을 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이 말의 판권은 원래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2006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와 2007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각각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남북미 정상이 함께 모여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서명하자고 제안해,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 영향 탓이었을까요?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10.4선언에 바로 이 사안이 나옵니다. 4항에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3자는 통상 ‘남북미’를 4자는 중국을 더해 ‘남북미중’으로 평가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합의했던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그의 친구인 문 대통령에 의해 10여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문 대통령도 2007년 당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기에 이에 유추한다면, 문 대통령의 이번 ‘남북미 3국 정상회담’ 발언은 곧 6.25 한국전쟁 종식을 뜻하는 ‘종전선언’일 것입니다. 노무현에 이은 문재인이 충분히 그려볼 수 있는 그림으로서, 다만 문 대통령은 4자 대신 3자를 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북미 3국 정상회담’, 즉 종전선언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요? 장소와 시기가 중요합니다. 마침 조금만 노력하면 성사될 수 있는 여건이 있습니다. 5월 북미 정상회담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4월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판문점으로 잡는 것입니다. 제3국으로 잡지 말고, 앞의 10.4선언 4항에서 밝혔듯이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일정 성과적 합의가 있다면 서울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이 그곳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그리해서 전쟁이 잠시 멈춘 판문점에서 3인의 정상이 함께 만나 한국전쟁 종식 선언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입니다.

한국전쟁 종식 선언은 ‘비핵화-평화협정’으로 가는 입구론이기도 합니다. 한국전쟁이 잠시 멈춘 그곳에서 항구적 종전선언을 한다면 이는 금세기 초 최대의 이벤트가 될 것입니다. 그 이벤트는 단순한 이목 끌기 흥행이 아니라 진정한 일대 사건이 될 것입니다.
10여 년 전에 ‘노무현-김정일-부시’가 간접적으로 합의했듯이, 이제 인간적으로나 당적으로나 그 뒤를 잇는 ‘문재인-김정은-트럼프’가 직접 만나 합의해, ‘종전선언’을 하는 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북, 평화의 핵폭탄을 쏘다

북한이 핵폭탄을 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한 핵탄두가 아니라 평화의 핵폭탄 말입니다. 변화무쌍하게 전진하던 한반도 정세에 극점이 찍혔습니다. 남측 대북특사단을 매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담한 회동 제안을 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한 것입니다. 지난해 두 정상 간의 험한 ‘말전쟁’을 상기한다면, 분위기를 일신하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최초로 성사된 지금, 우리의 관심은 하나입니다. 세계사적으로 1990년대에 이미 종식된 냉전체제가, 유일하게 남아있는 냉전의 섬 한반도에서도 해체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문재인-김정은-트럼프 세 정상들의 합작품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제안, 트럼프 대통령의 흔쾌한 수락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치밀한 중재가 어울린 하나의 작품입니다. 중국 측은 불만이 있고 일본 측도 불안하겠지만 이게 정상적인 일입니다. 북한은 필생의 천적 미국과 어차피 만나야 하고, 이때 중국의 힘이 아니라 남한의 도움을 받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민족공조인 것이지요. 김 위원장의 파격적 제안은 지난해 ‘국가핵무력 완성’에 기초해 2000년 실패의 사례를 참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중도에 파탄나기 쉬운 기존의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의 살라미 전술이 아니라, ‘최고위급 회담’에서 통째로 그리고 단박에 일괄타결 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보입니다.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를 들었다 놓을 정도로 파괴력이 있는 사안입니다. 국제사회가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하면서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70년 된 북미간 적대관계가 끝날 수 있을 것인가? 1950년 한국전쟁을 종식할 수 있을까? 북미 평화협정을 맺을까? 북미가 수교를 맺어 관계정상화로 갈까? 북미 수교는 종국적으로 남북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동안 평화통일 활동가들의 실천, 남북관계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이론과 저서에서 주장한 내용들이 현실화될 순간에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게 순조롭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에서 변화의 단초, 그것도 근본적 변화의 출발점에 선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역사적으로 2018년 봄은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의 기지개를 켜는 봄이 될 것입니다. 4월말 남북 정상회담이,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정세와 우리 민족의 명운이 걸린 것입니다. 역사상 이런 적이 없었습니다. 아니 한 차례 비슷한 경우가 있긴 했습니다. 2000년입니다. 그해 6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6.15공동선언에 합의했습니다. 10월엔 북미 간에 공동코뮤니케가 나왔지만 양 정상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해 말 미국 측에서 클린턴-부시로 정권교체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때와 다릅니다. 북한은 화끈하고 미국도 적극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재 역할을 하는 남한이 침착합니다.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최고조의 민족공조를 이뤄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의 단초를 여는 역사적인 과업이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이게 바로 남북공조다’

남측이 5일 대북 특사단을 파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사단을 파견키로 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게다가 특사단 파견 과정이 속도전으로 진행되고 있어 놀라움마저 주고 있습니다.
이번 특사단의 방북 목적은 북미대화의 접점을 만들고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있습니다. 이는 특사단 면면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특사단은 정 실장을 수석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으로 꾸려졌습니다.

통상 정 실장을 미국통으로 서 원장을 북한통으로 부르는데, 각각 북미대화와 남북 정상회담 성사의 임무를 갖고 있습니다. 김 2차장은 같은 부서의 수장인 서 원장을, 윤 국정상황실장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하는 정 실장을 각각 보좌하고, 남북회담 경험이 풍부한 천 차관이 전체를 조율하겠지요.

앞에서도 밝혔지만, 이번 특사단 파견이 한반도 정세에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북미대화 중재에 성공한다면 이는 곧바로 남북 정상회담의 빠른 성사를 보장하기에 한반도 정세는 상당 기간 안정되겠지요. 역으로 북미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남북 정상회담은 우여곡절을 겪게 될 것이고 한반도 정세는 그만큼 불안해지겠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의 관심은 정세에 있지 않고 본질에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남과 북의 상호 신뢰와 그에 근거한 단결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민족공조 또는 남북공조라 말할 수 있겠지요. 돌이켜보면, 올 초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나 이번 대북 특사단 파견까지 이르는 과정은 한마디로 빛나는 남북공조의 시기였습니다.

김정은 북측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겠다며 북측의 참가를 꾸준히 독려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에 대한 화답인 셈이었습니다. 최초의 남북공조인 것이지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과 북은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을 했으며,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했습니다. 스포츠 영역에서 구체적인 남북공조가 이뤄진 것이지요.

평창올림픽 개막식 때 북측에서 김여정 특사가 방남해 문 대통령을 만나 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방북을 초청하자 문 대통령이 ‘여건 조성’이라는 단서와 함께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나, 폐막식 때 방남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북미대화 요구에 ‘용의 있음’을 밝힌 것은 모두가 남북공조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린 것입니다.
특히, 남측 특사단의 5일 방북이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것은 남북공조가 매우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처럼 남과 북이 서로 마음을 헤아리며, 요구사항을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은 모두 전형적인 남북공조인 것입니다.

정세는 언제고 변할 수 있습니다. 불과 서너 달 전만 해도 한반도는 극도의 긴장과 전쟁 분위기였다가 평창올림픽에 북측이 참가함으로써 한반도에 평화의 제전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특사단의 방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쉽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정세의 부침은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이지만, 민족공조는 어떤 변수가 돌출해도 변함없이 유지되어야 하는 철칙(鐵則)이라는 점입니다.


[통일죽비] 평창올림픽,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원출처가 미국 여류작가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년)에 등장하는 ‘The dogs bark, but the caravan moves on’이라는 구절로 알려져 있는데, 정작 그 사용에 있어서는 북한이 독보적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에서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하자, 곧바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뉴욕에서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며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 북한은 미국 등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개발 지속 의지를 드러낼 때마다 이 같은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이 말은 한마디로 ‘누가 뭐래도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뜻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측 참가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최근 보수 세력의 행태를 보면 꼭 이 말이 떠오른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평창올림픽은 평양올림픽”이라고 이념전을 펼치거나 또는 북측의 참가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자 “이 정도면 올림픽인지, 남북체전인지 분간이 어렵다”고 빈정댄다.

◆ 아마 보수 세력의 이 같은 ‘개소리’는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작스럽게 개선되는 분위기에 놀랐기 때문인 듯싶다. 북측은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민족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 수백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나아가 남북은 △개회식에 한반도기 들고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단일팀 구성, △금강산에서 합동문화행사,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 진행 등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선발대가 시설 점검을 위해 남과 북 현지를 방문하는 등 부산하게 오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남측에 오자 이들 보수 세력의 준동이 극에 달했다. 보수단체는 북측 사전점검단이 22일 서울역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현장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공화국기를 가져와 화형식을 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경찰은 소화기로 이를 제지했고, 불법집회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북측이 가만있을 리 없다.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3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보수단체의 서울역 시위에 대해 “특대형 도발망동”으로 규정하고는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 돌이켜 봐라. 한두 달 전만 해도 한반도는 ‘전쟁 위기설’에 휩싸였고, 이 같은 한반도의 긴장고조로 평창올림픽이 제대로 치러질지 우려가 팽배했다. 북측의 참가로 세계적 관심 속에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될 공산이 커졌음에도 자유한국당이 이를 평양올림픽이라고 이념전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혁대결과 남남갈등을 일으켜 살길을 찾자는 것인가? 남과 북이 함께하는 민족행사에 이념을 덧칠하는 건 민족화해를 깨는 행위이다.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 보수 세력들이 훼방 놓아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진행된다. 남북이 합심해 평화올림픽으로 간다.


[통일시론] 남북관계, 가속페달을 밟아라

남북 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남과 북이 고위급 회담을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북측이 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북측 회담 대표단장으로 하는 5인의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보내옴에 따라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 구성이 마무리됐다. 앞서 남측은 6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보낸 바 있다. 이번 당국회담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자, 지난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년여만의 일이다.

짧게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터진 ‘한반도 전쟁 위기설’, 길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상기해보면 그야말로 상황이 ‘전변’됐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이 ‘전변’은 정초부터 불과 일주일 사이에 일어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오는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문재인 대통령이 하루 만인 2일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화답하면서, 이후 양측의 입장이 숨가쁘게 핑퐁식으로 교환됐다.

남측이 갈은 날 북측에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당국회담을 열자고 제의하자, 다음날인 3일 북측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김정은 동지의 위임”에 따른다면서 판문점 연락채널 개통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중단된 남북 연락채널이 1년 10여 개월 만에 가동된 것이다. 이어 이 개통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5일 북측은 지난 2일 남측이 제의한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을 수락하는 전통문을 보내왔다. 이어, 남측과 북측이 6일과 7일 각각 대표단 명단을 교환함으로써 회담 성사가 마무리가 된 것이다.

예전에는 남북이 마주앉기는커녕 소통조차 하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사이에 그 어떤 수정이나 말다툼도 없이 그야말로 ‘속전속결’,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마치 남과 북이 이미 입을 맞춘 듯, 짜고 치는 듯이 착착 진행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속도조절’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한마디로 ‘민족화해’를 바라지 않는 측의 지연책이나 훼방일 뿐이다. 남북이 화해하면 설 자리를 잃는 자들의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일주일 사이에 남과 북이 약속이나 한 듯 고위급 회담 성사가 순조롭게 진행된 이유는 무엇보다 하나의 민족이기에 가능한 것이자, 또한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자주 만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빠른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다. 오히려 속도를 더 내야 한다. 과속해도 시원치 않다. 지난 10년간 남과 북은 철저히 단절돼 있었으며, 대화다운 대화를 한 번도 나누지 못했다. 그 10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과속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개최(2월 9일)가 한 달여 남았기에 속도전은 불가피하다.

물론 지금 남과 북의 대화는 평창동계올림픽에 한정되지 않는다. 북측이 5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수락하는 전통문을 보내면서 회담 의제를 ‘평창올림픽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로 지적했듯이, 북측은 이번 회담을 평창동계올림픽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까지 내다보고 있다. 남측으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마침 미국과 중국도 호의를 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남북이 올림픽을 계기로 상호관계를 개선하는 것에 환영한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6일 남북회담에 대해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남과 북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숱한 우여곡절에도 비교적 남북관계가 전진을 해 왔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역진에 역진을 거듭해 왔다. 그 사례가 ‘5.24조치’, 금강산 관광중단 그리고 개성공단 전면중단 등이다. 여기에다 한반도는 시도 때도 없이 ‘위기설’에 휩싸였다. 이 모든 것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남북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바쁘다. 가속페달을 밟아라. 남과 북은 과속을 하더라도 하루속히 관계를 개선하라.


[통일시론] 문재인이 DJ로부터 천착해야 할 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 ‘북한 완전 파괴’라는 초강경 발언으로부터 촉발된 북한과 미국 간의 ‘말 전쟁’이 지금 잠깐 쉬고 있는 형국이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리틀 로켓맨(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 낭비”(10.1), “(지금은) 폭풍 전의 고요일 수 있다”(10.5), “오직 한 가지만 통할 것”(10.7), “25년간 북한과 협상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10.9),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완전하게 준비되어 있는지 알면 당신은 충격을 받을 것”(10.22) 등의 강성 발언을 이어왔으나 북한의 무대응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상황이 전혀 종료된 것은 아니다. 칼날 위를 걷는 순간에 생긴 이 일말의 휴지기에 모색할 게 있다. 당연히 한반도 위기 상황을 끝낼 출구전략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반도를 둘러싼 향후 주요한 정치일정을 일별해 보자. 내년 2월 9~25일까지 평창 동계올림픽이 예정돼 있다. 그 직후엔 통상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진행된다. 우리 정부는 평창올림픽이 북한도 참가하는 평화올림픽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평창올림픽에서)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응원단, 세계인들의 환한 얼굴들을 상상하면 나는 가슴이 뜨거워진다”면서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IOC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러나 바로 뒤에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이 버티고 있으니 기대난망이다. 평화올림픽이 되기 위해선 한.미 군사훈련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대북 침략전쟁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가 아무리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강조해도 상대방인 북한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은가?

다행스럽게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내달 중순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은 하계 및 동계올림픽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2년마다 ‘올림픽 휴전 결의’를 채택해왔다고 한다. 이 결의안은 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폐막일 이후 7일까지 모든 적대 행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처럼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북한에겐 별 의미가 없고 또 호응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한.미 군사훈련도 중지되어야 한다. 평화올림픽과 군사훈련은 양립할 수 없다. 한.미가 예전과 똑같은 군사훈련을 감행한다면 평화올림픽은 성사될 수 없다. 북한이 빠지고 긴장 속에 치러지는 올림픽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거듭 강조하지만 평화올림픽을 원한다면 한.미 군사훈련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우리 정부의 역할이 긴요하게 나선다.

마침 그 기회가 왔다. 다음달 7~8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설득한 사례를 천착해야 한다. 부시가 2002년 2월 20일 방한했다. 앞서 그해 1월 30일 부시가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이라 칭했기에 한반도에는 아직 화약 냄새가 가시지 않은 때였다. 게다가 부시는 정상회담에서 DJ에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부르고는 “북한체제를 붕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DJ는 노련했다. 역공을 취했다. DJ는 부시가 가장 존경한다는 레이건을 인용하면서 “레이건 대통령은 러시아를 악의 제국으로 지칭했지만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대화를 했고 데탕트를 추진했다. 결국 공산 체제의 변화와 냉전 종식을 이룩했다”면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의 살길을 열어 주면 북한은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틀림없이 포기할 것”이라고,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부시를 설득했다. 이는 적중했다. 부시는 도라산역에서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도 ‘젖 먹던 힘’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 평화올림픽을 위해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 또는 축소하든지, 아니면 ‘먼바다’에서 하자고 말이다. 그게 긴장된 한반도 정세를 완화시키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복원하는 유력한 길이다.


[통일 죽비] ‘1타 3매’ 노린 북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이 어떤 행동을 했을 경우 그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외부세계가 설왕설래하다가 북한이 성명이나 담화를 발표하거나 또는 언론보도를 하면 그때서야 정리가 된다. 북한이 8월 29일 새벽 평양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경우도 그랬다. 이 미사일의 정체와 북한의 의도를 두고 견해가 분분했다. 그러다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를 하자 많은 게 밝혀졌다. 북한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험발사’라 하지 않고 ‘발사훈련’이라 칭했다. 실전(實戰)이기에 고각발사가 아닌 정상발사를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사일은 ‘화성-12형’임이 확인됐다. 북한이 쏜 것은 1발이다. 그러나 그 파장은 컸다. ‘1타 3매’라고나 할까? 북한은 1발의 미사일 발사로 3가지 효과를 노렸다.

◆ 먼저, 당연한 것이지만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겨냥했음을 명확히 했다. 통신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발사훈련”이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에 대비한 대응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도 “오늘 전략군이 진행한 훈련은 미국과 그 졸개들이 벌려놓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에 대한 단호한 대응조치의 서막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주지하듯, 북한은 한미 훈련 때면 크든 작든 어떤 식으로든 반발을 해왔다. 이상할 게 없다.

◆ 다음으로, 괌도를 염두에 뒀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8월 14일 김 위원장이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며 괌 포위사격을 유보한 ‘화성-12형’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화성-12형’ 발사 후 “실전을 방불케 하는 이번 탄도로켓 발사훈련은 우리 군대가 진행한 태평양 상에서의 군사작전의 첫걸음이고 침략의 전초기지인 괌도를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으로 된다”고 밝혔다. 이 대목은 특히 중요하다. 북한의 집념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의 8월 14일 결정을 두고 괌도 포위사격을 ‘보류’한 것처럼 국제여론을 오도했기에 바로 잡고자 했다는 것이다.

◆ 그런데 북한은 ‘화성-12형’을 방향만 틀어 괌도 쪽이 아닌 일본 열도 상공을 넘게 했다. 굳이 일본 상공을 넘게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8월 29일 국치일을 노린 게 세 번째 이유다. 통신은 “107년 전 ‘한일합병’이라는 치욕스러운 조약이 공포된 피의 8월 29일에 잔악한 일본 섬나라 족속들이 기절초풍할 대담한 작전을 펼”쳤다고 알렸다. 사실 북한의 거사일 ‘날짜 잡기’는 정평이 나 있다. 북한은 올해에만도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을 발사했을 정도다.

◆ 이처럼 북한은 1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여러 가지 의미와 파장을 던졌다. 성과도 얻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북한이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전만해도 미국은 북한에 대화 제스처를 보냈다. 하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이를 단숨에 거부했다. 왜 그랬을까? 미국이 어쩌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을까? 실지로 미국에 뾰족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있다. 미국이 다소 구차스럽더라도 공개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하자고 선언해야 한다. 지금 협상해야 그나마 현재의 몸값에서 북한과 흥정할 수가 있지 않은가.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는 미국의 언동을 계속 주시할 것이며 그에 따라 차후행동을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언명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판세다. 시간이 많지 않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북한이 태평양으로 또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통일뉴스 데스크] ‘한반도 위기설’, 한풀 꺾이는가?

8.15 광복절을 맞아 최근 숨 가쁘게 솟구치던 ‘한반도 위기설’에 다소 제동이 걸리며 호흡조절에 들어갈 듯한 분위기가 조성돼 주목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면서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혀, 그간 지칠 줄 모르고 상승하던 북.미 간의 ‘말 전쟁’에 일정 제동을 걸었습니다.

하루 앞선 14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로써 8월 중순까지 괌 포위사격 방안을 완성할 것이며,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4발을 동시발사 하겠다는 북한의 투지도 유보되는 분위기입니다.

8월 들어 본격적으로 불거진 한반도 위기설은 그 본질이 북한과 미국 사이의 말싸움에서 비롯됐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4일과 28일에 ICBM급 ‘화성-14형’을 두 차례 시험 발사하자, 한반도에 이상기류가 발생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8.8)’, ‘군사적 해결책 장전 완료(8.11)’ 발언이 나오고 그 사이에 북한에서도 괌도 포위사격 발언이 나오자 가뜩이나 경색되던 한반도가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이번 ‘한반도 위기설’은 그간 한반도에서 숱하게 고개를 들었던 그 어떤 위기설보다 더 강력하고 위험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괌도 사격설’에다 이번 달 21일에 실시 예정인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북.미 간의 설전(舌戰)을 언제고 실전(實戰)으로 비화시킬 소지가 충분했습니다.

이참에 남북의 두 지도자가 광복절에 즈음해 ‘한반도 위기설’과 관련, 군사적 긴장을 자제하고 또 전쟁 방지를 천명한 것은 다행입니다. 아울러 최근 북한과 미국이 이른바 ‘뉴욕 채널’을 통해 물밑대화를 해왔다는 언론보도도 긴장 분위기를 다소 누그러뜨리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행태’ 운운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을 순연시킨 것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 전쟁 일단 멈춤’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북한에 대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군사적 대화의 문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현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입니다.

모처럼 형성된 이 분위기를 살려야 합니다. ‘위기 다음에 기회’라는 속설도 있듯이 이제 한반도 위기설을 잠재우고 그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미국의 답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거친 대북 언사를 자제하고 남북 두 지도자의 언명에 화답해 북한과 대화 입장을 표명하기를 기대합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문 대통령은 ‘코리아 퍼스트’를 제기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3박5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이 되고나서 첫 해외 방문이자 첫 한.미 정상회담인 것입니다.
그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멈칫하던 한미관계를 추슬러야 할 방미이지만, 정상회담 의제에 북핵 문제, 사드 문제 그리고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등 난제가 수두룩해 악전고투가 예상됩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캐릭터도 주요 변수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청와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보다 양국간 신뢰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조차 제대로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어떤 외교를 펼쳐야 할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어느 나라나 외교의 근원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또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제1 목표로 설정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도 국정의 모든 중심에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인 셈입니다. 이는 특히 통상 문제 등에서 보호무역주의로 나타나 자칫 외교에서 고립주의로 흐를 공산이 큽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택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에 맞서 유럽연합도 ‘유럽연합 우선주의’로 변화할 조짐이 있으며, 중국도 사실상 ‘차이나 퍼스트’(China First)라 할 수 있는 뿌리 깊은 중화주의가 언제고 폭발해 대국주의와 패권주의로 나아갈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돌이켜 보면, 현대적 의미에서 ‘제일주의’(First)의 효시는 북한일 것입니다.

북한은 이미 1986년에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주창한 바 있습니다. ‘우리민족제일주의’란 현대판 ‘DPRK First’인 셈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담화 <주체사상교양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에서 ‘우리민족제일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제기했으며, 이어 1989년 연설 <조선민족제일주의 정신을 높이 발양시키자>에서 구체적으로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내놓습니다.
‘조선민족제일주의’라는 단어에서 얼핏 자기 민족만이 최고이고 타민족을 멸시하는 식으로 짐작하기 쉽지만, 김정일은 “우리가 내세우는 민족제일주의는 인종주의나 민족배타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고 미리 안전망을 쳐둡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민족제일주의’를 흉내 낸듯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21세기 나치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통신은 “미국 제일주의는 그 악랄성과 잔인성, 배타적 성격에 있어 지난 세기의 파시즘을 능가하는 미국판 나치즘”이라고 비난한 것입니다.

나아가, 통신은 ‘아메리카 퍼스트’에 대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짓밟아도 무방하다는 극단적인 침략사상, 배타주의를 선동하는 반동적 사상조류”라며 “히틀러의 세계정복 구상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방법에 의한 세계 제패를 공언하여 국제사회와 자국민들의 규탄을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듯 각 나라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흐름 속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어떤 입장을 표명해야 할까요. ‘미국 우선주의’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을 제기하면 도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름 아닌 ‘코리아 퍼스트’(Korea First)입니다.

‘코리아 퍼스트’란 남북관계 개선의 주인은 남북이고 통일문제 해결의 주인도 남북 우리민족이라는 입장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잘 아는 트럼프이기에 ‘남북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문 대통령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코리아 퍼스트’가 대선 때 우려가 된 한반도 문제에서 ‘코리아 패싱’을 극복하는 방편도 될 것입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북측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일희일비하지 말자

북한이 29일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했습니다. 올해 들어 9번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번째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5시 39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며 “최고 고도 120여㎞, 비행거리 450여㎞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탄도미사일의 정체와 북측의 발사 의도를 두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엄청난 보도와 분석들을 쏟아냈습니다.

올해 들어 북한은 2월 12일과 이달 21일에 북극성 2형(준중거리, 사거리 3,000㎞)을 쐈으며, 3월 6일에는 스커드-ER(단거리, 사거리 1,000㎞), 이달 14일에는 화성 12형(중거리, 사거리 5,000여㎞)을 각각 발사했습니다. 북극성 2형과 화성 12형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전 단계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어쨌든 미 본토까지 날아가는 ICBM을 빼고는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돌아가며 발사한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게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2년 동안 중거리급 이상의 미사일 발사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미군기지가 있는 일본 전역과 괌, 하와이 등을 사정권에 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29일에는 비행거리 450여㎞의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작년 7월 19일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두고 남측을 겨냥한 무기로 분류된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두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미사일 성능개량, △향후 대화국면에서의 협상력 제고 등 3중 포석으로 분석하는데, 이는 하나마나한 분석입니다. 이렇게 포괄적으로 분석하면 안 걸릴 게 어디 있겠습니까?
어쨌든 하루가 지난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라 많은 게 밝혀졌습니다. 통신은 이번 실험을 “정밀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탄도로켓을 새로 개발하고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렸습니다.

특히, 통신은 “탄도로켓은 중등 사거리를 비행하여 예정 목표지점을 7m의 편차로 정확히 명중하였다”면서 “적 함선을 비롯한 해상과 지상의 임의의 바늘귀 같은 개별적 목표들을 정밀타격 할 수 있는 우리 식 탄도로켓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현지를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오늘의 이 성과를 토대로 위력이 더 큰 전략무기들을 계속 개발하여야 한다”면서 “앞으로 국방과학 연구부문에서는 우리가 짜놓은 시간표와 노정도대로 다계단으로, 연발적으로 우리의 자위적 국방공업의 위력을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의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단순한 ‘단거리용’ 스커드가 아니라 ‘정밀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탄도로켓’으로서 ‘적 함선’인 미국의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대함(對艦)미사일이며, 앞으로도 북한의 일정표에 따라 지속적으로 더 큰 전략무기를 시험발사 하겠다는 것입니다. 대남(對南)용이 아니라 대미(對美)용이며, 특히 대미 항모용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루만 지나면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한 목적과 의도를 밝힐 테니 남측 전문가들은 당일 하나마나한 분석을 굳이 그것도 매번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북측은 자신의 일정표에 따라 계속 미사일을 발사할 테니까 정부도 매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개최를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측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안보불안 부추기는 '가짜 뉴스'

남북문제에 꽤 깊이 관계하고 있는 한 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돌아가는 거죠? 특별한 소식 있나요?”
다름 아닌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망명 유도설’에 혹시 뭔가 진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남북문제에 대해 관심과 조예가 있는 이들조차 최근 국제정세와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갈피를 잡기 힘들 정도로 판을 흔들고 있는 내외의 세력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명령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모든 옵션’을 거론한 마당에 한미합동군사연습이 한창인 지금 미군 태평양사령부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소식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방송사는 이미 전쟁이 시작되기라도 한 것처럼 설레발치고 있고, 국내에서도 내심 기다렸다는 듯 각종 ‘가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실제로 SNS에 퍼뜨려지고 있는 가짜 뉴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의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김정은의 망명을 유도”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중국의 모 고위인사가 김정은을 설득할 수 있다거나 망명처로 인도네시아가 유력하다고 적시되는가 하면, 남쪽 대선 이전인 4월 말까지 망명하지 않으면 북폭이 단행될 거라는 그야말로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3-3-3’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이 서거하고 ‘고난의 행군’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던 1990년대 후반 이후 북한이 3일, 3개월, 3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북한 붕괴론’이 공공연하게 우리 사회를 지배했습니다. 최근에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통일 대박’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물론 만에 하나의 경우를 위한 대비도 필요하지만 희망사항에 기대 대북 압박정책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수?당의 100만 대군도 연개소문 살아 생전에는 고구려를 무너뜨리지 못 했습니다. 수많은 아사자를 낸 고난의 행군도 북한은 견뎌냈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평양의 모습이 날로 달라지고 있고, 핵.미사일 능력도 훨씬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나마 다행히 통일부가 먼저 10일 “‘미국의 선제타격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크게 우려하실 필요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고,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긴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너무 불안해 하실 필요는 없다”고 솔직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압박이지 무력 충돌을 야기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방부도 11일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유포되고 있는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과장된 평가에 대해서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당부드린다”고 확인했고, 통일부는 11일 다시 “일부에서 만든 가짜뉴스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것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제가 되어야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사실 미?중 정상회담 과정 중에 시리아 폭격을 단행하고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미국의 무력시위는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긴장으로 몰고가는 ‘패권 국가’의 ‘겁박 외교’의 전형적인 모습일 뿐입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거꾸로 언제라도 핵을 가진 북한과도 손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극적인 미?중수교 과정처럼 말입니다.

미국의 패권질에 덩달아 춤추며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세력은 그것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박근혜 탄핵으로 위기에 몰린 자신들의 처지를 역전시켜줄 수 있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라고 여겨서든, 국민들의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해 코앞에 다가온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발상이든, 온 민족의 생사를 가지고 도박을 하는 가장 질나쁜 죄악일 뿐입니다.

이유나 목적이 무엇이든 한반도의 안보불안에 편승하거나 이를 부추겨 덕을 보려는 세력이 존재하는 한 미국의 겁박 정치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멀어질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았듯이 결국 국민의 힘 밖에 없습니다. 민주의 촛불, 국민 주권의 촛불을 평화의 촛불, 민족 주권의 촛불, 나아가 통일의 횃불로 이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통일 시론] 탄핵, 승리 그리고 시작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은 10일 박 대통령에 대해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라면서 “결국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며 파면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박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로 국정농단과 권한남용을 들어 파면의 중대한 사유로 적시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 국회 탄핵소추, 헌재 탄핵인용에 이르는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이는 국민의 승리이다. 촛불의 승리이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입법부와 사법부가 합작해 대통령과 행정부의 국정농단과 권한남용에 제동을 걸고 무력화시켰지만 그 본질에는 촛불이 있었다. 한마디로 모든 탄핵과정에는 항상 촛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촛불이 먼저 타올랐고, 정치권이 흔들릴 때 220만 명의 촛불이 나서 국회 탄핵소추를 가결시켰으며 그리고 이후 대통령 대리인과 태극기부대가 헌재를 위협할 때 촛불이 나서 보호했다. 촛불이 선봉에 서서 중간층을 견인하고 반대파를 척결하고 그리고 종국에는 국민승리의 길로 이끈 것이다.

그러기에 이 승리는 우리 현대사에서 얻은 가장 값진 국민승리 중의 하나다. 4.19혁명과 6월항쟁의 가치에 뒤지지 않는다. 아쉽게도 4.19혁명은 박정희 쿠데타로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고, 6월항쟁은 뒤이은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전두환-노태우 군부독재를 연장시켰다. 이번 탄핵은 박근혜를 파면시켰지만 그로 상징되는 ‘박정희 유산’과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낡은 정치를 도려낸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국민이 언제 이렇게 깔끔하게 이긴 적이 있는가? 그러기에 위대한 국민의 승리이자 대범한 촛불의 승리다. 오늘의 승리를 만끽하라. 언제 이런 축제가 있었는가. 그러나 새로운 준비를 하자.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이번 승리도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광장에서 촛불에 의해 무혈혁명과 명예혁명이 이뤄졌다. 혁명승리 후 건설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청산이 선행되어야 한다. 역사적 교훈은 앙시앵 레짐과의 결별이다. 오늘날 촛불은 이를 적폐청산이라 부르고 있다. 촛불은 광장에서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적폐청산을 위한 숱한 과제를 제기했다. 민주주의 문제부터 민족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무수하다. 이들 문제와 과제들은 종당에는 한국사회와 한반도가 궁극적으로 처해있는 두 개의 체제와 맞닿는다. 하나는 87년체제이고 다른 하나는 분단체제이다.

적폐청산을 통해, 당시 6월 민주화 운동의 성과이지만 이제 시대적 상황에 따라 한계에 다다른 87년체제의 해소와, 1950년 전쟁과 1953년 정전협정에 따른 분단체제의 혁파로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민주주의 문제와 민족 문제가 결합된 새로운 체제를 만들자. 촛불의 승리에서 볼 때 한국사회의 온전한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민족통일은 그리 요원한 일이 아니다. 마침 그 첫 관문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5월에 치를 대통령 선거다. 이번 대선 공간은 일상적, 자연적 공간이 아니다. 국민이 열어주고 촛불이 밝힌 공간이다. 당연히 촛불이 제기한 적폐를 청산하고 광장이 제기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선이어야 한다. 촛불의 새로운 대장정이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다.


[통일 시론] 북측은 왜 침묵하는가

최근 북측이 조용하다. 이른바 외부 세계에서 말하는 ‘도발’ 행위에 나서지 않고 있다. 벌써 두 달째다. 그 이유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트럼프 당선자를 의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남측을 의식한 면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남측에서 9월 하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예의주시’하던 북측은 10월 29일 1차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그 촛불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100만 명을 넘어 220만 명으로 확산되고, 드디어 12월 8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가결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침묵’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북측은 최근의 침묵 이전에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해왔다. 올해 들어 1월 6일과 9월 9일에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으며, 2월 7일에는 위성도 발사했다.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으로 불리는 무수단 미사일도 여러 차례에 걸쳐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발사를 했다. 게다가 한 달에 한두 차례에 걸쳐 노동미사일 등 탄도미사일을 간단없이 발사해 왔다. 특히, 북측은 전략적 무기의 경우 정세에 관계없이 시험해 왔다. 북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상중(喪中)인 2009년 5월 25일에 2차 핵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핵실험이든 위성 발사든, 그리고 탄도미사일 발사도 자신의 일정표에 따라 진행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북측이 남측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일체의 ‘도발’을 중지하고 있는 ‘예외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11월 초 남측 군 당국이 “최근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됐으며 언제든 발사할 준비태세를 갖췄다”며 북측의 미사일 발사를 기정사실화했음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북측이 최근 위성이든 미사일이든 발사 계획이 있는데, 이를 미루거나 중지했을 수도 있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가질 만도 하다. 대신 북측의 대남 비난 보도는 배가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보면서 남측 당국과 박 대통령을 때릴 재료가 너무나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의 설전에 대해 게이트 때문에 바빠진 남측이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기에 상호 설전이 극대화되지는 않고 있다. 나아가 북측은 설전에 이어 전선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11월 초순 남측의 백령도와 근접해 있는 마합도를 방문해 방어대의 전투동원 준비 상태를 시찰했으며, 12월 1일에는 한 포병 화력타격연습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남조선 것들을 답새겨야 한다(족쳐야 한다)”고 위협 발언의 수위를 높였으며, 게다가 12월 초순에는 청와대를 타격하는 훈련을 참관하는 등 위협 지수를 한껏 높였다.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내부 발언이고 내부 훈련으로, 예전에도 비일비재했던 일이다.

어쨌든 문제는 북측이 ‘도발’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 달에 두어 번씩 쏘던 탄도미사일마저 왜 뚝 끊긴 걸까? 북측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목도하면서 이전 남북관계에서의 두 가지 이해 못할 사건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나는 이산가족 상봉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을 2014년 2월과 2015년 10월에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이전대로라면 이산가족 상봉 후 남측은 북측에 식량 등을 지원해주고 당분간 대화가 유지돼 상호관계가 호전됐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북측에 무언가를 줄듯이 하다가는 상봉행사가 끝나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입을 싹 닦았다. 이른바 ‘먹튀’를 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올해 초 박근혜 정부가 단행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다. 그 이유야 당시 북측의 핵실험과 미사일(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 때문이라지만, 개성공단이라는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를 이렇게 단번에 허물지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북측에 ‘혹독한 대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주는 ‘자해행위’에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에서의 ‘먹튀’와 개성공단 폐쇄라는 비합리적인 조치를 겪은 북측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을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특히, ‘통일대박’이 최순실의 아이디어이고, 개성공단 폐쇄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접해서는 당혹감을 넘어 황당해하지 않았을까. 한마디로 북측은 박근혜 정부를 ‘비정상적인 정부’로 확증하지 않았을까.

남북이 경색관계에 있더라도 북측은 이제까지 남측이 ‘정상적인 상태’이기에 도발을 해도 무력충돌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미사일 발사 등으로 수위를 높여왔는데,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고 박근혜 정부가 비정상적인 상태임이 증명돼, 자칫 잘못하면 군사적 충돌로까지 나아갈 수도 있겠구나 하고 판단해서 가만히 있기로 결정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북측의 유일한 방법은 현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다. 위험하면 위험한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말이다. 남측에 여지를 안 주겠다는 것이다. 남측이 오판하거나 핑계를 댈 구실을 주지 않는 것이다. 북측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발사를 한다면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코너에 몰린 박근혜 정부로서는 대형 호재를 맞게 되는 것으로 역습의 빌미를 주게 될 것으로 판단했음직하다. 북측은 정주년인 ‘김정일 5주기’를 맞은 최근에도 어떠한 축포나 도발 없이 침묵을 지켰다. 이 정도라면 북측의 침묵은 예외적인 침묵이라기보다는 ‘의도적인’ 침묵이라 할 만하다. 물론 북측은 언제고 ‘도발’을 해올 것이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자위권’ 차원이라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북측이 조만간에 어떠한 ‘도발’을 해온다 하더라도, 그동안 남측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촛불시위→국회 탄핵소추 가결→헌재 탄핵 결정 과정’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는 점에서 북측의 대남 정책이 매우 정교하고 현실적이 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통일뉴스 데스크] 100만 촛불의 함성, ‘박근혜 퇴진’은 당연하다

‘2016 민중총궐기’ 대회의 규모와 열기가 엄청납니다. 12일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를 중심으로 해서 진행된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참가자가 주최 측 추산 100만 명(경찰 추산 26만 명)에 이릅니다. 서울시는 광화문역 등 주변 역 지하철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계산해 약 126만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는 추계를 발표했습니다. 지방에서만도 버스 대절 등으로 10만 명 이상이 상경했다고 합니다. 참가자들의 구호는 오직 하나 ‘박근혜 퇴진’이었습니다. 무소불위 권력, 이제는 잘못된 권력에 대한 ‘명예혁명’이자 ‘무혈혁명’이 시작된 것입니다.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은 물론 세종로터리, 세종대로, 종로, 청계로, 을지로, 소공로, 남대문, 서대문 방향 등 도심 주요 도로는 물론 인근 지하철역까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태입니다. 알기 쉽게 표현해 집회운집 인원들이 남북으로는 서울역에서 경북궁역까지 동서로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종각까지, 그리고 그 사이사이 이면도로까지 꽉 들어찼다고 보면 됩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입니다. 이 광경을 본 사람이라면 ‘평생 처음’이 될 것입니다.

이 엄청난 인파는 1987년 6.10항쟁 시기 이한열 열사 장례식을 상기시킵니다. 당시 열사의 장례식 때 100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2000년 들어 대중집회가 촛불시위로 변화 발전합니다. 2002년 미군 장갑차 사고로 숨진 효순·미선양 촛불집회,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집회 그리고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도 수십만 명이 운집했는데 이번 11.12 민중총궐기의 인파는 그때를 훨씬 능가합니다.

참가자도 다양합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에다 각계각층입니다.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기본을 이뤘지만 일반 시민들이 압도적이었습니다. 30-40대 직장인들이 많았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대학생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 교복을 입은 중고등 학생들, 친구·연인들 그리고 70~80대 노인들도 참가했습니다. 광장과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잘못된 선택을 뉘우치는 학습장에 모인 것입니다. 온 나라가 들썩인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총궐기 집회 이후 청와대 진입로인 경복궁역 로터리까지 행진했으며, 여기서 거대한 차벽과 조우했습니다. 차벽은 광화문 서쪽 경복궁역 사거리에서부터 안국역 방향 풍문여고까지 경찰버스로 빼곡히 주차해 만든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이를 광우병 집회 때 ‘명박산성’과 비유해 ‘순실산성’이라 조롱기로 불렀습니다. 순실산성을 둘러싼 시위대는 ‘박근혜 퇴진’을 소리쳐 불렀고, 필경 이 함성은 청와대까지 들렸을 것입니다. 촛불들이 청와대를 완전 포위한 것입니다.

국민들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입장은 명확합니다. 하야하라는 것이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정치권이 바빠졌습니다. 그동안 정치권은 국민들의 눈치를 봐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헌정유린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대선 후보자들의 입장이 중요합니다. 대선 후보자들은 ‘2선 후퇴니, 거국중립내각이니’ 하며 자신에게 유리한가를 계산하는데, 그런 손익을 따지지 말고 이 거대한 흐름에선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입장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게 맞습니다.

남는 건 박 대통령입니다. 박 대통령은 100만의 ‘퇴진’ 명령에 대해 세 번째 대국민담화를 발표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습니다. 이제 박 대통령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말해도 국민들이 믿지 않게 됐으며, 설사 어쩌다 버텨 이 위기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남은 기간은 인고의 세월이 될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부친 박정희, 그리고 사적 관계인 최순실을 위한 정치를 해왔음이 드러났습니다. 부친이 부당한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을 시도했으며, ‘비선 실세’인 최 씨로부터 국정 지시를 받고 또 최 씨 일가에게 온갖 혜택과 부를 줬습니다. 권력을 사유화한 것입니다. 버티면 버틸수록 그나마 남아있을지 모를 부친의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고, 또 최 씨와 관계도 파탄날 것입니다. 이제 혼자 거두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나마 ‘자진 하야’는 명예로운 퇴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퇴진은 한국 민주주의의 새 출발이 될 것입니다.


[통일뉴스 데스크] 박 대통령의 ‘통제불능’ 대북 발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측 주민을 향해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탈북을 권유한 발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탈북 권유’가 아닌 ‘탈북 촉구’, 나아가 ‘탈북 종용’이라 할 만합니다. 놀라운 대북 메시지입니다.

앞서 박 대통령은 “굶주림과 폭압을 견디다 못한 북한주민들의 탈북이 급증하고 있고 북한체제를 뒷받침하던 엘리트층마저 연이어 탈북을 하고 있으며, 북한 군인들의 탈영과 약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다소 과장되게 탈북 러시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북측 ‘인민’의 대량탈북을 부추기는 ‘탈북 엑소더스’에 대한 바람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강한 탈북 종용 메시지는 냉전시대 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국군과 인민군이 상호 방송을 통해 ‘월북’(越北)과 ‘월남’(越南)을 선동했던 구태를 연상시킵니다. 북측에선 국군이 월북하면 ‘의거입북’(義擧入北)이라 불렀고, 남측에선 인민군이 월남하면 ‘자유대한으로의 월남’이라 불렀지요. 당시 휴전선에서 총을 든 군인들을 향해 사용했던 수법이 이제 맨손인 ‘인민’을 향해 정조준된 것입니다.

북측은 3일 노동신문에 실린 장문의 논평에서 박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 발언과 관련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던지고 골수에 꽉 들어찬 동족대결과 적대의 독기를 그대로 쏟아냈다”고는, 특히 “‘탈북’을 선동하는 미친 나발질(헛소리)도 서슴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북측의 강경 대응을 충분히 예측했음에도 박 대통령은 왜 ‘탈북 종용’ 메시지를 던졌을까요. 거기엔 몇 가지 함의가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북측 정권과 주민(‘인민’)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북 정권-주민 분리론’은 대북 대결주의자들의 오랜 논리입니다. 이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북측을 국가로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 두 개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남과 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 관계로서, 상호 체제를 존중하는 것이 기본인데, 북측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이처럼 북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고 또 북측을 국가로서 인정하지 않겠다면 이는 ‘북한 붕괴론’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상황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당부했는데, 이는 ‘북한 붕괴론’의 하나인 북측 내부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결국 박 대통령의 ‘탈북 종용’ 메시지는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북한 붕괴론’과 맞닿아 있습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탈북 종용=북한 붕괴론’ 메시지는 최근 미국발로 나온 ‘대북 선제 타격론’, 그리고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의 예비역 장성 문자메시지 공개를 통한 ‘한.미의 북한 도발 유인설’ 및 ‘박 대통령의 내년 상반기 남북 군사적 충돌 계획설’ 등과 맞물려 잘못된 기정사실로 될 우려마저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불능”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신공격성 발언이라 그 진위를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박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통제불능’ 수위로 치솟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박 대통령의 통제불능 발설을 막아야 합니다. 그게 언제고 벌어질지 모를 ‘남북 군사적 충돌’을 막는 첩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