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정세- 견해와 의견


(편주: 여기에 모은 글들은 범민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민중의소리 사설] 역대 남북 합의 존중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역대 남북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통일의 이정표’라는 6.15 선언의 의미는 퇴색된 채 남북관계는 원점으로 회귀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11년 만에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기념식 축사에서 새 정부의 남북 관계 정책에 대한 포괄적 인식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축사에서 기존 남북간 합의 이행 의지를 밝힌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남과 북 사이의 여러 현안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6.15 선언과 10.4 선언을 비롯한 기존 남북간 합의에서 기본 원칙부터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충분히 제시돼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정권의 부침에 따라 대북정책이 오락가락’ 하며 남북관계가 파탄 지경까지 와 버렸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 복원의 첫발로 기존 남북간 합의 이행을 선언해야 한다는 요청이 많았다. 문 대통령이 기존 남북한 합의 존중은 물론 국회 비준을 통한 법제화까지 밝힌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남북 간 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전향적이다. 비핵화가 이뤄져야 대화하겠다는 이전 정부의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 대통령은 비록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전 정부의 경직된 자세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전제를 달고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 전환이라 보기는 어렵다. 한편 당국간 대화에 국한하지 않고 민간 차원 교류 지원까지 언급한 것도 긍정적이다.

구체적인 대북 제의가 들어 있지 않아 아쉬움은 남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와 기본 방향을 밝혔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하지만 과제는 많고 조건도 수월치는 않다. 당장 이달 30일로 예정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미국이 ‘최대한의 압박과 개입’이란 대북 정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정책 방향을 설득하고 관철해야 한다. 남북이 대화의 중심에 서야, 문 대통령이 이번 축사에서 강조했듯이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상황을 주도할 수 있다.

보수 야당을 비롯한 수구세력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중요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장관 인사청문회조차 ‘주적’ 운운하며 구태의연한 색깔론으로 일관했다. 인사청문회에서도 종북몰이에 여념이 없는 그들이, 새로운 대북정책이 추진될 때 어떻게 나올지 불을 보듯 뻔하다. 비이성적인 종북몰이에 굴복하지 말고 이번에 밝힌 의지를 흔들림 없이 실현해 가기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사드배치 조사에 왜 군의 명예를 들먹이나

바른정당 소속 국회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의 사기와 명예를 꺾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국방부의 사드 추가 반입 은폐 및 보고 누락사건에 대한 청와대 진상조사에 대한 반발이다. 김 위원장이 군부대 밀집지역 의원이자 국회 국방위원장 자격으로, 군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대변하려는 세력이 대한민국 군대와 군인이 아니고 한민구 국방장관과 김관진 안보실장 등 일부 정치군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 위원장이 이날 펼친 장황한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북한이 매주 미사일을 쏘고 있는 안보위험상황이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사드 배치를 서둘러 비밀리에 반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문제가 있다면 조용하게 해결해야지 공개적으로 군을 네편 내편 나누며 항명집단으로 매도할 일이 뭐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군의 명예와 사기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가볍고 경솔한” 태도로 남남갈등을 넘어 국제문제로 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미동맹에 해롭다는 것이다.

논리의 전제가 맞아야 주장도 맞는 것이다. 북한 미사일이 궁극적으로 미국본토를 겨냥하고 있으며 사드체계로 이를 제압할 수 없다는 건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사실을 왜곡하고 상황을 부풀리는 것도 모자라 제맘대로 반입하고, 허위 보고로 이를 감추려한 군 수뇌부들의 태도는 용서받기 어려운 국정문란 행위다.

김영우 국방위원장 같은 이들이 지켜주고자 하는 ‘군의 명예’는 김관진 한민구 같은 사람들의 명예다. 용도도 불분명하고 성능이 의심되는 장비를 들여와 대한민국 안보위험을 가중시키고 중국과 외교 대참사를 일으키면서까지 사드알박기를 강행한 사람들을 비호하는 것이야말로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다. 범죄자 집단의 국정농단에 맹종해온 사람과 이들의 잘못이 드러날때마다 감춰주고 비호하던 사람들의 죄질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김영우 위원장 같은 이들의 행위를 가벼이 보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민중의소리 사설] 국민 우롱하는 사드 몰래 배치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가 몰래 반입된 경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정의용 안보실장으로부터 사드 발사대 4기가 몰래 반입되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으며, 직접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지난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했다. 이날 국방부 업무보고에는 사드 발사대 2기가 도착했다는 내용만 있었고, 4기가 더 들어왔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단순한 보고 누락이 아니라 은폐다.
만약 국방부가 사드 몰래 배치 문제를 사소하다고 생각했다면 굳이 이미 알려져 있던 발사대 2기 배치를 보고할 이유 또한 없다. 이미 알려져 있던 2기 배치는 보고하면서 4기가 추가로 몰래 반입된 사실은 보고하지 않은 국방부의 행위는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조차 안중에 두지 않는 국기문란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이상하게 사드와 관련된 문제는 무엇 하나 정상적으로 된 일이 없다. ‘사드 배치는 협의조차 없었다’고 하다가 갑자기 배치 결정을 발표하고,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느닷없이 배치 지역을 발표해서 갈등을 키웠던 것이 박근혜씨가 대통령으로 있던 시절의 일이다. 탄핵 후에도 국방부는 “대선 전에는 장비 반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왔지만 4월26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발사대 2기가 배치됐다. 그러더니 언제 배치됐는지도 모르는 4기가 더 있다는 말을 새 정부 출범 3주가 지난 뒤에 하고 있는 것이다.

김관진 전 안보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에도 열흘 넘게 자리에 있었고 회의도 같이 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지금도 현직이다. 사드 배치를 이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숨겨왔다면 국기문란이고, 이들도 몰랐다면 그건 나라도 아니다. 아무튼 철저한 조사와 함께 관련자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려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국회 비준은 문 대통령의 공약이다.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절차 문제를 따지겠다는 것도 공언해 왔다.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만약 일부 관계자들이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해서 국민을 상대로, 또 대통령을 상대로 사드 배치를 숨겨온 것이라면 이는 국민주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정치권도 사드 문제만 나오면 정상적이지가 않다. 자유한국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사드 배치를 서둘러도 모자랄 판에 진상조사냐”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국방부가 공식 보고하지 않았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 된다”면서도 진상조사 지시에 대해서 “언론과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발표를 했다. 바른정당은 “4개 발사대 배치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각자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입장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과 보고은폐 국기문란에 대한 입장 정도는 구분하는 것이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바람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4대강 정책감사는 적폐 청산의 첫걸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4대강 살리기 사업’ 정책감사를 지시하고 민관합동으로 내년 말까지 16개 보 처리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또한 청와대는 “감사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나타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처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4대강 사업은 3번의 감사를 거쳤고 4건의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결했으며 총리실이 주관한 전문가 종합평가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난 바 있으니 더 이상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국민 앞에 나타난 4대강의 현실은 참혹했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수면 아래 한치 앞이 보이지 않고, 뻘처럼 끈적거리는 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했다. 강은 악취를 풍기며 썩어갔고, 수백 만톤의 아름다운 황금모래벌은 사라졌다. 더위가 극심했던 지난해에는 녹조 발생 시기가 더 앞당겨졌고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사업의 결과는 극심해진 녹조와 생태계 파괴였다. 물 부족을 해결한다는 애초의 취지와는 달리 가뭄에 별다른 효용이 없다는 것도 드러났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라 불리며 약 22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국책공사였지만, 막상 강 본류에 댐을 지으면서 설계는 보 규모로 진행됐다. 이로 인해 공사기간 내내 부실 의혹이 그치지 않았고 안전성 문제 역시 도마에 올랐다. 또한 이명박 정권 임기 내 공사를 완료하기 위한 살인적 공기 단축으로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산재와 인명사고가 이어졌다.

결국 감사원, 대법원, 전문가 집단 모두가 별 문제가 없다고 한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혹투성이, 부실투성이였다.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통상 1년 걸리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어떻게 6개월 만에 나올 수 있었는지, 녹조 발생이 예견됐는데도 정부는 왜 그것을 숨겼는지, “보 내구성이 저하, 수질 개선 차질, 4대강 사업의 유지 관리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 것”이 우려된다는 이명박 정권 말기의 감사 결과는 왜 그냥 넘어갔는지, 박근혜 정권 초기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탓에 건설업체들의 담합을 사실상 방조하고,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수질관리 곤란 등 부작용을 유발했다”는 감사 결과는 김기춘 비서실장 취임 이후 왜 유야무야 됐는지, 막대한 액수의 정부 수탁과제를 발주 받았던 그 수많은 전문가 집단의 터무니 없는 4대강 사업 예찬론은 지금 다 어디에 가 있는지, 모두 밝혀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참담함은 대한민국 행정부의 복지부동과 허약함, 전문가집단의 ‘지식팔이’가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데에도 있다. 정권과 토목자본은 정경유착을 위해 담합하고 국민이 자신들에게 위임한 권력을 휘둘러 국가의 감사, 사법기능을 무력화시키고 발 밑에 무릎 꿇렸다. 전문가집단은 이런 구조에 편승하여 자기 이득 챙기기에 몰두했다. 그렇게 진행된 국책사업이 결국 국가와 국민에게 어떤 근심과 재앙을 가져다주는지 우리는 4대강 사업을 통해 똑똑히 보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책감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실명제 도입과 같은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은 전체 과정이 국민 앞에 공개돼 불법, 편법, 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추적 가능한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적폐 청산과 ‘비정상의 정상화’의 첫걸음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자주적 외교로 나아가야 ‘나라다운 나라’ 가능하다

304명을 수장시킨 세월호 참사, 한국사 국정교과서 역사왜곡도 모자라 '위안부' 할머니를 두 번 죽인 한일 합의, 전교조·공무원노조 법외 노조화 등 일상이 된 노동 탄압과 급기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세력이 야기한 헌정 문란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국가적 추락에 대한 국민들의 울분 섞인 질문은 '이게 나라냐'였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열린 취임선서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했다.

촛불 혁명이 선택한 새 대통령인 만큼 나라다운 나라를 천명한 문 대통령의 집권 1일차 행보에 많은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경직된 분리보다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열린 경호나 '광화문 대통령'의 부각,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인사에서 보여준 파격 등 옛 민주정부의 데자뷰 같은 광경에 민심도 뜨겁게 호응했다.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변화이지만, 구중궁궐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노닐던 공주의 시대와는 너무나 비교되는 이유도 있을 터이다.

박근혜 정권 들어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워낙에 파괴된 민주적 질서라, 이를 손보려는 문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신선한 기대는 더욱 확산될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갈채나 소망과는 달리 문 대통령이 당장 어떤 선택을 할지 냉정하게 직면한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외교 분야다. 사실, 나라다운 나라의 핵심도 바로 이 외교 문제를 어떻게 푸는가에 있다고 본다.

민주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남북 화해와 한반도의 균형자적 외교를 걷어차고 주야장천 한미동맹만 외치다 불거진 박근혜 외교의 적폐가 수두룩하다. 한일 '위안부' 야합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그리고 지금 이 시각도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인 성주 소성리의 사드 배치가 그렇다.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이 진행되던 바로 그 시각에 1282차 수요집회를 연 참가자들은 '전면 재합의'를 공약한 문 대통령이 하루 빨리 한일 야합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한미일 군사동맹에 얽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한 반대도 마찬가지다. 또 새 대통령이 선출되어 권력이 완전히 바뀐 10일에도 성주골프장 부대의 유류 공급을 둘러싼 대치 상황은 계속되었다.

일본의 스가 관방장관이 당선 축하 인사보다 한일 합의 준수 압박부터 하고나서 빈축을 샀고,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축전을 보내 새 정부와 갈등 해결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취임 이후 트럼프와의 첫 통화에 이르는 등 첫날부터 문 대통령의 외교전은 시험대에 올랐다.

이럴 때일수록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능동적 입장에 서야 한다. 촛불혁명의 주인공인 국민의 힘을 믿고 어느 한 편으로의 쏠림 없이 자주적인 외교로 나아가겠다는 기세를 키워야 변화는 시작된다. 통합과 개혁을 약속한 만큼 산적한 과제가 만만치 않겠지만, 아무쪼록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만 맹종하던 악습을 깨고 당당한 외교를 펼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문재인 대통령, 외교 첫단추 잘 뀄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날과 둘째 날 미, 중, 일 정상들과 연달아 전화통화를 통해 외교 현안을 논의했다. 북한 핵 문제, 사드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피력하면서 그 방향을 북한 핵문제 해결과 평화구축 방향으로 삼았다. 또한 이들 각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대통령이 직접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 현안을 풀어나가겠다는 뜻으로 외교의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평가다.

한반도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중국과 미국의 긴장관계가 있는데다 전격적인 사드 배치는 동북아 정세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정권이 한미동맹에 매달린 결과다. 박근혜 정권은 굴욕적인 한일위안부협상을 받아들이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까지 추진하며 한미일동맹의 하위파트너로 자신을 위치 시켜놓기까지 했다. 사실상 동북아 정세에서 지난 정부의 개입력은 ‘제로’ 수준이었다. 오죽하면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이런 상황에 문재인 대통령의 3국 정상 통화 내용은 매우 시의적절 했다. 사드 배치와 비용 문제로 껄끄러울 수 있는 상황인데다 대북 군사적 옵션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 있음에도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공식 초청하면서 양국 간의 공조 의지를 확인했다. 한미 간의 현안을 풀어나갈 숙제가 남아있지만 시작은 잘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에서 사드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특사를 파견하겠다며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매우 잘 한 일이다. 또한 대북 제재의 목표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는 수단이라고 규정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 발언은 비단 중국만을 향한 입장이 아니라 북한 핵문제 해결의 방향이 대화에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확고한 입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아베 일본 총리에게 국민들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기존 합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도 잘 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가 한일 미래 발전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3국 정상통화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동북아 정세를 풀어나갈 적임자임을 잘 보여줬다. 노무현 정부시절의 동북아 균형자론에 입각해 주도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여 진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구상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남북관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동북아 균형자론의 핵심은 북한을 설득할 수 있다는 민족공조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문 대통령은 이틀간의 통화로 동북아 외교무대에 성공적으로 등판했다. 외교의 첫단추를 잘 꿰었다면 이제 지난 두 번의 정부를 거치면서 꼬일 대로 꼬여버린 남북관계를 담대하게 풀어나가는 다음 숙제에 대한 첫 단추도 잘 꿰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북미 정상회담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인터뷰 하나만으로 당장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리라 관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두 나라 정상의 대화 가능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의 물꼬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김정은을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절대적으로, 영광스럽게 그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후보 시절부터 즉흥적인 발언을 종종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이번 발언을 돌출적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이를 결코 말하지 않을 것”이란 말까지 덧붙여가며 차별성을 강조한 걸 보면 계산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미국 외교의 수장인 틸러슨 국무부장관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통령 개인의 돌출 발언이 아니라 행정부 차원의 기류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터뷰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 온 ‘선압박 후협상’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는 데 강조점을 두는 분석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방하는 대북정책인 ‘최대한도의 압박과 관여’ 중에서 ‘압박’은 이미 가시화됐다. 이번 인터뷰로 ‘관여’의 윤곽도 드러난 셈이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은 이른바 북핵 문제에 대해 ‘전략적 인내’를 주장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핵 문제를 ‘무시’하는 것으로 일관한 ‘전략적 인내’는, 명백히 존재하는 문제를 애써 부정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전략이었다. 반면 취임 100일을 갓 넘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를 ‘긴급한 국가안보 위협’이며 최우선적인 외교 과제로 규정했다.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인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간 만남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 하나로 하루아침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도 지금은 아니라며 회담 가능성을 부정했다. 하지만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들이 조건이 바뀌면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대화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두 나라가 취할 수 있는 해법도 많이 나와 있다. 그동안 북측 최고 지도자를 만난 미국 최고위 인사는 울브라이트 전 국무부장관까지였다. 북의 김정은 위원장 또한 세계 어떤 지도자도 만난 적이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고해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여러 변수와 부침이 있겠지만, 흐름은 이미 잡혀 가고 있다.
[민중의소리 사설] 실효성 의심되는 트럼프 정부의 새 대북정책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 코츠 DNI 국장은 합동성명을 내고 “북핵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과거 노력은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방식은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동맹국 및 역내 파트너들과 외교적 조치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핵, 탄도미사일, 핵확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평화로운 비핵화란 목적을 위해 협상의 문을 열어 둘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대북정책 설명회를 열었다. 외교·안보팀 수장들의 합동 성명이라는 이례적인 형식까지 고려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자신의 정책순위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과연 실효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그 대답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포함해 지난 20여 년 간의 대북 접근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막상 내놓은 것은 과거의 틀과 다르지 않다.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라는 표현에서처럼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동시에 협상의 여지를 열었다는 건데 실제에서 이런 추상적 원칙을 어떻게 운용해나갈지는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한 것은 압박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 때마다 UN안보리 결의를 만들었고,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제어하려해 왔다. 말로는 인내였지만 참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미국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적었다. 오히려 중국은 문제의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라면서 미국의 직접적인 대북접근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 훨씬 떠들썩하게 무력시위를 벌였다. 노골적으로 중국의 등을 떠민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교착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직접적인 접근 여부다. 과거의 6자회담이 되었건,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새로운 협상 틀이 되었건 북한과 미국이 머리를 맞대고 상대의 요구를 진지하게 다루는 것 이외의 다른 해법은 없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이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고민했다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쇼’와 ‘이벤트’였다. 아직 갈 길은 멀어보인다.


[민중의소리 사설] 한반도에서 그 어떤 군사행동도 허용할 수 없다

미국의 핵심 해상 전략무기들이 속속 우리 해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항모전단이 한반도를 향했고 그 선발대 격인 잠수함과 이지스함이 우리 바다에 들어왔다.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가 부산 백운포에 입항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잠수함 중 하나이며 사거리가 2천킬로미터를 넘는 미사일 150여발이 탑재된 그야말로 움직이는 화약고다. 마음만 먹으면 광역지역 하나쯤은 초토화시킬 수 있는 규모다.

미시간호는 우리 해군과의 연합훈련이 아니라 단독으로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우리 바다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움직이고 다니겠다는 말이다. 해군공보팀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훈련계획은 없고 미군의 일정에 따라 차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잠수함이 어디로 이동하든지 우리 군은 지켜만 보는 꼴이다.

칼빈슨 항모전단에 속해 있는 이지스 구축함 웨인E 메이어함은 우리 해군 구축함 왕건함과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였다. 애초 필리핀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 2척과 연합훈련을 하다 대열을 빠져나와 우리 해역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됐다.

27일 즈음에는 핵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 순양함 등 항모전단 본대가 동해에 진입해 우리 해군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다. 항모전단 전체가 우리 바다에 들어오면 전투기 50여대를 비롯해 수백기의 미사일이 현장에 배치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즉각 전쟁을 벌일 수 있는 규모다.

칼빈슨 항모전단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 이미 외신들은 한반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높게 보도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강도 높은 경고 성명이 연일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을 우리 정부와 군이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데 있다. 그저 미군이 하겠다면 동의하는 것 말고 우리가 그들과 계획을 수립하는 수준도 안 되는 상황이란 점이다.

애초 칼빈슨 항모전단은 싱가포르에서 호주로 이동하기로 돼 있었다가 갑자기 북쪽으로 방향을 틀고는 한반도 해역 배치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남중국해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가 사흘뒤에 인도네시아 부근에 있다고 밝혔고 이후에는 인도양에서 호주군과 연합훈련을 벌였다. 한반도 위기가 일촉즉발 수준이라면서 그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해역에 들어오겠다면서 여기저기 바다를 돌아다니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 군은 그들의 움직임을 알고있기는 했는지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이쯤되면 미군이 우리 해역에서 어떤 행동을 벌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우려가 현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심지어 미국 공화당 의원은 한반도 전쟁이 한국에는 끔찍할 지 모르겠지만 미국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들의 인식이 이럴 진데 우리 국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전쟁 버튼을 그들에게 맡겨 놓는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인가.

이 땅에서의 군사행동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 어떤 군사행동도 우리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 오직 우리 생명을 앗아갈 뿐이다. 지금은 행정부 공백기다. 그렇다면 대선주자들이라도 나서서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즉 군통수권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라면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미국에 속고, 중국에 무시당한 한국 외교

역내에서 영향력을 아예 상실해버린 한국외교의 현실이 드러난 사건이 최근 연이어지고 있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출동 소동이 그 하나고, 시진핑 중국 주석의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 발언 논란이 또 하나다. 두 사건의 이면에는 미중 양 강대국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이 북핵 위협에 맞서 한반도 해역으로 보냈다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실제로는 한반도 반대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한미동맹의 현실을 보여줬다. 한국과 미국은 그 동안 한미동맹이 ‘철통’같은 관계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중요한 관련 정보를 우리에게 숨겨왔으며, 심지어는 거짓말까지 했다. 백악관은 이를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그것은 그저 해프닝일 뿐”이라고까지 둘러댔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발언 논란도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자신에게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 습관을 감안하면 실제 시 주석이 이런 말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 또 양국 지도자가 한 대화를 언론에 흘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은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발언의 구체적인 내용에 앞서 중화민족주의를 앞세워 온 중국 지도부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은 계속 존재해왔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우리 운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주변 강대국이다. 북핵 등 안보문제는 물론이거니와 경제적으로도 우리는 미국,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나라들이 우리를 속이고, 무시하는 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대처는 놀라울 정도로 안이했다. 칼빈슨호 사건에 대해서 우리 국방부는 “한미간의 정보 공유는 긴밀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하나마나한 말로 무마하려 한다.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다. 그것도 실무자들의 입에서 나온 말일뿐 장관급 인사들은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 정책이 시작된 이래 우리가 이렇게 외교적으로 곤궁한 처지가 된 건 지금이 처음이다. 그러니 미국에 속고, 중국에 무시당하는 건 단순히 우리가 영토도 작고 인구도 많지 않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오직 강대국만 쳐다보는 사대주의적 외교만 거듭하다보니 이젠 아예 존재감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당장 북핵 문제가 그렇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과의 모든 ‘관계’를 끊어버렸다. 관계가 없으니 영향을 끼칠 방법도 없어졌다. 남은 것은 미국과 중국을 찾아다니면서 북한을 제재하고 압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밖에 없었다. 아무 지렛대로 없이 오직 남의 손에 기대는 나라를 존중해줄 국제사회는 없다.


[민중의소리 사설] 강력한 자주적인 입장이 가장 강력한 평화보장 수단이다

미국의 안보정책 수립 총괄자인 맥마스터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제거를 위한 모든 옵션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해상에서 군사훈련을 마치고 호주로 향하던 칼빈슨 항공모함은 긴급하게 한반도로 항로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국무장관도 “미군은 북한을 포함한 위협이 되는 국가들에겐 시리에 한 것처럼 대응”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시리아에 대한 전격공습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 군사조치에 대한 언급이어서 한반도 전쟁위기설은 어느 때보다 높게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일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의심을 이유로 ‘넘지 말아야 할 선(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군사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지 63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공습을 단행했다. 취임 1백일도 안된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기습적 행동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행정명령 제동, 러시아와의 커넥션 의혹,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조치) 폐기 좌초 등 국정운영의 혼선 속에 역대 유례없는 지지율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강경하고 돌출적 언행과는 반대로 각종 정책 추진에 대한 오락가락식 행보로 인해 일본을 제외하고는 전통적 우방들과의 관계도 순탄하지 않다. 결국 ‘세계 경찰’ 코스프레로 국면전환을 노린 끝에 선택한 시리아 기습폭격은 일단 정치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이다. 국내의 비난국면에서 우호국면으로 전환되었고, ‘한다면 한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시작 전부터 각종 화려한 포장을 통해 전세계 시선을 집중시킨 미중 정상회담 도중 단행된 시리아 공습은 이처럼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된 작전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강경발언 및 항공모함 회항 등 구체적 조치는 ‘군사력 과시(show of force)’를 통해 중국과 북한에 대한 기선제압용 압박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어떤 합의도 못한 미국이 이제는 중국과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상당한 메시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시리아와 북한은 다르다. 무엇보다 선제공습에 대한 북한의 대응태세와 화력이 그리 만만치 않다. 미국의 불장난으로 북미간 군사적인 무력시위가 계속된다면 1994년과 2002년, 2013년에 이어 또다시 전쟁 위기가 격화될 수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 단절상황에서 우다웨이 한반도 담당 특별사무가 방문하는 등 중국의 대응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은 일이다. 미국이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에 대한 우려는 이미 파다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친미적이고 사대주의적이었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오히려 이런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가장 신뢰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지금은 주변 강국보다 한반도에 전쟁참화가 발생할 경우 공멸의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남북이 함께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구체적 프로세스를 강구하고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입장을 천명할 때다. 가장 강력한 자주적인 입장이야말로 전쟁을 막고 통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대선후보로 뛰는 모든 정치인들은 북미간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으로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제시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차기 정부는 국민의 힘을 업고 일본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야 한다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문제 삼으며 일본으로 돌아갔던 나가미네 야스마스 일본대사가 지난 4일 귀임했다. 귀임하는 공항에서부터 “즉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나 한·일 합의 이행을 촉구하겠다”던 나가미네 대사는 황 권한대행을 포함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면서 공세를 폈다. 나가미네 대사는 6일엔 청와대에서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을 면담해서 한·일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노골적으로 서울과 부산의 ‘소녀상’ 이전을 요구했다.

국교 수립 이후 일본 대사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운 것도 처음이지만, 자기 마음대로 나갔다가 자기 마음대로 돌아오면서 이렇게 오만한 태도를 취한 것도 처음이다. 아무런 협의 없이 공개적으로 주재국의 행정수반을 포함해 외교안보 분야의 고위 인사들을 만나겠다고 하는 것이나, ‘소녀상’의 이전을 드러내놓고 요구한 것이 그렇다. 외교관례로 따지만 나가미네 대사의 공식 파트너는 외교부 1차관일 뿐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일본의 행동에 대해 마땅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말의 한일 합의에서는 소녀상 이전과 관련한 명시적 합의가 없다. 다만 한국 정부가 일본의 우려를 감안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한 해결을 도모한다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이 합의 이후 자신들의 책임은 다했고, 오직 남은 것은 한국 정부가 소녀상을 이전하는 일 뿐이라는 태도다. 일본의 이런 태도는 한일 당국 간의 ‘이면 합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왔지만, 우리 정부는 그런 합의는 없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

한일 당국 간의 이면합의가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지금 한일 간의 갈등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없다. 그런 합의가 존재해서도 안 되지만, 설령 있다고 한들 그런 합의는 지켜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이 조선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 동원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반성 대신 피해당사자들에게 도리어 화해를 강요하는 일본의 행태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2015년의 한일 합의에서 이 문제가 어떤 합의에 이르렀다고 해도 그것이 아무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에서 차기 정권의 과제로 넘어가고 있다. 차기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국민의 힘을 등에 업어야 한다. 등 뒤에서 국민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데, 앞에서 일본 관리들을 만나 제대로 된 협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 차기 정부는 우선 2015년 말의 합의 과정을 명명백백히 드러내어서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것은 구하고, 잘못된 정책 방향은 그것대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일본의 부당한 압력에 맞설 수 있다. 역사의 진실은 우리 편이다. 아무 것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민중의소리 사설] 문재인 후보, 적폐청산이 우선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로 확정됐다. 전체 합산 57%의 득표율로 결선 투표 없이 원내 제1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문재인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오늘 우리에게 승자와 패자는 없다. 승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촛불을 밝혔던 우리 국민들”이라며 “그 명령을 받들어 국민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해 상반기 20%대에 머물다가 하반기 촛불정국을 맞으면서 30%대로 상승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되어 이변 없이 경선을 통과한 것이다. 따라서 문 후보는 조기대선을 만든 거룩한 촛불민심이 차기정권에 거는 기대가 무엇인지 곧이곧대로 받아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촛불광장에서 울려 퍼진 구호가 ‘이상’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탄핵 가결”,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수사”, “이재용 구속”, “김기춘 구속” 등 촛불광장에서 울려 퍼진 외침 그대로 정국이 전개됐다. 그야말로 촛불국민이 외쳤던 구호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앞길을 밝히는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이 점을 간과한다면 그 어떤 정치인도 적폐청산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문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분열의 시대와 단호히 결별하고 정의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통합’이 적폐 청산의 대상과의 ‘봉합’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대통령 하나 교체하자고 든 촛불이 아니다. 청와대와 손잡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민들 눈에서 피눈물 나게 만든 부역자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광장에는 촛불이 켜질 것이다. 대선 후보로 당선된 승리감에 취해 차기 정권이 적폐청산 정권이 되어야 함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작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전 의석수가 부족하다고 눈물을 흘리며 필리버스터를 하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여소야대 국회가 되고도 최저임금 1만원, 세월호 특조위 연장 등을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우리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한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벌써부터 올 연말에 다시 추운 거리로 나앉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한 번 문재인 대세론을 만들어준 촛불 민심을 잘 떠받들고 몸을 더 낮추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박근혜 구속은 너무나 당연하다

30일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박근혜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다. 박근혜씨의 구속은 사실 너무나 당연해서 재론조차 새삼스럽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비롯해서 최순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정호성 비서관 등 박근혜씨의 공범들이 줄줄이 구속되어 있는 상태이다. 형평 때문에라도 박근혜씨는 구속을 피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이 사건의 핵심은 박근혜씨이며, 사실은 누구보다도 먼저 구속됐어야 마땅하다.

박근혜씨의 공범들이 구속됐다는 것은 박근혜씨를 정점으로 하여 이루어진 뇌물,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범죄에 대해 법원이 이미 판단을 내렸다는 뜻이다. 공범들의 구속 필요성을 이미 인정한 법원이 지금에 와서 박근혜씨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새롭게 판단해야 할 범죄사실 자체가 별로 없다.

박근혜씨는 지금까지 반성의 기미도 내비친 적이 없다. 박근혜씨는 “완전히 엮였다”고 말하던 몇 달 전의 상황인식에서 조금도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온 국민이 겨울 내내 항쟁에 나서서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씨의 파면을 결정하며 그의 죄를 조목조목 지적해도, 검찰조사를 받고 나서도, 국민은 박근혜씨의 입에서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를 들을 수 없었다. 따라서 동정의 여지조차 없다.

청와대압수수색을 거부한 시점에서 증거인멸의 우려는 이미 확인되었다. 법원조차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박근혜씨 측의 거부 때문에 특검은 결국 청와대를 압수수색할 수 없었다. 법치를 수호해야할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던 박근혜씨가 법원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이다. 이것은 감추고 숨겨야할 무언가가 있었다는 방증일 뿐이다. 사건의 방대함에 비추어보면 구석구석에 감춰야 할 증거가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다. 이미 증거인멸의 의지를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인 피의자를 구속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그것도 임기 중 파면이라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최후의 방법을 동원하고서야 겨우 그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법정이 열리게 되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실은 지금도 많이 늦었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이미 오래전에 자리에서 내려와서 법의 심판을 달게 받았어야 할 일이다.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반역이며, 또 다른 죄업의 축적이다. 박근혜씨에 대한 구속과 법의 판단이 빨리 이루어져야 국정농단의 공범들과 부역자들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시작될 수 있다. 그것이 국가를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박근혜 구속은 적폐 청산의 첫걸음이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직권남용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적시해 27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직권남용, ‘비선진료’ 관련 의료법 위반 등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만 13개에 달하지만 일단 재벌기업들의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출연금과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와, 삼성전자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와 220억 원대 승마지원 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30일 밤 또는 31일 새벽 법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미 최순실, 이재용 등 핵심 공범들이 구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범죄구성의 정점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국민감정은 물론 법리적으로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간 검찰의 좌고우면식 수사태도에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던 만큼 법원은 단호한 판단으로 대한민국에 최소한의 법적 양심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완전히 나를 엮은 것”이라며 범죄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도 이제는 국민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고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의 주요 혐의 중 하나로 적시된 박 전 대통령 측의 집요한 증거인멸 기도는 국민들의 분노를 키워왔고 주요 외신에서도 핵심적으로 거론될 만큼 치졸한 행태이다. 한때나마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있었던 만큼 국민들 앞에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길 바란다.

검찰이 이제라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사과정에서 보여준 검찰의 태도는 지난 6개월 이상 촛불을 들고 ‘진실 규명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해온 국민의 힘이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는다.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집행하지 않았고 청와대 측이 넘겨준 자료만 받았으며 삼성동 자택 압수수색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에서 혐의 일체를 부인했지만 긴급체포하지 않았다. 결국 범죄자의 증거인멸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다.

이런 눈치보기식 검찰 수사에 대해 우리가 우려하는 이유는 그간의 경험 때문이다. 전두환, 노태우 등 최고 권력자와 재벌 총수들은 구속되었다가도 ‘증거불충분’이나 신병의 이유로 금방 형이 경감되거나 혹은 풀려나와 떵떵거리며 지내는 것을 우리는 무수히 보아왔다. 생계의 이유로 빵 한 조각을 훔쳐도 일벌백계를 외치던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권력을 등에 업고 유전무죄 유권무죄의 행태를 벌여온 지난 시기의 행태를 국민들이 다 잊고 지나갔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015년 민중총궐기를 시작으로 백남기 투쟁과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지금의 촛불항쟁이 ‘혁명적’인 이유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살아있는 권력을 끌어내린 것과 함께 해방 이후 70년간 쌓여온 적폐와 굴곡진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광장에서 직접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제 어영부영 시간끌기와 변명으로 자신들의 죄상을 덮고 지나가려는 부당한 권력과 그 부역자들은 더 이상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박근혜 구속 놓고 좌고우면할 이유 없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씨는 전직 대통령이기는 하나 이미 국민에 의해 파면당한 대통령이다. 여러가지 예우 문제를 고려할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고심’을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검찰 내에서는 박 씨의 구속이 대선 정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우려한다고 한다. 그러나 박 씨를 구속하지 않으면 그것 역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번 조기 대선이 박 씨의 국정농단 때문에 생겨난 점을 감안하면 박 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정국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온전히 법과 원칙만 놓고보면 구속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적용된 혐의 자체가 무겁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수백 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는 그 자체로 구속을 피하기 어렵다. 형량만 해도 수 년에서 수십 년에 이르는 중죄다. 이미 검찰의 수사팀은 특검으로 이번 사건이 넘어가기 전에도 박 씨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 근거가 차고 넘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최순실 씨나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 공범들이 모두 구속되어 있으니 형평성 차원에서도 그렇다. 이들은 하나같이 박 씨의 지시를 따른 사람들이었다. 지시를 따른 사람이 구속되었는데, 지시를 한 사람이 자유로운 처지에서 재판을 받는다면 누가 수긍할 수 있겠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뇌물을 준 사람은 구속시키고, 뇌물을 받은 사람은 봐준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 박 씨가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던 시절에 일관되게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비난하고 조사를 회피해왔다는 점은 구속 필요성을 웅변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런 태도야말로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고 보았다. 검찰이 헌재와 다른 판단을 내릴 근거는 없어보인다. 대통령에서 쫓겨나 자연인으로 돌아온 후 어쩔 수 없이 받은 조사에서도 박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어떤 방향에서 보아도 박 씨에 대한 구속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검찰이 좌고우면하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눈치를 본다든가, 차기 정권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야권의 유력주자의 의향을 탐색한다든가하는 말이 나오는 것도 쉽게 볼 일은 아니다. 검찰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이런 정치권 주변의 소문은 점점 심해지기 마련이다. 검찰이 스스로 정치판에 뛰어들 요량이 아니라면 여러차례 공언해 온 것처럼 법과 원칙에 따라 박 씨의 신병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게 맞다.


[민중의소리 사설] 여전히 뻔뻔스러운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파면당한 전 대통령 박근혜씨가 드디어 검찰에 출두해 조사 받았다. 뇌물수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21일 검찰에 나온 박 씨는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아무런 알맹이 없는, 29글자로 된 두 마디만 했다. 한때나마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자신 때문에 국민이 겪고 있는 분노와 고통을 달래려는 말은 한 마디도 없었다.
당초 전해진 바에 따르면 박 씨는 검찰 출두에 앞서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준비했다고 한다. 변호인단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메시지는 박 씨 본인이 직접 준비하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택을 나와 검찰로 직행했다. 어떻게 된 연유인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고작 두 문장짜리 짧은 말 뿐이다. 입장을 표명하고 설명해야 할 때 침묵하다가 두루뭉술한 말 몇 마디 툭 던지고 빠진 뒤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이던 과거 모습 그대로다. ‘송구스럽다’는 말도 그가 마지못해 사과할 때 종종 쓰던 표현이다. 결국 이번에도 사과는 하지 않았다.

물론 어제 박 씨의 태도는 ‘완전히 엮은 것’, ‘음모’라 주장하던 때에 비해 반발의 강도가 다소 약해지기는 했으나 이런 식으로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분명하다. 어떻게든 구속만큼은 피하려는 속셈이다. 성난 민심은 모른 체 하다가 사정이 다급해지니 태도를 누그러뜨리는 박 씨의 처신이 가증스러울 뿐이다. 박 씨가 어떤 태도를 취하든 구속의 당위성을 흐리지 못함은 분명하다. 국정농단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증거와 관련자들의 증언이 다 나와 있지만 그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부터 이재용까지, 그와 공범 관계에 놓인 인물 대부분이 구속됐다. 또 유죄가 인정된다면 중형이 불가피하다. 어떻게 봐도 박 씨를 구속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각에서 국가 품격 운운하지만, 죄질이 나쁜 사람을 대통령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하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다.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하지만, 구속이 마땅한 사안을 두고 주저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판단이다.

박 씨는 국민의 용서를 구하고 사죄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남은 것은 법에 따른 엄정한 처벌뿐이다. ‘법 앞의 평등’은 누구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하물며 국민을 좌절하게 하고 수치스럽게 만들었으면서도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민중의소리 사설] 대선후보들, 촛불혁명 잊은 건가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당이 사라진 선거에서 민주당 경선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고조되는 관심에 비례해 촛불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촛불혁명 중이라는 시대인식이 부족해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론에 대한 찬반양론으로 민주당 후보들이 휩쓸려가고 있는 점이다. ‘적폐청산과 개혁을 위해서도 집권 후 야당 즉 구 새누리당 세력들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논리 어디에 촛불민심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탄핵안 가결이 여야간 정상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이뤄졌다고 믿는 사람도 없거니와 정말로 대화가 필요하다면 왜 권력을 나누면서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드 한반도 배치가 왜 필요한가 하는 정책적 계선은 완전히 사라지고 한미동맹이 외교의 기본틀이냐 아니냐, 안보가 우선이냐 경제가 우선이냐, 북한에 먼저 갈 거냐 미국에 먼저 갈 거냐 하는 저급한 논쟁으로 끌고 갔다. 언론환경이나 특정후보 탓만 할 일이 아니다. 이슈를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리한 이슈에 빨려 들어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민주당은 당과 후보 모두 촛불혁명을 승리로 이끌고 갈 비전과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들은 대통령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그 순간, 출발선이 촛불광장이고 도착지점이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이라는 각오로 임해주기 바란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촛불혁명 지도자로서의 대통령을 고대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과정은 그에 너무 못 미친다. 아쉬움이 커지면 분노로 바뀔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범죄의 온상이었던 청와대 압수수색이 불필요하다니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근혜의 삼성동 자택이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의 설명은 압수수색의 목적은 수사 초기 증거 수집에 있는데, 지금은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라 압수수색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법원은 이미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던 바 있다. 그 필요성은 특검이 이미 제기했고 법원도 이를 인정했다는 뜻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이루어지고 박근혜가 대통령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갔다고 그 필요성이 사라질리 만무하다. 오히려 국정농단의 진실이 철저히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은 탄핵심판 이후 이제야말로 범죄의 소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던 차였다. 검찰의 주장은 조사 가능성이 생기자 조사 필요성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주장이나 다를 바 없다.

이미 박근혜 측에게는 불리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갑자기 압수수색이 불필요해지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대부분의 범죄에서 범죄자들은 상시적으로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고 생겨난 증거를 없애려 하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압수수색에 대비한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범죄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시점에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장소를 압수수색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증거를 찾는 것이 검찰의 할 일이다. 압수수색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검찰을 지켜보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가 제대로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이다.

국민도, 국회도, 사법부도 할 일을 다 했다. 국민적 항쟁과 탄핵심판으로 박근혜가 마지막까지 버팀목으로 삼았던 불소추특권은 사라졌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확인하고 박근혜를 파면했다. 자격 없는 자가 지배하고 있던 청와대 또한 더 이상 법이 이르지 못하는 성역일 수 없다. 더 이상 머뭇거릴 어떠한 이유도 없다.

다른 어떤 사건보다 더 철저히 수사에 임해야 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오히려 정치적 고려를 하며 필요냐 불필요냐를 논하고 있는 모양이 궁색하다. 수사가 초기단계든 종결단계든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청와대 기록물은 행정자치부 소속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고 있다. 이 절차가 끝나면 수많은 기록물은 최장 30년까지 봉인되며, 국회나 법원이 별도의 결정을 하지 않는 한 열어 볼 수 없게 된다.
지금이라도 검찰은 압수수색에 나서야 한다. 증거가 없다면 증거인멸의 정황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말 그대로 역사적인 사건 수사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

[민중의소리 사설] 끝까지 국민과 싸우겠다는 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서 파면되어 청와대에서 쫓겨나면서도 끝내 아무런 반성이 없었다. 대신 일요일 저녁 온국민을 텔레비젼 앞에 모아놓고 한편의 버라이어티 쇼를 벌였다. 청와대 퇴거와 삼성동 사저 귀가 모습 전체가 치밀하게 기획되었고 모든 행동이 연출되었다는 의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일요일 저녁에 청와대에서 퇴거할 것이라고 낮부터 언론에 흘려 모든 언론사가 속보경쟁에 돌입하도록 했다. 6시 전이 될 것이라는 정보도 돌려 5시 반부터 모든 방송사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특별생중계방송을 편성했다. 삼성동 사저엔 박사모 회원들이 모였고 친박의원들과 경북도지사까지 모여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전 언론 노출을 피하고 메시지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나올 수 있는 준비가 다 갖춰진 상황이 되서야 얼굴을 드러냈다. 삼성동 사저 앞 환호하는 박사모 회원들과 친박 정치인들이 모여든 골목 안에서 비로소 손을 흔들며 카메라 앞에 섰고 민경욱 전 대변인의 입을 빌어 4개 문장의 메시지를 대독하게 했다.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으로서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서 죄송한 것일 뿐이었다. “감사드린다”고 했지만 자신을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즉 박사모와 탄기국에 대한 인사치레였다. 자신이 저지른 국정농단과 4개월 동안 온 나라를 혼란에 빠트린 데 대한 대국민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무고함을 역설하고 박사모 등에게는 ‘항전’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사람이 무려 4년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에 국민은 아연실색했다.

아무리 박사모나 탄기국이 국민적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하는 위치라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의 명백한 범죄행위를 옹호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특히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폭력과 혼란을 부추기며 법치를 부정하는 범죄자에 대한 사회적 관용은 매우 제한되어야 한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와 구속을 더 서둘러야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민중의소리 사설] 국정원 적폐도 묻어둬선 안된다

국가정보원 발 대형의혹사건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일 헌재 사찰 의혹에 이어 8일에는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에 지원금을 댔다’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진술을 특검이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국정원이 별도로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에 내려보냈다는 혐의도 확인했다고 한다. 또 국정원이 문화예술관련 공공기관이사 선임에도 깊이 관여한 것도 드러났다.

국정원은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되는 정보, 보안 및 범죄수사를 직무범위로 하고 정치적으로는 중립을 지켜야한다. 지금 문제가 된 일은 하나같이 규율을 크게 위반한 일로서 모두 심각한 범죄이다. 마땅히 검찰은 특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수사자료에 기초하여 범죄사실을 낱낱이 밝혀야한다. 특검이 명백한 범죄증거들을 다량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여 검찰이 이를 없던 것으로 묻어두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

아쉬운 것은 정치권의 역할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야당들이 중대한 범죄의혹에 대해 아무런 대응이 없다. 국회가 정보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드러난 의혹에 대해 국정원장의 공식해명을 요구해야하며 소명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진상조사특위 등 전방위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국회정보위를 개최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도 않고 야당 대표들이 이를 위해 무엇인가 하려는 기색도 없다.

그간 국회정보위는 국정원의 미확인 대북정보 등을 국회라는 공신력을 활용해 퍼트리는 통로로 전락돼왔다. 한편에서는 민감한 대북정보가 국회를 통해 새어나온다고 볼멘소리를 내면서 뒤로는 심리전을 펼쳐왔던 것이다. 야당이 이에 철저하게 농락당해온 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니 국회가 국정원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국정원이 국회를 관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어왔던 것이다.

촛불혁명이 일어났고 많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세상이다. 국정원이라고 예외일 수 없으며 오히려 적폐 중의 적폐, 가장 매서운 칼날을 들이대야할 범죄소굴이라는 것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 국정원 개혁은 차기 정권이 감당해야할 몫이라 해도 당장 벌어진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번 정권에서 다 밝히고 썩은 것은 도려내야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헌재는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심판의 날이 정해졌다. 헌법재판소는 8일 평의를 마친 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10일에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지 석 달 만에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판단을 듣게 되었다.

헌재의 선고는 지금이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심판은 이미 오래 전에 내려졌다.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독재로 치닫고 있던 박근혜 정권에 파산 선고를 내린 것은 국민이다. 민주국가에서 절대다수 국민이 대통령을 불신임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죄행을 보다 못한 국민은 스스로 광장으로 나섰고 끝내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내었다.

박근혜 정권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을 때, 정치권도, 사법부도 이를 견제하지 못했다. 부정한 권력이 나라 전체를 나락으로 내몰고 있을 때, 양심의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은 오히려 보복당하기 일쑤였다. 검찰총장까지 찍어내고 원내정당까지 해산시키는 권력 앞에 비판과 견제는 미약했다. 세월호가 물에 잠긴지 3년이 다 되어가고, 치욕적인 위안부 합의가 있은 지 1년이 넘었다. 박근혜 정권은 탄핵당하고도 남을 일을 대통령 재임기간 내내 저지르고도 온 국민이 항쟁에 나서고 나서야 겨우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측이 지난 석 달간 보여준 모습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것이었다. 공공연한 시간 끌기와 말 뒤집기로 사사건건 헌재 심리와 특검 수사를 방해했다. 박 대통령의 법 위반 사실은 특검 수사와 헌재 재판에 임하는 태도만 보아도 이미 명백하다.

위기에 몰렸을 때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던 대통령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끝내 수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떻게 통치된 것인지 진실을 알고 싶었던 국민은 허탈했다. 대통령의 행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치졸한 변명과 발뺌을 석 달 간 지겹게 지켜보아야 했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그러나 헌재의 선고가 국정농단 사건의 끝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의 적폐가 하나도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더 심한 불평등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비정규직이 그대로이고, 국가가 나서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국민을 배제시켰던 사회가 그대로이며, 정치보복으로 억울하게 잡혀간 양심수들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광장에서 추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게 이제 겨우 봄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갈 길이 먼 국민들은 일단 헌법재판소를 지켜보고 있다.


[민중의소리 사설] 특검 수사 종료,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특별검사팀의 공식수사활동이 70일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출범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절친한 인연과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 거부와 방해, 공격 등을 감안한다면 특검의 활동은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의혹, 삼성 외 다른 대기업 수사가 진척되지 못한 점,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및 사고 당일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정치지도자 복도, 야당 복도 지지리 없다며 한탄을 쏟아내던 국민들로서는 가뭄 중의 단비 같은 일이었다.

아쉬운 점도 많다. 박영수 특검장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운을 뗐을 만큼 미완의 수사로 끝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박근혜의 호위무사라는 세간의 비판에도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 특검 수사활동 연장 불승인을 단행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국민의 지탄이 쏟아지는 이유이다. 또한 특검 수사활동이 탄핵 소추된 박근혜 대통령의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 만큼 주로 뇌물 공여, 직권 남용, 이권 개입, 각종 특혜 등에 집중되었던 한계가 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범죄 혐의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공작정치를 통해 권력을 사유화 하려 했다는 점일 것이다. 블랙리스트 작성, 관리 혐의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부 장관이 구속되었지만 실상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임을 국민들은 다 짐작하고 있다. 고 김영환 민정수석의 업무일지 등 통합진보당 해산 등에 청와대와 김기춘 전 실장이 깊숙이 개입되었다는 결정적 물증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특히 아쉬운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이영렬 수사본부장)는 특검 활동이 종료된 6일 특검 이첩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재편했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김기춘, 황교안에 이어 정치공작을 주도한 검찰세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특검 활동 초기에 검찰 내 인맥관계로 인한 봐주기식 수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조금이라도 불식된 것은 국민은 물론 검찰 자신을 위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특검이 종료된 지금 모든 수사의 권한이 다시금 검찰로 넘어갔다. 현실은 검찰과 국정원에는 우병우 사단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관련사건에 대해서는 근무 인연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첨수 2부에서 전담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국민들이 이같은 우려를 감안한 것이리라.
특수본 관계자가 밝혔듯이 “일체의 다른 고려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길 바란다. 그것만이 ‘권력의 시녀, 정권의 개’라는 전 국민의 지탄을 벗어나 3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수호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검찰로 다시 태어나는 길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국가정보원이 탄핵정국에 더 이상 관여할 수 없게 만들어야

국가정보원이 올 초부터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박근혜대통령 탄핵관련 동향을 사찰해왔다는 의혹이 전직 국정원 간부인 내부자 입을 통해 폭로됐다. 폭로를 주도한 전직 국정원 간부는 사찰에 관여한 국정원 직원을 4급 직원 A씨라고 특정했다. A씨는 지난해 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의혹문건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한다. 폭로자의 위치가 분명하고 주장의 앞뒤가 맞으며 범죄자의 인물을 특정해 폭로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국정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지만 이런 이유로 정치권은 이번 폭로를 이미 의혹이 아니라 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정원 직원 A씨는 헌재 관계자들을 만나 탄핵에 대한 재판관들의 인용 또는 기각에 대한 견해를 파악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누가 인용 의견을 가졌는지, 누가 기각 의견을 가졌는지 파악을 하려는 의도이다. 국정원 상부에 보고했다지만, 대통령 측으로 흘려보낼 의도가 명백하고 그렇다면 김평우, 서석구 변호사 등 헌재의 대통령 대리인단에게도 관련 정보가 들어갔을 정황이 충분하다. 사실이라면 국가정보기관을 대통령 개인의 사설흥신소로 활용한,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국정원이 국가의 이익,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봉사하는 대신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에게 헌신해온 전력은 이미 너무 많이 알려져 익숙한 일이 됐다.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의 종북몰이 댓글공작사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은, 이미 쓰러져가고 있는 권력을 위해서까지 불법행위를 일삼으며 헌신하려는 권력기관의 태도이다. 함께 범죄를 모의하거나 서로 뒤를 봐주고 이익을 나눠먹는 공범관계가 아니라면 해석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회 청문회와 특검 수사 개시 이후 지금껏 많은 권력자와 기관들이 조사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국정원 만큼은 예외였다. 예컨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국정원이 깊이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지만 청와대와 문체부 선에서 마무리됐다. 김기춘과 우병우가 박근혜 정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사정에는 국정원의 적극적 지원이 있었다. 이번 폭로에도 우병우와 깊은 연관이 있는 국정원 고위관계자의 직접 지시로 행해졌다는 내용이 있다.

국정원 해체니, 개혁이니 하는 것은 다음 정권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이번 폭로에 대한 수사는 다음 정권에 넘길 일이 아니다. 국정원의 헌재사찰의혹을 낱낱이 파헤치는 일은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야한다. 국회가 그럴 의지를 보여야 사찰의 주요 대상이 됐던 헌법재판관들도 중립적 판결을 내릴 수 있고 국정원이 더 이상 탄핵정국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민중의소리 사설] 특검 이후 검찰의 과제

2월 28일로 90일 간의 특검이 막을 내렸다. 특검이 겨누었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전면 수사도 미완의 과제를 남기며 중단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조사 장소와 시간, 형식 및 공개 여부 등 모든 조건을 들어주겠다는 특검의 제안도 녹음과 녹화 불가로 맞서면서 무산시켰다. 법원이 발부한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이 무용지물이 된 것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광범위한 차명 휴대전화 사용과 증거인멸 의혹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우병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도 아직 파헤칠 게 산적하다.

이처럼 특검이 끝났다고 해서 국정농단 세력이 저지른 중죄가 가려져선 안 된다. 박 대통령에 대한 전면 수사가 헌재 결정까지 일시 유보될 상황이더라도 최순실 공범자들에 대한 수사에서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특검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체 없이 총수 사면이나 사업권을 이유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SK, 롯데, CJ 등에 대한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

특검법의 한계에 따라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던 우병우 전 수석의 개인비리와 직권남용 혐의 조사는 이제 오롯이 검찰의 몫이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외교부 등 공무원들에 대한 부당 인사 조처,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감찰 업무 방해 등에 대해서는 이미 특검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만큼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황이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직후 대통령의 성형시술을 부인했던 자들의 거짓말이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비선 진료의 핵심인물인 김영재 원장은 2014년 5월 이후 다섯 차례 박 대통령에게 보톡스 등의 미용시술을 했고, 대통령 자문의였던 정기양 교수도 세 번이나 필러 등의 성형시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갈구하는 국민 앞에서 버젓이 위증죄를 저지른 자들을 엄중히 처벌하는 것도 검찰의 주요한 과제다.

특검 이후 검찰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특검 이전 우병우 전 수석을 조사하면서 황제 수사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검찰이다. 이번에 그 망신살을 만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시키는 등 성역 없는 수사를 벌인 특검이 받았던 국민의 갈채를 기억해야 한다. 헌재의 탄핵 결정과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서는 곤란하다. 지금은 눈치를 볼 권력도 없지 않은가. 오로지 국민의 편에서 국정농단 세력 처벌과 적폐 청산을 위해 중단 없는 수사에 나서주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황 총리, ‘가짜뉴스’ 빌미 삼아 공안통치 획책하나

황교안 국무총리가 28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특검 연장 거부를 비롯한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치 공안통치를 본격화하겠다는 듯하다. 국민에게 버림받은 집권 세력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편이 그것밖에 없음을 스스로 실토하려는 꼴이다.
지난 27일 황 총리는 장황한 궤변으로 특검 연장을 거부했다. 그는 ‘북한 위협’을 특검 연장 거부의 배경으로 거론했다. 당시에도 그런 발언이 뜬금없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이번 국무회의에서도 그대로 되풀이했다. 논란이 되거나 정권이 비판받을 만한 일에는 북한의 침략 위협부터 들먹이는 구시대적 공안세력의 모습 그대로다.

‘가짜뉴스’를 들고나온 것도 어이가 없다. 그는 가짜뉴스가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고 합리적인 공론 형성을 저해한다며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다. 가짜뉴스란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그 폐해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쪽은 극우세력이다. 그들은 성조기를 들고 상식 이하의 왜곡과 거짓으로 도배된 주장을 펼치며 이를 ‘뉴스’의 형태로 포장해 확산하고 있다. 아예 ‘죽여도 좋다’란 극언을 해대며 폭력까지 선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황 총리는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했다. 논점과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로 보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황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말을 할 자격도 없다.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지만, 압권은 아무런 근거 없는 비방과 섬뜩한 욕설을 퍼붓는 일에 국가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던 ‘국정원 댓글 사건’이다. 이 사건 수사를 가로막은 장본인이 바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 총리였다. 그런 사람이 가짜뉴스의 병폐 운운하니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내놓은 대책도 경찰청과 미래부의 모니터링과 단속 강화였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과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두고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매도하며 단속을 지시했던 것과 판박이다. 가짜뉴스 단속을 핑계로 정권 비판 여론을 옥죄는 공안통치를 기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황 총리는 그동안 주차장 과잉 의전, 기념 시계 제작, 인사권 행사 논란 등으로 빈축을 샀다.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망각한 ‘대통령 코스프레’라는 지탄을 받았다. 이번 특검 연장 거부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뜻과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막는 행위는 권한대행의 실질적 업무 범위를 넘어선 것이란 비판이 많다. 이런 처지의 황 총리가 공안통치를 떠올리게 하는 발언마저 서슴지 않고 있으니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러니 국민들이 그를 탄핵하려는 것 아닌가. 황 총리는 더 이상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 자기 분수를 알고 자중하기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대통령 대리인의 막말 변론, 노림수 있나

박근혜 대통령 측 인사들이 탄핵 선고일이 가까이오자 조직적인 판 깨기에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변론기일을 확정하려하자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 없는 20명의 새로운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더니 급기야 헌재 대심판정에서 고함을 치고 난동을 부렸다.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는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국회 측 수석대변인’이라며 떼를 쓰더니 ‘재판관 9명 전원이 선고하지 않으면 결정에 하자가 있는 것’이라 몰아붙였다. 심지어 잘못된 결정이 날 경우에 “내란사태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또 현행 탄핵심판제도 때문에 필시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둥, 탄핵사유 자체가 잘못됐다는 둥 일국의 대통령을 대리하고 있는지 의심이 될 정도의 수준 이하 발언을 쏟아냈다.
대통령 측 변론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은 국회가 정권을 잡기 위한 사기극”이고 “북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정치탄압”이라는 것이다. “국회와 대통령 파가 나뉘어 시가전 벌어질 것” 이라는 발언에 이르면 박 대통령 측의 상황인식과 향후 대응태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첫째는 지속적인 흠집잡기로 헌법재판소 권위와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둘째는 3.1절 집회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판 뒤집기를 도모하며, 셋째는 탄핵 인용 결정 이후에도 내란 또는 시가전을 걱정할 수준의 폭력적 궐기로 박 대통령의 구속 수사를 막아볼 요량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수구기득권세력들은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동안 국가의 행정력과 공권력을 사익추구와 정적제거에 동원해온 파렴치한 사람들이다. 보수를 가장하며 점잖은 체 해왔지만 막상 범죄행위들을 심판받아야할 때가 오니 이판사판으로 나라를 흔들어 보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의 명령, 법과 질서에 쉽게 항복하지 않겠다는 오만불손함에 철퇴를 내려야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박 대통령, 헌재 나와 신문 받으라

질문도 받지 않는 대국민담화나 하며 임기 내내 일방적인 말만 쏟아 내던 박근혜 대통령의 버릇은 탄핵 심판에서도 여전한 듯하다. 대리인단을 통해 헌법재판소 출석을 요구하는 듯하더니, 정작 신문은 거부하고 있다. 탄핵 소추를 당해 직무정지 상태인 박 대통령이 자신의 처지를 잊은 채 체면과 특권만 따지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이 익히 알고 있던 제왕적 태도와 불통, 그 모습 그대로다.

헌재의 탄핵 심판이 15차례에 걸쳐 진행됐지만, 박 대통령은 시종일관 비협조적이었다. 청와대 비서들은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던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경찰이 소재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연락 두절 상태였다. 누가 봐도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거짓말이었다. 이런 박 대통령이 이제 와 헌재 출석 카드를 끄집어 낸 속셈은 뻔하다. 어떻게든 재판을 끌어 선고 기일을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인 3월 13일 뒤로 미뤄보겠다는 것이다. 한 편으로는 극우단체를 동원해 여론조작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러저러한 이유를 갖다 대 재판을 지연시키면 회생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고 있는 듯 하지만 근거없는 오산이다.

탄핵 심판에서 피청구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대통령의 출석을 허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협상 대상으로 삼아 재판을 지연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재판부가 대통령 측의 지연술에 제동을 걸기는 했지만 대리인단은 여전히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협의해보겠다’며 모호하게 둘러댈 일이 아니다. 재판부가 지정한 날짜에 출석해 진술하면 된다.
특히 헌재가 20일 변론 기일에서 분명히 밝혔듯이, 재판에 출석하면 반드시 재판부와 소추위원인 국회의 신문을 받아야 한다. 결코 박 대통령이 준비한 원고 읽는 것으로 끝내선 안 된다. 탄핵 심판은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지, 권위를 내세우며 ‘의전’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긴 하지만 지금은 헌법에 의해 직무가 정지된 탄핵 심판의 피청구인일 뿐이다. 검찰과 특검의 대면 조사를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생떼를 부리며 회피하는 작태를 헌재에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대리인단은 “대통령이 신문을 받는 게 국가 품격을 위해 좋겠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금 나라가 이 모양이 된 게 누구 때문인데 대통령 측에서 이런 말을 하나. 아무런 자격 없는 개인일 뿐인 최순실에게 국정을 내맡기고, 법 앞의 평등을 부정하고 특권을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수치다. 주말마다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들이 있어 그나마 민주공화국의 품격이 지켜지고 있는 것 아닌가. 품격이란 말 함부로 하지 말라. 박 대통령은 헛된 집착에서 벗어나 헌재에 출석해 재판관과 소추위원의 신문을 받아야 한다. 국민에게 이미 탄핵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버티는 청와대, 그 뒤에 숨은 황교안 총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가 과연 정당한지를 가려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각하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16일 특검이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상대로 낸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불승인 처분 취소(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청와대가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를 근거로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가 행정적 금지 처분에 해당하지 않고, ‘특검’이라는 국가기관이 또 다른 국가기관인 ‘청와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하는 건 행정소송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복잡한 법리 논쟁이 깔려있지만 결론적으로 현행법 체계 하에서 청와대는 사실상 치외법권임을 법원이 확인한 셈이 됐다.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 즉 현직 대통령이 형사 피의자가 되고 청와대가 범죄 증거의 은닉처가 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니 형사소송법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미리 예비하지 않은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서울행정법원의 판결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이며, 진실 규명과 단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수사라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특권 뒤에 숨어서 검찰의 조사와 특검의 조사를 기피하고 있다. 국민 앞에서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실제로는 모든 수단을 사용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청와대가 군사상 공무상 비밀을 다룬다는 이유를 들어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도 마찬가지다.

남은 것은 황교안 총리의 행태다. 황 총리는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을 대신해 그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 압수수색을 거부한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은 모두 황 총리의 지휘하에 있다. 그러나 황 총리는 자신은 아무 관련이 없는 양 처신한다. 명백한 직무유기다. 검사 출신으로 법을 다뤄왔던 황 총리의 태도는 ‘법비’의 그것이라 불릴 만하다.

황 총리에게 가장 큰 시험대는 특검 연장문제일 것이다. 특검은 16일 황 총리에게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현재 특검의 수사 종료일은 28일인데 아직 특검법상 수사대상에 대한 수사를 모두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청와대와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그렇다. 수사기간이 연장된다면 특검은 3월 30일까지 수사를 할 수 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등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까지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열린다. 수사가 미진하니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것은 그 자체로 상식적인 요구다. 황 총리가 특검 연장을 거부한다면 스스로 박 대통령의 비호자임을 선언하는 것이 된다. 황 총리가 ‘진실의 시간’ 앞에 서는 건 피할 수 없다.


[민중의소리 사설] 전환의 기로에 선 한미의 대북정책

북한이 ‘북극성 2형’이라고 이름붙인 전략탄도미사일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국정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으로 사거리가 2000km가 넘는다. 주일미군이 있는 오키나와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기술적으로도 완전히 새롭다는 평가다. 고체연료를 사용한데다 미사일을 쏘는 이동식 발사대는 무한궤도형을 채용했다. 한미의 미사일 감시 및 선제타격체제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신무기가 등장하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좋은 일이 될 수 없다. 매년 봄이면 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 벌어지고, 여기에 북한이 험한 말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대응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 동안 한미가 고수해왔던 대북정책이 아무런 실효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미사일 시험에서도 한미는 사실상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규탄 성명을 채택했다고는 하나 그저 구두선에 그칠 것임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국방부와 군 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하나마나한 말만 반복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그래서 사드가 더욱 절실하다”고 주장하는 건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한국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와 궤를 같이 했던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정책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북한을 봉쇄하고 압박하면 무릎을 꿇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을 중단한 지 1년이 되었지만 그 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만 했다. 올해 선제타격론을 흘리면서 사상 최대로 강화된 한미연합훈련을 벌인다고 해서 이 궤도가 중단될 리는 만무하다. 되레 상황이 악화되는 빌미만 제공할 것이 뻔하다. 중국의 힘을 빌리겠다는 발상도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미온적이었던 중국은 사드 논란이 벌어지면서 아예 발을 뺐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서도 중국은 문제의 본질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 한국과 북한의 관계라고 규정했다. 자신들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대북정책의 전면적 전환이다. 마침 미국에는 새 정부가 들어섰고, 한국에서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정권의 교체는 낡은 정책을 전환할 명분이 된다. 그 동안 효과가 없었던 정책이라면 전환의 실리도 노릴 수 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 대외 문제에 끼어들기 싫어하는 트럼프 정부를 대신해 한국 정부가 상황을 주도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정책 검토의 시간을 벌어야 한다. 다가오는 한미군사훈련의 판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민중의소리 사설] 다시 타오르는 촛불, 야당과 대선후보들은 대오각성해야

헌법재판소에 맡겨진 탄핵이 좌절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촛불이 다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지난 주말 80만 시민이 15차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 일주일 전 40만에서 두 배로 늘어난 인원이다.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18일에 다시 두 배, 박근혜 정권 출범 4주년인 이달 25일에는 최대 규모의 촛불로 탄핵을 완수하자고 호소했다.

올해 들어 5차례 개최된 촛불 집회 참가 인원수가 벌써 연인원 230만을 훨씬 넘어섰다. 작년 말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이 몇 차례나 100만을 넘어서서 그렇지 지난 주말의 80만 참여도 매우 놀라운 것이다. 국정농단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시민들의 의식은 엄동설한에도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한국 갤럽의 2월 둘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이 79%로 탄핵 직전과 거의 동일하다. 박사모를 위시한 수구 세력들이 탄핵 반대 여론을 조작하고, 박 대통령의 대리인들이 헌재 판결을 지연하기 위해 비열한 책동을 하고 있지만, 절대 국민들의 굳건한 민주주의 의식을 이길 수 없다.

작년에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정치권이 문제다. 언제까지 국민들이 칼바람 맞으며 주6일 근무에 야간근무까지 해야 하는지 야당 정치인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이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걱정해야 하는 비정상을 언제 정상화시킬 것인가?
피의자인 대통령이 시간과 장소를 핑계로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갑질’을 지켜보면서 야당이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당장 2주 밖에 남지 않은 특검 활동 시한을 연장하기 위한 입법절차는 왜 진행되지 않는가? 특검을 무력화하고 헌재 판결을 연기시켜 권좌에 복귀하겠다는 박 대통령과 추종세력들이 “계엄령을 선포하라”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데, ‘대연정’ 놀음을 하고 있는 야당과 대선주자들의 행보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들은 헌재가 시간을 끌다가 탄핵을 기각할까 노심초사하며 촛불을 들고 나오는데, 유력한 대선 주자들이 탄핵이 기각되어도 승복하겠다느니, 탄핵이 기각되어도 헌법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쏟아내고 있으니 도대체 제 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친박 핵심 인사들을 모두 쫓아낼 것 같던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이름만 살짝 바꾸고 탄핵 반대 집회에 대거 출동하고, 새누리당을 뛰쳐나온 바른정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상황까지 이른 것은 야당, 특히 대선 주자들의 책임이 크다.

국민들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넘어 한국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적폐를 모두 청산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그런데 말로는 김대중 노무현의 뜻을 잇겠다는 정치인들이 적폐의 주인공들과 대연정을 하겠다느니 탄핵이 기각돼도 수용해야 한다는 한심한 소리들을 하고 있으니 수구세력들이 신이 나서 얕잡아보고 나오는 것이다.

‘벚꽃 대선’을 하고 싶으면 삭발을 하든, 단식을 하든, 광화문 광장에 자리를 깔고 앉든 제대로 하라. 표의 확장성 운운하며 보수 세력의 박수 받을 생각일랑 아예 걷어치워라.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만드는 주범은 민심을 역행하고 있는 야당이다. 청문회에서 호통 좀 친 것으로 할 일 다 했다는 것인가? 특검 연장을 위한 입법에 돌입하고, 헌재에 대한 단호한 태도와 입장을 견지하라.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는 그 다음 문제다. 이 나라의 주인은 대선 주자들이 아니라 국민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박 대통령의 끝간 데 없는 버티기

9일로 예정된 특검의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발됐다. 청와대가 일부 언론의 보도를 특검의 ‘언론플레이’라고 비난하면서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해당 보도가 특검 관계자로부터 나온 것인지도 분명치 않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 박영수 특검법에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있고, 박 대통령의 조사 날짜가 알려진다고 해서 피해를 입을 그 누구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특검과 청와대는 청와대 경내에서 조사를 하기로 하였으니 경호와 같은 문제도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박 대통령은 지금 피의자다. 현행 헌법에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하고 있지만, 대통령을 기소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의 범죄 혐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피의자가 수사 당국을 상대로 자신의 조사 날짜를 숨겨줘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청와대는 특검에 대한 ‘신뢰’를 거론하는데, 마찬가지다. 어떤 범죄 혐의자가 검찰을 상대로 신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가? 만약 특검의 수사가 박 대통령으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 그렇게 밝히면 그 뿐이다. 별 것 아닌 걸 트집을 잡아 특검에 생채기를 내겠다는 게 과연 대통령이 해야할 일인지 정말 한심할 뿐이다.

이대로 박 대통령이 끝내 조사를 거부하고,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까지 가로막아 나선다면 청와대는 집권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 범죄자를 보호하는 박 대통령의 개인 도피처가 된다. “죄가 있어도 청와대에 숨으면 끝이냐”는 세간의 비아냥은 이제 현실이 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씌워진 뇌물 혐의 등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부인해왔지만, 막상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에 대해서는 거부로 일관해 왔다. 심지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핵심 혐의에 대해서는 아예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전형적인 피의자의 행태다. 그래놓고 자신을 피의자로 간주하는 특검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고 퍼붓고 있으니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미 국민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남은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일 뿐이다. 헌법재판소가 빨리 탄핵심판을 마무리짓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근혜에 대해 수사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그 무슨 원만한 타협을 이루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있는 그대로 국민 앞에 밝히고 국민의 뜻을 따르면 된다.


[민중의소리 사설] 탄핵심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7일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인 박근혜 대통령 측의 무더기 증인신청이 받아들이면서 탄핵심판 변론이 22일까지 연장됐다. 재판관 평의 등에 들어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2월말까지 탄핵심판이 마무리되기는 어려워졌다.
헌재가 박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들을 무더기로 받아들인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그간 헌재의 심리과정에 증인들은 같은 내용의 증언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증인들은 노골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거나 자취를 감춰 심리를 지연시켜왔다. 이런 경향은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들의 경우에 두드러졌다. 더구나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경우 이미 한 차례 증인신문을 했는데도 다시 증인으로 신청되어 변론기일이 확정됐다. 이 두 사람의 재판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태여 다시 헌재 심판정에 불러 세워야 할 이유가 명확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헌재의 증인 채택에는 박 대통령 측이 내세우고 있는 공정성 시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박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의 처음부터 노골적인 지연작전을 펴 왔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가 3월 13일까지라는 점을 고려하여 어떻게든 이날 이후로 종국 일정을 늦추려 하고 있다. 변호인단의 일괄 사퇴와 같은 비정상적 조치를 거론하면서 헌재를 압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의 심판정 출정처럼 헌재 심리를 더 늦출 카드도 아직 남아있다. 피청구인측의 반발에 헌재가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탄핵심판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종결해야 한다는 데에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대통령이 직무정지에 있는 현 상황 자체가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피청구인 측 역시 이런 원칙에는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 측은 단지 청와대에 남아 헌법이 보장한 불소추 특권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어떻게든 박영수 특검에 의해 구속되는 것은 피해보겠다는 꼼수와 시간을 끌면서 여론의 반전을 기대하는 허황된 기대로 헌재의 심리를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헌재가 단호한 원칙으로 박 대통령 측의 지연작전을 묵살하는 게 맞다.

그렇다고 헌재에 맡겨둘 일만도 아니다. 이번 사태 내내 정국을 이끌어 온 추동력은 광장의 촛불시위에서 나왔다. 지난 해 12월 초 정치권이 탄핵을 놓고 좌고우면할 때, 국민들은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시위를 통해 탄핵을 강제한 바 있다. 헌재의 탄핵심리는 물론 특검의 수사까지 교착 국면에 들어간 지금, 상황을 변화시킬 힘은 역시 광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이 땅의 주인이 국민 자신이며, 모든 권력이 그로부터 나온다는 우리 헌법의 선언을 현실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민중의소리 사설] 특검 연장 반대하는 자가 공범이다

특검이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특검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 기간 연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철저한 수사와 단죄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당연히 연장돼야 한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기간은 이달 28일까지다. 이때까지 수사 완료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대통령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해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연장 신청은 수사 기한 종료 3일 전인 이달 25일까지 해야 한다. 수사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박 대통령에 있지만 직무정지 상태니 황교안 권한대행의 몫이다.

국정농단과 헌정 파괴의 ‘몸통’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은 당연하다. 특검은 그동안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구속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박 대통령의 뇌물죄 수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와 같은 수사 방해도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특검이 활동을 멈춘다면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 끝나게 된다. 뇌물죄가 빠진 채 박 대통령을 기소하면, 다른 혐의로 유죄를 받더라도 집행유예를 받아 실형을 피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처벌 뿐 아니라 민주주의 파괴 범죄에 대한 단죄를 위해서 특검 수사 기간은 연장돼야 한다. 박근혜 정권의 각종 정치공작과 탄압에 대해 수없이 많은 고발장이 특검에 접수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제외하면 손도 못 댔다. 이들 사건은 정치적 평가가 아닌 사법적 단죄가 필요하다. 특검은 수사 여력이 없다며 나중에 관계기관에 이첩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특검이 수사를 하지 않으면 대선 등 정치일정 때문에 유야무야 될 가능성이 크다. 박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려면 특검 수사를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특검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황 권한대행은 두말 하지 말고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정치적 술수를 부리며 훼방을 놓을 생각일랑은 당장 접어야 한다. 누구든 특검 수사 기간 연장에 어깃장을 놓는다면, 그가 바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황교안 총리는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특검의 조사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최순실은 물론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박채윤, 김기춘 전 비서실장,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마치 짠 것처럼 특검의 중립 훼손, 강압수사, 짜맞추기 수사를 주장하며 특검의 위상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월 3일에는 청와대 압수수색을 위해 출동한 특검이 결국 문턱도 못 넘고 5시간이나 대기하다가 철수했다. 나아가 청와대는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를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의 주장은 탄핵심판이 내려지지 않았고 대통령은 헌법 소추가 금지되므로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야말로 억지주장이며 적반하장이다.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대한 헌법 조문에는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규정만 있을 뿐, 체포 및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대한 규정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며 청와대 경호실, 의무실, 민정수석비서관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부속비서관실로 지극히 제한하여 명시하였다. 즉 특검이 압수수색 대상으로 명시한 청와대의 장소는 특검조사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곳이지 청와대의 주장처럼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가 아니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특검의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승인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청와대가 압수수색 거부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인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를 넓게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동법 제2항에는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의 헌법 위반 운운은 참으로 억지스러운 것이며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대국민 으름장에 다름 아니다.

이제 공은 황교안 총리로 넘어갔다. 특검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황 총리에게 청와대 압수수색에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오늘까지 공식 회신을 기다리겠다고 한다. 황 총리의 회신 여부 및 회신 내용에 따라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황 총리가 청와대의 억지주장에 손을 들어주거나 혹은 지금처럼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특검은 박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할 소지가 크며, 증거인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증거인멸 여부에 대한 확인도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그간 보수수구세력은 대규모 관제데모를 통한 강력한 도발은 물론,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을 부추기고 최순실과의 연관성 끊기 등 특검 흔들기에 집중해왔다. ‘반성’과 ‘인적청산’을 언급하며 전전긍긍하던 새누리당이 이제는 또다시 단골메뉴인 색깔공세를 펼치고 있다. 또한 노골적으로 황 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사실 이 모든 행태의 본질은 해방 이후 70년간 그들이 대한민국의 권력을 장악해온 방식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권력만을 탐하며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병들게 해온 적폐의 민낯을 드러낼 뿐이다.

황 총리는 자신이 맡은 직무가 무슨 완장 따위인 것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처럼 안보타령이나 하며 본인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꼼수는 즉각 걷어치우고 특검의 조사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조속한 대한민국의 갈등 치유와 빠른 정상화의 길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출렁이는 대권 전선, 진보는 무얼 하고 있나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난데없는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지형이 한 차례 출렁였다. 이재명 시장이 반 전 총장을 두고 설 지나면 집에 갈 것이라 굳이 드러내 말하지 않았더라도, 사실 많은 이들이 그의 중도하차를 비중 있게 예견하고 있었다. 매일같이 오르는 구설수와 이를 벗겨내기는커녕 되려 굳혀버린 해명은 지지자들조차 긴장케 했다. 더군다나 촛불민심과는 동떨어진 '변질' 발언에 이르러서는 그의 정체성까지 오리무중이 돼버렸다. 귀국하며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애매한 말로 통합을 강조했지만 20일 간 보여준 뒤죽박죽 행적으로 말미암아 설 민심은 더 이상 그에게 걸 기대가 없다는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위태하던 지지율 2위의 후보가 물러가니, 황당하게도 적폐 청산인 황교안 총리가 눈에 띄게 부상하는 모양새다. 대세에 들어섰다 자신해서인지 점잔을 빼는 문재인 진영이나 추격하는 잠룡들도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앞에 저마다 주판알을 굴리며 덧셈이 되길 바라는 눈치다. 문제는 존재감 없는 진보진영이다.

진보정당이라는 정의당은 바른정당이 생겨나면서 원내 5당으로 밀려났다. 이처럼 축소된 입지 탓인지 민중단체와의 연대연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보수야당과의 공동정부 쪽에 부쩍 관심을 키우고 있다. 거기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이래 진보정당의 전통적 슬로건일 법한 '노동자 대통령'은 이재명 시장이 가져가 버렸으니 의제의 선명성 경쟁에도 유리하지 않다. 심상정 대표 등이 나선 대선 경선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이 존재감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이 와중에 진보정치의 맏이가 되어야 할 민주노총 역시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노선을 둘러싼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주도하고 조합원이 중심에 서는 새로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추진하기로 천명했지만, 새 정당 건설 시기에는 첨예한 이견을 보였다. 정당으로의 단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진보 후보 선출과정의 논란도 난맥상이다. 정말로 이러다간 진보진영이 큰 집회 한두 번 여는 것으로 대선 투쟁을 다한 것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무엇보다 큰 우려는 촛불혁명의 성과가 고스란히 보수야당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보수정당의 후보군들끼리 서로 빅텐트니 스몰텐트니 하며 통합 담론을 주도하는 데 반해 진보진영은 이마저 조용한 신세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는 2월 7일 대선 정치전략안을 다루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역동하는 촛불과 광장의 민심이 그랬거니와, 권력교체기에 진보의 목소리를 키우지 않고서는 노동존중의 사회도, 참 민주주의의 실현과 자주통일도 요원한 것이었다. 단순히 대통령 하나 감옥에 보내자는 것이었다면 지금 칼춤을 추는 특검에 기대면 그만이다. 그러나 촛불혁명의 정신은 적폐 청산을 통한 새 사회, 새 정치의 시대를 건설하는 데 있다. 아무쪼록 대의원대회를 기점으로 진보의 불꽃같은 부활을 기대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극단적 반이민 정책의 트럼프와 황교안 대행의 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단적인 반이민정책이 현실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 위험을 이유로 이란과 이라크 등 무슬림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일시 중단 조치를 취했다. 후보 시절부터 ‘기행’이라 할 정도의 언행을 보였던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실제로 단행한 조치라는 점에서 앞으로 미국이란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대한반도 정책은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한마디로 몰상식한 조치다. 행정명령 적용 대상이 된 7개국은 9.11 테러 이후 미국 내에서 발생한 주요 테러와는 무관하다는 지적이 미국 안에서도 많이 나왔다. 근거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테러 혐의가 없는데도 특정 국가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근대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발상이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표방해 온 이른바 ‘다양성’이란 가치와도 정면으로 어긋난다.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계속 고수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강력한 입국 심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백악관도 이번 조치를 “안보를 위한 작은 대가”라고 표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외국인 입국자의 SNS 기록까지 조사하는 ‘사상검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미국적 가치’와 같은 명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직 자신의 기괴한 정치적 신념에 입각해 국내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트럼프 시대에 이번과 같은 몰상식하고 극단적인 행정명령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가상의 적’을 이민자로 맞췄지만 언제든 그 ‘적’은 북한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아직 한반도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사고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튈지 미지수다.

우리 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다. 돌출적 행동을 일 삼아 온 그가 고립주의와 실용주의적 태도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대 미국의 대외정책이 특정 대통령과 집권정당의 정책기조의 산물이라고만 보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오히려 자국 내의 여론에 편승해 더욱 극단적이고 대결적인 정책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합리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채 냉전 시대 사고에 머물러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화 통화로 ‘한미공조를 재확인’하는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이미 치명적인 위협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음모론과 대결의식에 찌든 박 대통령의 인식

박근혜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두고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인물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어쨌든 우발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의 황당한 음모론은 인터뷰에서 드러난 것처럼 아무런 근거도 없다. 그런 ‘느낌’이 든다는 수준의 것인데,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박 대통령은 음모론을 바탕에 깔아두고서 지난해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촛불시위를 허황된 이야기를 믿은 사람, 자신이 추진한 개혁에 반대한 세력, 체제 자체에 반대하는 세력의 결합으로 평가했다. 촛불로 표현된 민심을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대결의식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탄핵반대 시위에 대해서는 “눈 날리고 추운 날씨에 계속 나오는 걸 생각하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촛불시위에 대해 ‘반개혁 세력’으로 낙인을 찍은 것과는 정반대다. 박 대통령은 기억해야 할 자신의 선택의 첫머리에 통합진보당 해산을 뒀고,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애써왔다”고도 했다. 어떻게든 국민을 분열시켜 일방의 지도자로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붕괴 사태에 대해서도 “정당은 같은 신념과 가치관, 안보관, 역사관, 경제관을 공유하는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정치결사체”라며 “기본으로 돌아가 둥지가 튼튼해지면 대선 후보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훈수까지 뒀다. 새누리당을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낸 대목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정규재 주필의 질문도 수준 이하였다. 정 주필은 이번 사태의 몸통이라고 할 미르, K스포츠 재단의 실상에 대해서는 아예 묻지도 않았다. 삼성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 이미 특검 수사로 실체가 드러난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는 “몰랐다”는 변명만 듣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정 주필은 대신 현충원 참배나 누드그림, 굿이나 향정신성 의약품 같은 자극적이지만 주변적인 소재만으로 대부분의 인터뷰를 채웠다. 인터뷰의 양 당사자가 모두 진실을 밝히는 데는 아무 관심이 없었던 셈이다.
박 대통령이 인터뷰든 기자회견이든, 혹은 특검 수사나 헌재 출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다만 박 대통령이 입을 열수록 그가 결코 이 나라의 대통령 자격이 없음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번 인터뷰도 마찬가지였다.


[민중의소리 사설] 황교안 총리, 무슨 속셈으로 신년 기자회견까지 하나

황교안 국무총리가 23일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그동안 황 총리의 행보가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황 총리는 이런 지적을 귀담아듣기는커녕 아예 신년 기자회견까지 해버렸다. 전례 없는 회견이었지만, 그렇다고 의미 있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도 않다. ‘대통령 코스프레’라는 세간의 비아냥을 다시 한 번 입증할 뿐인 기자회견을 왜 열었는지 모르겠다.

황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상당 부분을 안보와 일자리 창출에 할애했다. 전향적인 정책이 나오리란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지만, 뻔한 이야기의 나열뿐이었다. 이전과 다른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다는 언급뿐이다. 눈에 띄는 것은, 철회하거나 최소한 다음 정부에서 논의해야 하는 사드 배치에 대한 완고한 고집이었다. 야당과 국민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단지 대통령의 권한을 최소한으로 대행할 뿐인 총리가, 사드 배치처럼 첨예한 논란을 벌이고 있는 사안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월권이다.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상투적인 수사만 남발했다. ‘희망의 길’을 열겠다지만 ‘지원하겠다’, ‘노력하겠다’는 하나 마나 한 말만 반복했다. 그런 가운데도 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만큼은 여전히 고집했다. 많은 비판을 받아온 박근혜 정권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만 확인시켜줬다.

늘 들어왔던 말을 반복하면서도 정작 해야 할 말은 하지 않았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현직 장관 신분으로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정작 기자회견에서는 이런 문제는 언급조차 없었다. 도리어 황 총리는 현재의 사태를 ‘국론 분열’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과 측근들의 헌정 파괴에 대한 들끓는 민심을 ‘극단적 대립’, ‘이분법적 사고’로 폄하한 것이다. 박 대통령과 측근들의 반헌법적 행각에 대한 국민의 상식적 비판이 황 총리에게는 ‘나라를 어지럽게 만드는 극단적인 흑백논리’란 얘기다. 모두가 잘못이라는 식의 어법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물타기’와 더불어, 박 대통령 두둔 여론을 공식화한다는 점에서는 부당한 선동이다. 이런 수준의 말을 황 총리가 논란이 적지 않은 기자회견이란 형식을 빌려 쏟아낸 저의가 의심스럽다.

황 총리가 최근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데 도취해 잊어버렸나 본데, 황 총리는 이미 한 차례 경질됐던 사람이다. 대통령의 직무정지 때문에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총리직을 유지하다가 권한대행까지 맡게 된 것뿐이다. 검찰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통합진보당 해산 등 종북몰이에 앞장선 그는 적폐 청산의 첫째 가는 대상이기도 하다. 정말로 대통령이라도 된 양 행세할 처지가 못 된다. 황 총리는 자신의 처지와 본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새누리당은 ‘촛불폄하, 종북몰이’ 김진태부터 청산하라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 청산은 예상대로 함량미달의 쇼에 그치고 있다. 인적 청산 그 자체라 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탄핵심판 뒤로 징계 판단을 미뤘다. 이한구, 현기환, 박희태, 이병석 등 전직 국회의원을 제명했을 뿐이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징계위에 회부됐지만 박 대통령을 빼놓은 친박 징계라 ‘앙꼬 없는 찐빵’일 뿐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을 실행하고 비호한 새누리당 안에서 인적 청산을 피해갈 이를 찾기는 힘들다. 그 중에서도 종북몰이의 대표주자라 할 김진태 의원은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 공안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언론과 국민이 박근혜 정권을 비판할 때마다 종북으로 몰며 겁박했다. 국민의 정당한 주장에 ‘빨간 칠’을 하고 입을 틀어막은 결과가 오늘의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가.

김 의원은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며 광장으로 나온 국민들을 조롱했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청소년에게 색깔론을 들이대며 배후를 캐라고 억지를 부렸다. 급기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축! 이재용 영장 기각”이라는 글을 올려 상심한 국민들에게 분노를 안겼다. 오죽하면 춘천시민들이 “김진태가 창피하다”며 주말을 반납하고 손수 버스를 대절해 서울에서 집회를 연다고 하겠는가.

정치적 신념에 따라 진보, 보수 등의 입장을 가질 수 있고 국민으로서 정치인도 표현의 자유는 있다. 그러나 국정이 붕괴된 초유의 위기에서 국가를 구하기 위해 한겨울 광장을 지키는 국민을 조롱하고 색깔론을 들이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다. 김 의원 스스로가 친박 핵심으로서 박근혜 대통령과 밀월하며 권력을 즐긴 장본인이기에 촛불과 국민을 향한 폭력적 언사는 더욱 용서받을 수 없다.

김 의원은 민주주의를 훼손한 중대범죄자로 전락한 선배 공안검사 김기춘을 보며 깨닫는 바가 없는가. 정치공작의 대부 김기춘이 단죄된들 그 후예들이 종북몰이를 계속 한다면 촛불 이후 무엇이 달라졌다 하겠는가. 새누리당은 인적 청산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김진태 의원부터 제명하고 다시는 종북몰이와 같은 후진적이고 폭력적인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공표해야 한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는 건 아니지만 줄도 안 긋고 수박이라고 우기는 것은 보고 있기 힘들다.


[민중의소리 사설] 헌법재판소의 청와대 커넥션 해명, 의혹만 더 키웠다

작년 12월 6일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틀 전에 미리 알고 회의에서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을 두고, 헌재가 해산 결과를 청와대에 유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헌법재판소는 11일 이러한 유출 의혹에 대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언론이 제기한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헌재는 고 김영한 수석의 2014년 12월 18일 업무일지에 ‘기각 인용 간에 파란예상’이란 문구를 근거로 이 당시 청와대에서 재판결과를 미리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단정지었다. 그러면서 하루 전인 12월 17일 업무일지에 적힌 ‘정당해산 확정’은 단지 청와대의 추론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헌재가 강조한 12월 18일자 업무일지에는 ‘후속조치’로 ‘국고보조금 환수 - 계좌압류 - 동결’ 등 진보당 해산을 기정사실화 하여 쓰여진 부분이 있다. 헌재는 이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날 업무일지에 확정적이지 않게 쓰여진 것은 의원직 상실 부분에 국한되었고, 이는 전날의 업무일지와 일맥상통하는데도 말이다.

헌재는 ‘기각 인용 간에 파란예상’이란 문구만 금지옥엽처럼 다루면서 이를 근거로 청와대가 진보당 해산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당해산 확정,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 지역구 의원 상실 이견(異見) - (헌재) 소장 의견 조율 중(금일). 조정 끝나면 19일, 22일 초반’이라는 12월 17일자 업무일지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단지 추론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김기춘 전 실장과 박한철 소장이 내통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청와대가 ‘헌재 재판관 사이에서 정당해산은 결론을 냈으나 지역구 의원직 상실은 이견이 있어서 박한철 소장이 조율 중’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었겠는가.

헌재는 헌재 역사상 처음으로 경위조사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를 벌였다고 강조하나 이 또한 부실 조사였음이 드러났다. 헌재는 재판관 등 관계자들의 통신조회기록, 청사 출입·방문기록 등을 토대로 자체조사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신기록은 1년치만 조회할 수 있는 것이어서 애시당초 2014년 12월의 통신조회는 하지도 않았음이 드러났다. 결국 청사 방문 기록을 보니 청와대 인사와 헌재 관계자들이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을 낸 것인데, 김기춘 전 실장이 헌법재판소까지 찾아와 박한철 소장을 만날 바보는 아니지 않은가.

헌재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서 청와대와 유착하였다는 의혹에 대해 이례적으로 조사위원회까지 꾸리면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옛말에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있는데, 헌재의 적극적인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키운 셈이 됐다. 헌재는 자신들이 밝히지 못한 의혹은 특검이 수사할 영역이라고 한 발 물러 섰으나 김기춘-박한철 컨넥션 의혹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했다. 헌재는 의혹만 더 키웠고, 이 부분에 대한 의혹 해소는 오롯이 특검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민중의소리 사설] 대통령 자격 없음을 드러낸 ‘7시간’ 답변서

10일 청와대가 20일만에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답변서는 오류와 모순투성이였다. 기존 진술과 공식발표 등의 앞뒤를 짜 맞추려다 오류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아주 기초적인 시간대도 맞지 않는 대목도 눈에 띄었다. 대통령 측은 15:35에 관저에서 미용사의 머리손질을 20분간 받았다고 하면서 15:42에 집무실에서 외교안보수석실 서면보고를 받았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지난주 윤전추 행정관의 “미용사 2명이 20분간 관저에서 머물렀다”는 진술과 앞뒤를 맞추려한 흔적이다. 헌법재판소가 “본인 기억을 되살려 다시 제출하라”며 퇴짜를 놓은 것은 당연하다.

오류와 거짓으로 가득 찬 답변서지만 그 자체를 그냥 사실로 받아들인다 해도 국민의 화를 돋우는 대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사고의 최초 인지시점이다. 당일 9시 19분 최초 방송 보도 이후 온 국민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때에 10시나 되어서야 관저에서 안보실로부터 첫 서면보고를 받았다는 답변이 대표적이다. 관저가 곧 집무실이라며 24시간 재택근무를 하는 시스템이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도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언제는 ‘여성대통령의 사생활’ 운운하더니 이제는 숙소인 관저가 집무실이라니 믿어줄 국민이 없다.

공식 답변서에 기초해도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 오후 3시다. 국민들은 TV와 라디오 뉴스속보에 눈과 귀를 대고 있던 시간들이었는데 모든 정보가 집중되는 청와대에서 사건 발생 6시간이 넘어서 심각성을 깨달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게다가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지 35분 뒤인 3시35분에 외부에서 미용사를 급히 불러 머리손질을 했다고 하니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그래놓고는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수습과 인명 구조,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였고 직무에 태만하였다는 비판을 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며 발뺌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응태도는 대통령으로서의 지위에 대한 자각이나 소명은 전혀 없다. 오직 피의자로서의 자기방어 논리만이 있을 뿐이다. 모든 권리와 권한을 동원해 시간을 끌며 피의자 신분에서 죄의 책임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런 태도로 인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할 필요성이 사라지고 엄중한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할 이유는 분명해졌다.


[민중의소리 사설] 박근혜 탄핵을 색깔론 청산의 계기로 삼아야

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는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핵심 증인 4명 중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을 포함한 3명이 불출석했다. 이로써 증언거부를 통한 지연전술이 박근혜 대통령 측의 대응전략임이 더욱 분명해졌다. 유일하게 증인으로 나온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도 “기억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날 있었던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변론은 더 파렴치하다.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는 모두변론에 나서서 “촛불 민심은 국민의 민의가 아니다”라며 탄핵사유를 부정했다. 서 변호사는 “다수결이 언론기사에 의해 부정확하고 부실한 자료로 증폭될 때 다수결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하며 “괴담과 유언비어가 남남갈등을 조장했다”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측의 변론대로라면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나도 민심이 아닌 것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이 거의 전부에 가까운 압도적 다수의 여론이라는 것은 지난 두 달 간 대다수 여론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확인됐다. 이것을 민의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순간 이 나라는 민주공화정이 아니게 된다.

박 대통령 측은 “촛불집회를 주도한 세력이 민주노총”이라거나 “이석기 석방 구호를 들고 거리행진을 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마지막에 들고 나오는 것은 결국 색깔론이다. 박근혜 정권은 4년 내내 색깔론, 종북몰이로 유지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정농단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이 색깔론을 한국정치에서 퇴출시켜야 할 때이다.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세력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민주노총이 그중 주요한 참가 단체 중 하나라 한들, 설사 가장 대표적인 참가 단체라 한들,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중요한 것은 집회 행사 준비 단체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얼마나 다수의 주권자가 동의하고 동참했는가이다.

이석기 석방 구호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박근혜 정권 4년 내내 지속된 색깔론 종북몰이의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내란음모사건이고 그 피해자가 이석기 전 의원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적폐 청산을 촛불혁명의 다음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조건에서 내란음모사건과 연이은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은 다시 공론의 장에서 다루어야할 핵심주제임이 분명하다. 집회 참가자 중에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유로 촛불민심이 국민의 민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궤변이고 억지이다.
따지고 보면 한국정치가 색깔론에 휘둘려 왔기 때문에 박근혜 정권이 탄생할 수 있었고 이제까지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탄핵은 색깔론 청산과 별개일 수 없다.


[민중의소리 사설]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수사 해야

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특검이 삼성과 청와대 사이의 부정한 거래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은 수백원의 재단출연금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청와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도왔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뇌물을 주고받은 정황이 확인되고 있는데다 삼성그룹이 이와 관련한 사내자료를 폐기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인위적인 합병을 추진해 삼성 권력 승계를 마무리 지었다.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찬성한 결과였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국민연금의 결정은 윗선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시인했고 결국 특검은 문 전 장관을 구속했다. 남은 것은 청와대가 지시했는가 여부다.

특검은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를 앞두고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삼성 측의 문화재단 후원 문제를 놓고 거래를 한 정황이 담긴 ‘대통령 말씀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작성한 이 말씀자료에는 “우리 정부 임기 안에 삼성의 후계 승계 문제가 해결되기 바란다” “삼성도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대가 이뤄진 며칠 후 삼성은 정유라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최순실이 세운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와 맺었다.

이 부당한 거래를 통해 명백한 이득을 챙긴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이다.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이 챙긴 부당이득 3조원을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피 같은 돈을 모아 만든 국민연금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혀가면서 얻은 부당이득인데다 청와대와 측근에 뇌물을 주고 얻은 이익이다. 그가 직접 주지 않았다고 해도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 가능하다. 이미 특검도 이를 염두에 두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내 경영권과 지위를 이용해 증거인멸과 사실관계 조작에 나설 가능성은 농후하다. 삼성물산이 직원들에게 정보보호를 이유로 관련 자료 일체를 폐기토록 지시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부회장에게 죄를 묻고 그를 구속하는 것은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수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그를 구속하지 못하고 단죄하지 못한다면 이번 박근혜 게이트 수사는 반쪽짜리가 될 것이다. 돈을 받은 권력자를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릴 수 있어도 돈을 주고 권력을 주무른 재벌은 여전히 이 사회의 지배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지금껏 검찰은 권력의 눈치도 보아왔지만 이른바 ‘삼성장학생’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삼성 일가에 대한 수사에 무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특검은 권력의 눈치도, 삼성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국민은 특검에 묻고 있다.


[민중의소리 사설] 신당 차려놓고 박정희식 반공보수 내세우는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의 비주류 의원 29명이 탈당과 함께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최근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가치를 목숨처럼 지키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따뜻한 공동체를 실현할 새로운 보수정당을 세워 가겠다”고 밝혔다.

신당이 내세운 가치가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유 의원 등이 일부 인터뷰에서 밝힌 실용적인 경제정책과 원칙적인 안보 정책 정도의 혼합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짐작이다. 일각에서 ‘서민보수’를 표방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라면 그것은 보수도 아닌 그저 잡탕일 뿐이다.

어느 나라나 정치권의 우파 블럭은 나름의 일관성을 갖기 마련이다. 이런 일관성은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서민보수’와 같은 간판이 성립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경제상황에 따라 약간의 정책 혼합은 가능할 수 있으며, 이를 두고 실용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신당이 만약 실용적인 정책 혼합을 추구하고 있다면 무엇에서 박근혜 정부의 그것과 다른지, 새누리당의 기존 노선과 어떻게 다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않고 그저 ‘우린 다르다’식이라면 그야말로 화장만 고치는 격이 될 뿐이다.

안보 정책으로 가면 더욱 황당하다. 유 의원은 사드 배치와 한미일 동맹을 예로 들면서 기존의 친미적 입장, 반북적 입장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러나 친미나 반북이 무슨 보수의 이념이나 노선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식이라면 북방정책을 시작한 노태우 정부나, 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했던 김영삼 정부도 이들 시각에는 ‘종북’이나 ‘용공’쯤이 될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신당의 멤버들이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애썼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편지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부터 밝혀야 마땅하다. 신당의 대표격인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밑도 끝도 없는 NLL대화록을 들고나와 상대 후보에게 색깔론을 덮어씌우기 바빴었다. 이런 인사들이 모여 확고한 안보 정책 따위를 입에 올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기껏해야 다가오는 대선에서 또 한 번 종북놀음을 펼쳐보겠다는 꿍꿍이일 것이다.

경제정책은 잡탕으로 만들면서 오직 반북과 반공을 반대파에 대한 탄압의 수단으로 삼았던 게 바로 박정희 정권 시절의 정치였다. 이제 박근혜 ‘패거리’에서 벗어나겠다며 신당을 차린 정치인들이 기껏 내세운 게 박정희식 반공보수라니 한심한 일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적폐청산 제1과제는 청와대 주도 공작정치 척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적폐청산’ 논의가 한창이다. 적폐(積弊)라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어려운 한자어가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들 속에도 아주 빨리 퍼져나간 것은 분명 신기한 일이다.
적폐라는 말을 대중화시킨 사람은 박근혜대통령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그동안 쌓여온 모든 적폐를 도려내겠다”고 엄포한 데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본인은 이말을 ‘산하 공무원 기강잡기’ 수준으로 사용했는지 모르지만 2년이 조금 지난 지금 국민들은 ‘적폐의 몸통은 박근혜고 적폐의 본산은 청와대라는 인식이 확고해졌다. 국민들이 박근혜가 내뱉은 경멸적 언어들을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적폐청산이라는 말은 항쟁을 이끌었던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안에서 가장 적극적이다. 퇴진행동은 산하에 적폐청산특별위까지 만들고 주말촛불집회에 박근혜즉각퇴진과 동등하게 이름을 달만큼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한사람 퇴진한다고 그들이 쌓아놓은 병든 사회의 폐단이 일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국민들 속에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는 방증이다.

적폐청산의 제1과제는 청와대 주도 공작정치다. 공작정치에 익숙한 박근혜의 청와대는 비판적 언론인과 지식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들의 뒤를 캐서 망신을 주는 일을 주요 업무로 삼았다. 눈엣가시같은 저항세력에게는 종북의 올가미를 씌워 국민들 속에서 손가락질받게한 뒤, 없는 죄도 뒤집어씌워 감옥에 보내거나 사회와 격리시켰다. 비리와 부패혐의가 드러나면 하부를 쳐내고 ‘찌라시’라며 없던 일로 만들었다. 어버이연합 등 극우단체를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관제데모를 지휘하기도 했다. 출세에 눈이 먼 대학교수들을 특정언론에 투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런 것이 김기춘과 우병우가 저지른 공작정치고 이런 내용들이 낱낱이 드러난 증거자료가 바로 고 김영한 비망록(청와대 업무일지)이다.

언론노조, 전교조, 민변, 이정희 전 대표가 연이어 특검에 고 김영한 비망록을 수사해달라며 고소고발을 제기하고 있다. 각각 언론장악, 전교조 탄압, 민변 소속 변호사에 대한 징계 지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 대한 헌법재판소장과의 내통관계 등 부당한 공권력 남용으로 인한 피해사실을 호소하고 있다. 특검이 김기춘의 직권남용혐의를 파헤치기로 했으니 함께 꼭 수사해달라는 것이다.

박영수 특검 수사진이 이들의 고소장을 주의깊게 봐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와대 주도 공작정치를 수사대상에 올려놔야 비로소 언론장악도 세월호 진실은폐도 전교조 법외노조화도 통합진보당강제해산의 진실도 드러날 것이다. 무엇보다 김기춘,우병우의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사실들이 터져 나올 것이다.

완벽한 진상규명은 기본이다. 철저하게 단죄되지 않는 잘못은 반복된다. 박영수 특검은 물론이고 야3당은 적폐청산 제1과제로 청와대주도 공작정치-고 김영한 청와대 업무일지-에 대한 진상조사활동에 집중해야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국민에게 전쟁 선포한 박 대통령의 답변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정식으로 도전장을 제출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국회의 탄핵 소추는 위헌적 처사이며, 소추 사유는 사실이 아니며,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잘못한 것이 없으므로 절대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탄핵 위기에 몰리자 3차 대국민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며 부결을 획책했다가 막상 국회가 탄핵을 결정하자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본심을 다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의 답변서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처참하다. ‘무분별하게 남발된 언론의 폭로성 의혹 제기 기사’에 국민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시국 인식은 국민들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찬바람 맞으며 거리로 나섰던 수백만 국민에게 최소한의 미안한 마음조차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최순실과의 관계를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대통령의 저녁 식사에 초대될 정도로 가까운 지인)으로 비유한 것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처음에는 “청와대 조직 체계가 정비될 때까지 일부 연설문과 홍보물 표현 등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가,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가, 이제 와서 ‘키친 캐비닛’이라고 우긴다. 미국의 ‘키친 캐비닛’이란 대통령과 사적 이해로 얽혀있지 않으면서 여론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사람이지 최순실처럼 사적 이익을 위해서 온갖 악행을 일삼는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다.

국민을 우롱하는 답변서의 백미는 세월호 문제다. “세월호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정상 근무하면서 유관기관 등을 통해 피해자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고 대규모 인명 피해 정황이 드러나자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나가 현장 지휘를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말로 절망을 안겨준 사람이 최선을 다했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5천만 국민이 촛불을 들어도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김종필씨의 예언은 현실이 되었다. 박 대통령은 박사모를 동원해서 진영 대결로 몰아가고,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듯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압력을 가하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이는 심각한 오판이다.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이미 ‘박근혜’라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다. 공약 파기나 측근 비리에 대한 분노가 아니다. 프로포폴, 비아그라, 백옥주사, 심지어 변기 교체까지 대통령의 인격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한 청문회를 지켜보며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국민들은 지난 주말에도 대규모로 촛불을 밝혔다. 국회가 민심을 받들어 탄핵을 했으니 자숙하며 더 이상 추운 겨울날 국민들 고생시키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기대마저 사라졌다. 촛불은 더 크게 타오를 것이고, 횃불로 발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었다. 대통령이 이기든, 국민이 이기든, 둘 중 하나가 이겨야 끝나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누가 이겨야 하는가? 답은 정해져있다. 파렴치한 박 대통령의 말로는 더욱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박 대통령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탄핵심판 앞둔 헌재에 묻는다

헌법재판소가 12일 재판관회의를 열어 ‘탄핵심판 TF’를 구성하고 다음 주 중 변론준비를 전담할 수명재판관을 지정하기로 했다. 또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선별 심리를 하지 않고 모든 사유를 판단하기로 했다. 이로써 헌재는 탄핵심판과 관련한 준비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아 나가게 된다.

앞으로 일정이 진행될 수록 국민의 이목이 헌재로 집중될 터이다. 하지만 탄핵심판에 착수하기 전부터 헌재가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으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헌재의 유착 관계가 드러났다. 선고 기일이 미리 새나가는 하면, 심리 과정의 쟁점과 결정까지 미리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었다. 재판 관련 정보가 누설된 것이다. 심지어 한참 변론이 진행 중이던 2014년 10월에 김 전 실장이 ‘연내 선고’를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실제로 헌재는 그 해 12월 19일, 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 김 전 실장과 헌재가 내통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헌법 수호 최후의 보루여야 할 헌재가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행위의 공범이었던 셈이다.

김 전 실장과 헌재의 커넥션이 앞으로 국회의 국정조사나 특별검사를 통해 밝혀져야 함은 물론이다. 청와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했다면 박한철 소장이든 누구든, 진상을 엄중히 밝혀야 한다. 처벌받을 행위를 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져야 한다. 이와 별도로 독립성에 치명적 흠집이 난 헌재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과연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첫 재판관회의에서 소추 사유 전부를 심리하기로 결정해 이러한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직권으로 선별해 심리할 수는 없다는 게 헌재 측의 설명인데, 이런 결정이 누구에게 유리한지는 분명하다. 조속한 탄핵 결정이라는 국민의 바람과는 동떨어진 판단이다.

헌재에게 주어진 책임은, 박 대통령 퇴진이라는 국민적 명령을 사법적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헌재의 독립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다. 삼권분립의 취지는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상호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루고 독재를 막으려는 데 있다. 궁극적인 목적도 헌법이 밝힌 국민주권주의의 온전한 실현이다. 헌재가 주권자 위에 서 있는 게 아니라면,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압도적 민심과 탄핵심판이 무관할 수 없다. 아직 많은 국민들이 헌재가 이런 사명을 제대로 이행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내릴 결정이 자신의 명운과 존립을 규정한다는 사실을 9명의 재판관들은 명심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세월호-재벌-검찰 개혁 과제 떠맡은 박영수 특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해 온 검찰특별수사본부가 11일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특검에 바통을 넘겨줬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을 본부장을 한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사건 수사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청와대의 직간접적인 압박을 극복하면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선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고, 이미 민심의 버림을 받은 정권에 대해 날을 세워왔던 과거의 관행을 반복했다는 아픈 평가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이나, 재벌과의 유착관계를 명백하게 단죄하지 못한 점이다. 검찰 출신이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비위에 대해서 지나치게 몸을 사린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핵심 쟁점에서 검찰이 숙제를 다 하지 않고 특검에 공을 넘긴 것은 잘못이다.

이제 남은 과제를 푸는 것은 특검의 몫이 됐다. 어느 하나 만만치 않은 과제다.
우선 세월호 7시간 문제는 국민 모두의 가슴에 맺힌 한을 푸는 문제다.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한 차례의 대면보고도 받지 않았다. 이것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불거진 의혹들은 차마 입에 올리기도 참담할 정도다. 특검은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의 행적을 낱낱히 밝혀 단죄할 것은 단죄하고, 해소할 것은 해소해야 한다.

대기업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낸 돈, 최씨 일가를 위해 쓴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사건 내내 재벌들은 청와대의 강요에 못 이겨 돈을 낸 피해자 행세를 해 왔다. 재벌 총수들은 국회청문회에서도 그저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신들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과거의 대형 사건에서도 그러했던 것처럼 재벌과 권력은 쌍방의 필요에 의해 유착해왔다. 특검의 적극적이고 용의주도한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도 중요하다. 두 사람은 현 정권의 핵심 실세로 최씨 등의 전횡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최씨 등의 전횡에 올라타 오히려 충복 노릇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검찰이 이 두 사람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것은 검찰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특검은 이 문제에서도 단호해야 마땅하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것과 재벌개혁, 검찰개혁의 초석을 다지는 문제는 모두 우리 사회의 내일을 좌우한다. 촛불 민심은 단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에만 분노한 것이 아니다. 돈이면 다 되고, 권력이면 다 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박영수 특검은 이번 특검이 우리 사회가 ‘헬조선’에서 탈피하는 첫 걸음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사설] 탄핵은 시작이다

오늘 국회는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한다. 부정한 권력을 심판하는 역사적인 표결이다. 그러나 국회 표결과 상관없이 대통령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됐다. 국민은 자신의 뜻을 100만이 되고 200만이 된 촛불을 통해 너무나 생생하게 드러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탄핵 여론으로 일절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탄핵을 명령했다. 진짜 역사적인 심판은 벌써 광장에서 내려졌고, 박근혜라는 인물은 이미 대통령의 자격을 잃었다. 오늘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주권자인 국민이 결정한 일을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행위일 뿐이다.

부정한 권력을 심판하는 이 날이 오게 된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국민의 힘 때문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지난 4년 동안 저항의 싹만 보여도 짓밟았고 반대파의 기미만 보여도 찍어냈다. 내란음모사건을 일으키고, 통합진보당을 해산하고, 채동욱을 찍어내고, 한상균을 잡아 가뒀다. 한편에서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공들여 언론을 길들였다. 비선실세라 불린 몇몇 패거리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왕국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탄탄해 보였다.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뒤집은 것이 촛불항쟁이다. 독재 권력이 정치판은 휘어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2016년 겨울, 우리는 또 한 번의 위대한 항쟁을 체험하고 있다.
위기에 몰린 대통령은 끊임없이 빠져나갈 길을 찾으며 가식과 기만을 반복했다. 일말의 뉘우침도 없이 담화를 반복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정치권에 혼란을 부추겨서 행여 탄핵을 비켜갈 수 있을까 몸부림 친 것에 불과했다. 야당이 흔들리고 비박이 동요할 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탄핵국면을 이끌고 온 것도 촛불민심이었다.

오늘이 그날이다. 만약 국회가 국민이 명령한 탄핵마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국회에 대한 심판이 시작될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분노가 국회를 향할 것이며, 국민의 명령을 거역한 자들을 끝까지 찾아내서 심판할 것이다. 촛불은 횃불이 될 것이고, 이번에는 여의도를 뒤덮을 것이다.

오늘이 시작이다. 박근혜 정권 4년 동안 나라는 쑥대밭이 됐다. 세월호는 아직 바다 속에 있고, 억울한 죽음은 위로 받지 못했다. 치욕적인 위안부협상으로 피해자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았고, 촛불이 타오르던 그 순간에도 박근혜 정권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 국정농단을 알고도 눈감으며 권력의 단맛을 향유했던 부역자들은 아직까지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옳은 말을 하던 사람들은 갇히고 쫓겨났다. 그렇기 때문에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민주, 민생이 초토화된 박근혜 정권 4년을 되돌리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감춰진 것을 드러내야 하고, 국정농단의 범죄자들을 남김없이 잡아들여야 한다. 나라가 이지경이 되도록 사리사욕만 챙긴 정권과 집권당의 부역자들을 처벌하고, 정적으로 몰려 탄압당한 억울한 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 민심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정책 모두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오늘은 그 대장정의 막이 오르는 날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헌재까지 쥐락펴락 하며 진보당 해산시킨 김기춘 실장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얼마 전 공개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헌법재판소에 해산 결정을 지시하는 등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뚜렷이 드러났다. 헌재까지 청와대의 수중에 들어가 있던 셈이니 헌법이 정한 삼권분립마저 흔드는 엄청난 사건이다. 결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공개된 비망록을 보면 김 실장이 진보당 해산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정당해산심판의 변론이 한창이던 2014년 10월에 이미 ‘연내 선고’를 언급했다. 이 때만 해도 이석기 의원 사건을 맡은 2심 재판부가 내란음모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RO의 실체를 부정해 헌재가 조기에 선고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박한철 소장이 연내에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이 헌재를 압박하며 연내 선고를 지시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헌재의 결론은 물론 재판관들 사이의 쟁점과 이견까지도 김 실장이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헌재 재판관 외에는 누구도 알지 못한 일들을 어떻게 손금 보듯 훤히 알고 있었는가. 김 실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재판관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선고 전에 국고보조금 환수나 지방의원 자격 상실 문제 등의 후속조치까지 지시했다. 결국 김 실장은 헌재를 사실상 장악하다시피 하며 진보당 해산을 주도한 것이다.

김 전 수석의 비망록을 보면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가 진보당 해산에 얼마나 혈안이 돼 있었는지 분명히 드러난다. 비망록의 다른 메모에서 드러난 것처럼 언론 통제와 극우단체까지 동원해 여론몰이를 했다. ‘새누리 반박 준비’라는 글귀에서 나타나듯, 당시 152석을 가진 집권여당조차 청와대의 동원 대상일 뿐이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보좌해야 할 청와대가 정치보복과 공작의 진원지 노릇을 하고 있었다.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세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데 골몰했다. 마치 보스의 명령이 내려지면 잔악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 조폭 빰치는 행태다.

민주공화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추악하고 반헌법적인 행각을 총괄 지휘한 사람이 김 실장이란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런 사람을 단죄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를 어찌 민주주의 체제라 부를 수 있겠는가. 헌재 박 소장도 공범이다. 평의 현황을 누설하며 정권 입맛에 맞는 결정을 해 헌재의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한 박 소장에게도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곧 본격 가동될 특검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다뤄 김 실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야당도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를 두고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국정조사 등을 통해 헌정질서를 뒤흔든 중대범죄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범죄자’ 대통령을 탄핵하지 말자는 자들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2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겠다는 야권의 구상이 일단 좌절됐다. 야3당 사이의 여러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늦추어진 건 이른바 새누리당의 ‘비주류’가 변심했기 때문이다. 한 때 탄핵에 가장 앞장설 것처럼 보였던 새누리당의 비박계는 박 대통령의 세번째 대국민담화가 나오자 입장을 뒤집어 ‘질서 있는 퇴진론’에 힘을 실었다.
비주류의 변심에 힘을 얻은 새누리당의 친박계 지도부는 4월 퇴진과 6월 대선을 당론으로까지 확정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당론 채택이 “국민에게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일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이라며 야당에게 성의있는 협상을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에게는 정치적 일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문제, 그러니까 언제 대선을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자’ 대통령이 언제 자리에서 내려와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느냐다. 새누리당의 당론은 이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오직 어떻게 권력을 나누어 먹느냐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수장쯤이라고 할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이 안 그만둔다고 하면 탄핵이 되는 거지만 그만둔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탄핵할 수 있느냐”고도 했다. 김 전 대표에게는 탄핵이 그저 정치일정을 앞당기는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우리 헌법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공직자를 탄핵하라고 선언하고 있음을 모르는 듯 하다. 국회의 탄핵은 헌법상 불소추특권을 가진 대통령에 대한 유일한 단죄 방법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자진해서 그만둔다고 했으니 탄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발상이라면 대통령 앞에 가서 제발 사퇴해 달라고 ‘읍소’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실제 이른바 비박계가 이번 사태에서 취해온 태도가 그런 것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변심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박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좌고우면할 필요는 없다. 범죄자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그 성공과 실패를 미리 따질 이유가 없는 일이다. 마치 동네의 폭력배가 힘이 세다고 그를 못 본 척하는 게 정의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설령 표결에서 가결 정족수를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탄핵의 정당성은 차고 넘친다. 국회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며, 이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끝끝내 탄핵을 가로막고 박 대통령을 보호한다면 그 대가를 치르면 된다. 국민은 매서운 눈으로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


[민중의소리 사설] 지금처럼 하면 새누리당은 촛불에 타 죽을 것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새누리당의 행태가 기가 막히다. 탄핵 절차 진행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고 대통령이 국회에 맡긴 사퇴문제를 여야협상으로 풀어야한다는 것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이 해달라 했으면 국회가 하면 되는 것”이라며 사퇴시한 등의 협상이 국회의 의무라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 어제까지 탄핵안 가결에 두 팔 걷어 붙였던 비박계들도 “어쨌든 박 대통령의 입장과 기준에 따라 여야가 협상에 최선을 다하길 바라고, 협상의 결과물을 내놓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대통령의 제안수용을 야당에 촉구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통령 탄핵을 막아보자고 내놓은 주장들을 보면 기묘하기 짝이 없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어제 대통령이 즉각 하야를 발표했더라면 우리는 내년 1월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런 벼락치기 대선을 우리 정치권이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된 경선도 선거운동도 할 수 없어 검증과정이 부실해진다는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주 이에 대해 “차기 정부의 정당성 문제, 국가적 불행”이라고까지 표현한 바 있다. 범죄자 대통령을 끌어내리지 못하는 이유로 차기 정부의 정당성 문제를 들고 나왔으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퇴진이 더 늦어진다는 주장도 펼친다고 한다. 2011년 개정된 헌재법 51조에 따라 최순실 등의 형사소송 결과를 보기 위해 탄핵심판절차를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중지할 수도 있기 때문에, 탄핵안이 가결되면 오히려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게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니 탄핵발의를 중단하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어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함께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협박 반 읍소 반인 이런 말들을 야당이 수용할리 없다.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와 이후에 나온 여당의 논리는 전날 서청원 의원 등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들의 제안에 터 잡고 있다. 전직 국회의장까지 포함된 이들의 주장은 더 기가 막히다. “탄핵절차에 들어가면 국론분열로 무정부상태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국회가 도와야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심지어 탄핵이나 하야가 조기에 이뤄지면 내년 1월부터 대선준비에 돌입해서 개헌동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주장까지 공공연하게 펼치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가 드러나기 전까지 국회 내 개헌추진파는 200명을 넘었기 때문에 여야를 넘어 상당한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듯하다. 이 와중에 대통령의 조기퇴진약속을 기회삼아 개헌 논의에 불을 지펴 개헌 대 호헌의 세력 재편을 통한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한 궁리까지 짜고 있다니 사악함의 정도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온갖가지 헌법적 의무 위반과 범죄행위의 실질적 공범이고 최대 부역자집단이다. 새누리당 없는 박근혜 대통령은 존재할 수도 없다. 지난 18년 동안의 정치인으로서의 삶 역시 새누리당을 빼고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박 대통령이 퇴진을 약속했다면 새누리당은 자진 해산을 약속해야 맞지 온갖 요설로 탄핵을 막아 나서고 그를 통해 무슨 이익을 취하려는 태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청와대 앞에서 피어오른 백만촛불이 강을 건너 새누리당 앞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백만 촛불에 타서 다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을 피할 방법은 오직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공범과 부역자 처벌에 순순히 협조하는 길 뿐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국민의 뜻은 조건없는 즉각 퇴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입을 열었다. 지난 2차 대국민담화 이후 25일만이다. 그 25일간 광화문 광장에서 매번 1백만명이 훨씬 넘는 국민들이 모여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마침내 입을 연 대통령의 대답은 자신은 아무 잘못한 것이 없고, 국회가 퇴진 ‘로드맵’을 만들어주면 따르겠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자신에게 무슨 권위와 권한이 남아 있는 줄 아는 모양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를 한 18년 동안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면서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라고 발뺌을 했다. 대신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이 말은 이미 검찰 수사와 언론보도에서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진 것들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과 공모하여 자신의 수하를 동원해 온갖 범죄를 저질렀다. 그런데도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니, 주변에 온통 범죄자들만 모아놓고 국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말인가?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검찰이 제시한 시한까지 끝내 조사에도 응하지 않았다. 헌법이 정한 불소추 특권의 뒤에 숨어 거짓말만 벌써 세번째 꺼내놓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임기 단축형 개헌을 고려한 말이라고 본다. 당장 야당과 새누리당 비주류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탄핵을 모면하고, 개헌 논의를 열어 쟁점을 흩뜨리겠다는 발상이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국민의 뜻은 간결하다. 지금 당장 퇴진하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말한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은 대통령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 박 대통령의 임기 내내 국정은 혼란했고, 늘 공백이었다. 안정된 정권 이양을 말할 자격이 박 대통령에게는 없다.

물론 박 대통령이 자신의 입으로 내놓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의 의미는 작지 않다. 그러나 우리 국민에게는 1987년 6.29선언에서 배운 교훈이 있다. 당시 전두환 독재 정권은 직선제를 수용하면서 야권의 분열을 유도했고, 결국 그 해 말 대선에서 군사독재 연장에 성공했다. 6.29의 교훈은 우리에게 박 대통령이 이날 하야를 거론하면서 숨겨둔 공작적 발상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11월 내내 거리를 밝힌 촛불항쟁은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박근혜 정권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퇴진과 그 ‘부역자’들의 청산에 이를 때까지 항쟁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민중의소리 사설] 끝까지 억지 쓰는 뻔뻔스러운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또 거부했다. 박 대통령이 이달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라고 했지만 결국 거짓말이었다. 기가 찰 노릇이다.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리도 뻔뻔스러운가.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28일 오후 기자들에게 “검찰이 요청한 29일 대면조사에는 협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 방안 마련 및 내일까지 추천될 특검 후보 중에서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한마디로 '시국 수습 때문에 바빠서' 조사를 못 받겠다는 것이다. 누구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는지는 안중에도 없는 태도다. 유일한 시국 수습책은 하야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약속한 검찰 조사를 거부한다는 것은 망발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검 임명을 이유로 내건 것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인사 검증을 할 일도 아니고, 야당이 추천한 2인 중 한 명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어떻게 이것이 사유가 되나.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최소한의 지각과 양심이 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들이다.

돌이켜보면 이번 사태에서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거짓으로 일관해왔다. 울먹이며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때는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뒤 변호사를 선임한 뒤에는 기록 검토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조사를 차일피일 미뤘다. 검찰이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하자 ‘환상의 집, 사상누각’이니 하며 이를 거칠게 비난했다. 그 뒤 아무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다. 검찰 수사 시한이 다가오자 조사를 거부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어떻게든 검찰 수사를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항간에 박 대통령이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란 말을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청와대는 이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박 대통령의 지금 상태가 딱 그 꼴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 거부가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국민의 바람이 무엇이든, 나라가 어떻게 되든 자기 발로는 권력에서 내려올 생각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이런 대통령을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 검찰은 국기 문란 사건의 피의자인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지금이라도 청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본심이 확인된만큼 국회는 탄핵 절차를 서둘러 밟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은 더 크게 타올라야 한다. 검찰 조사 거부에서 보듯 박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나는 마지막까지 또 어떤 술수를 부리고 억지를 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다.


[민중의소리 사설] 우병우, 김기춘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

대한민국은 과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가? 190만이 넘는 국민들이 모여 퇴진을 요구해도 버티기로 일관하는 대통령, 팔짱 끼고 거만하게 앉아 검찰 수사에 임하는 민정수석, 모든 걸 잡아떼기로 일관하는 대통령 비서실장. 대한민국의 현직 최고 권력자였고 지금도 권력의 막후에서 함구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우리는 이 질문을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묻는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의 40년이 넘는 친분이 결국 대한민국 국가시스템을 망가뜨린 주범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과 측근 실세들의 무능과 무책임, 후안무치한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국정농단과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묻고 있다. 다시는 이런 참담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27일 차은택 씨의 변호인은 최순실 씨의 소개로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기춘 전 실장과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정성근 당시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김 전 차관도 앞서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씨를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그간 '최씨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해온 것에 대해 반대 정황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사실 대통령 주변의 모든 업무를 보좌·관장하는 비서실장이 최씨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간의 중론이었다. 김 전 실장이 차후 수사에 대비해 '무혐의'를 주장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전혀 몰랐다'는 '무능'을 주장하는 쪽으로 법적·전략적 판단을 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우병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담당 경찰관 회유, K스포츠재단에 롯데그룹 관련 수사정보 유출, 처가 땅 의혹 등 각종 비리와 권력 남용 실상이 드러났음에도 특별수사팀 구성 75일 만에 검찰에 출두했다. 그러나 출두 당일의 안하무인식 행태, 담당 검찰의 쩔쩔매는 모습은 검찰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우병우 사단’의 실체를 실감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공분과 탄식을 자아낸 바 있다.

야당은 29일까지 '최순실 특검팀'을 이끌 특검후보 2명을 추천해야 하며 박 대통령은 늦어도 12월2일까지는 특검 1명을 임명해야 한다. 민심은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우스꽝스러운 특검구조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거부하고 버티는 이유를 다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특검이 시작되기 전까지 수사에 총력을 기울인 다음 관련 자료를 모두 특검에 인계하겠다고 한다.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광고감독 차은택이나 안종범, 정호성 등 청와대 비서관들보다 훨씬 고위급 거물들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조력했거나 최소한 묵인·방조함으로써 민주주의국가의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사적 이득을 취했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결국 현 정권 최고위급 참모를 지냈던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어디까지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단군 이래 최대의 국정 농단이라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갖는 무게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수석을 즉각 구속·수사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체적인 조사의 전제이며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