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정세- 견해와 의견


(편주: 여기에 모은 글들은 범민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민플러스 사설] 미국이 할 일은 내정간섭이 아니라 대북제재 해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가 ‘5.24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그들(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대북제재 해제를)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They won't do that without our approval. 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 발언은 같은 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5.24조치 해제를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발언한 직후에 나왔다.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승인’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강력하게 제동을 건 것이다.

‘approval(승인)’이란 표현은 주권국가 사이 외교에서는 결코 쓸 수 없는 일방적 표현이다. 더욱이 5.24조치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관계없는 한국의 독자적 제재로 그 해제를 결정하는데 누구의 승인 따위는 필요 없다. 트럼프의 ‘승인’ 운운하는 발언은 한국을 미국의 속국으로 여기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망발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트럼프의 이 발언이 단순한 외교적 망발을 넘어 우리 민족의 평화와 공동번영, 자주통일을 위한 노력에 제동을 거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는 데 있다. 잘 아는 것처럼 9월 평양선언은 군사적 적대관계의 근본적 해소, 올해 안 철도와 도로 건설 착수,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정상화,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등을 담고 있다.
5.24조치 해제는 9월 평양선언 이행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차적인 조치이다. 따라서 5.24조치 해제에 승인 운운하는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상 평양선언 이행을 하지마라는 노골적인 내정간섭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 평양선언 부속합의서인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고 하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이다. 남북 사이에 군사적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평화를 이루겠다는 것조차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단 말인가?

미국이 해야 할 일은 5.24조치 해제에 제동을 거는 게 아니라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말한 것처럼 오바마 등 미국의 지난 정권은 대북정책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그 이유는 실효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조선)으로 하여금 핵무장의 필요성만을 절감하게 만든 대북제재와 군사적 위협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정부는 비핵화 완성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핵무장을 막지도 못한 대북제재를 가지고 이미 무장한 핵을 없앨 수 있겠는가? 적대와 압박, 봉쇄 속에 열리는 협상에서 그 무슨 신뢰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신뢰에 기반하지 않고 어찌 평화를 이룰 수 있겠는가? 한반도의 비핵화는 오직 북미 적대관계의 해소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대북제재와 압박은 이를 지체시키거나 어렵게 할 뿐이라는 것은 6.12정상회담 이후 정세가 잘 말해주고 있다.

북한(조선)은 이미 핵시험장 폐쇄, 미사일 시험발사장 해체, 미군 유해 송환 등 적대적 위협을 중단하고 신뢰를 조성하기 위한 선행조치를 취했다. 영변핵시설 폐쇄와 핵시험장과 미사일발사장에 대한 사찰수용 용의도 표명했다.
또 남과 북은 이미 평양선언을 통해 종전을 선언하고 군사적 대결과 긴장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평화의 장정에 나섰다. 그리고 그동안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남북의 철도를 연결해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려 한다.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을 향해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 민족과 국제사회가 한결같이 제재와 압박을 통한 비핵화와 아니라 적대의 해소, 신뢰와 평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의 길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미국이 화답할 차례이다. 트럼프 정권은 더 늦기 전에 선택해야 한다. 제제와 압박, 대결의 길이냐, 아니면 평화적 대전환의 길이냐?

[민플러스 사설] 천지개벽! 남북이 힘을 모아 함께 사는 길을 열고 있다

천지개벽이다. 남북정상이 파격적으로 사흘간 9차례 17시간을 같이하며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논한 것도 처음이지만, 남쪽 대통령이 15만 북쪽 인민 앞에서 공개연설을 하고, 남북정상이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올라 민족의 하나됨을 보여준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정녕 ‘역사에 길이 남을 화폭’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는 감동적 연설은 비단 북쪽 동포만이 아닌 남과 해외에 있는 우리민족 모두에게 왜 통일이 돼야 하고 통일을 이뤄야만 하는지에 명징한 답변이었다. 평양공동선언은 바로 그 통일을 실현해 나가는 이정표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평양공동선언’의 가장 큰 의의는 ‘판문점 선언’이 제시한 민족자주, 민족자결 원칙에 의거한 통일 실현을 명확한 목표로 재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즉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의 귀결은 온 겨레의 여망인 통일 실현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를 문재인 대통령은 15만 북측 인민 앞에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 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약속”했다고 확인했다. 이로써 진보적 지식인을 자처하며 일각에서 제기해온 소위 ‘양국체제론’이나 ‘국가연합론’ 등 분단을 고착화시키려는 모든 주장은 설 땅을 잃게 됐다. 이런 주장은 갈라져 살아온 70년을 절대시하고 5천년 역사의 바다를 얕잡아 본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소리이자 분단이데올로기의 변종일 뿐이다.

평양공동선언은 그 서두에서 밝혔듯이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판문점선언 이행방안이자 “실천적 대책”이다. 앞서 6.15공동선언과 그의 실천적 대책으로 합의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의 관계와 유사하다. 그럼에도 평양공동선언이 10.4선언과 구별되는 획기적인 점은 처음으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더불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설치하여 남북이 일상적으로 사회경제교류와 군사적 적대 종식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한 점과 ▲남북이 먼저 한반도에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이른바 ‘비핵평화지대’와 그 실천적 대책을 합의하고 한반도 핵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미국에게 동의를 요구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새로운 구도다. 과거 한미동맹을 축으로 북과 대립했던 구도가 남북이 하나가 돼 미국에 요구하는 구도로 바뀐 것이다. 물론 아직은 공고할 수 없겠지만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변화의 시작이라 할 만하다.

평양공동선언에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이행합의서)'를 부속합의서로 채택한 것은 남북 군축의 구체적 형태이자 세계에 천명한 “실질적 전쟁위협 제거”란 점에서 역사적, 사변(事變)적이다. 한국전쟁의 직접적 당사자인 남북미 가운데 남북이 먼저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일체의 무력사용을 금지’한다는 불가침, 사실상의 “종전”을 선언한 것이다. 실로 65년만이다. 특히 이런 군사적 적대 종식 합의는 모두 주한미군의 동의는 물론 주한미군이 책임지는 유엔사의 실질적 지위와 권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사실 남북은 지난 13~14일 열린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이행합의서를 작성했고, 그 과정에 남쪽은 주한미군과 긴밀히 사전협의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동맹인 한국과 철저하게 검토 및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유엔사의 지위, 역할 변화가 예상됨에도 미국이 사전에 남북의 합의를 수용했다면 이행합의서는 예상되는 한반도 종전선언이 가져올 군사적 지형변화에 대비한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국내외 모든 언론이 가장 크게 다룬 한반도 비핵화와 핵위협 제거 합의는 ▲남북이 처음으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실천대책을 논의, 합의하였다는 점과 ▲ 남북미 정상간 핫라인을 통해 북미 적대관계 해소를 속도감 있게 진전시켜 나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거대한 의의를 갖는다.

주지하듯 남북이 핵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무엇보다 남북관계 발전을 제약하는 핵문제를 남북이 단합해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 점에서 비핵화만이 아니라 핵위협 제거를 남북이 먼저 논의하고 그 방안을 미국에 요구하는 구도는 ‘우리민족끼리’의 한층 높은 발전이다. 이렇듯 남북은 일정한 검증과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한 단계 더 진전된 비핵화 대책과 남북간 전쟁위협 제거라는 평화적 환경 마련에 합의해 미국이 종전선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이것은 한반도 종전선언 실현에 더할 수 없는 명분이다.

다른 한편 드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교착상태인 북미합의 이행을 위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미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가 돼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미 조야의 반 트럼프-대북적대세력의 방해와 반대를 배제하고 이해를 같이하는 남북미 정상간 핫라인을 통해 합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런 지지가 미 의회와 이른바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문 대통령이 담대하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룬 배경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정상선언이 나오자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25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문대통령의 설명과 김 국무위원장의 비공개 전달사항을 듣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공식화한 데서 확인된다. 여기엔 물론 김 국무위원장의 연이은 친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남북 합의에 기초한 남쪽의 설득과 북의 친서가 북미합의 이행의 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로써 조만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quiet soon)”열릴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회담은 대부분 언론이 예측하는 것처럼 10월 중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는 것은 미국이 종전선언에 동의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와 더불어 제재 완화, 연락사무소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인가의 여부다. 특히 평양공동선언의 원활한 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청와대 발표대로 일정 정도의 제재 완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미 관영 미국의 소리(VOA)는 “평양공동선언, 제재 위반 가능성 내포”(20일), “종전선언은 미국 배제 첫 단추”(22일)등 남북, 북미간 합의 이행에 제동을 걸려는 여러 반대의견을 두드러지게 보도했다. 철도, 도로연결은 물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모두 제재 위반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미국 내 대북적대세력은 아직 제재 해제(완화)는커녕 종전선언도 동의할 뜻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에 따른 단계적 제재해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지난 6월 대북제재 완화 안보리 성명을 요구한 이래 18일 유엔 안보리에서도 대북제재 해제(완화)를 주장하며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대북제재는 사실상 이미 무너지고 있다. 미국은 중러의 비협조로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는 제재에 계속 매달릴 것이 아니라 북이 취하는 과감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여 제재를 해제하는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예상컨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종전선언 이후 실현될 것이다. 이미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환영 준비를 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소간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대세는 정해졌다. 이제 한반도는 “민족의 화해단합, 평화번영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는” 길에 들어섰다. 천지개벽의 시작이다.


[민플러스 사설] 봇물 터질 남북교류와 종전선언, 그리던 가을이 왔다

가을이 왔다. 우리는 모두 지난 4월 “봄이 온다”를 노래하면서 11년 만에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을 축하했다. 그리고 모두 풍성한 가을의 열매를 따자고 다짐했다.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 민족 모두의 가슴에 새겨질 2018년 가을이 왔다. 어렵게 이어지던 판문점선언과 교착상태인 센토사 북미공동성명 이행이 가을을 맞아 중대한 분기점에 들어섰다. 이달 18~20일 열릴 ‘남북정상회담. 평양’과 유엔총회 기간 중 열릴 한미정상회담, 그리고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조만간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의 서막이 될 ‘종전선언’이 이뤄질 것임을 예견케 한다.

이번 정의용 특사단의 방북 전후 우선 주목할 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북과 수시로 협상하는 자국의 대북 창구가 있음에도 이를 통하지 않고, 직접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비공개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김 위원장 역시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비공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 정부를 매개로 북미 정상이 직접 교류한 것이다. 아울러 북미 정상간 이어지는 친서외교 역시 전례 없던 일로써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위한 양국 정상의 의지를 가늠케 한다.

이런 방식의 북미 정상간 소통은 과거에는 없던 ‘탑-다운(top-down)’방식으로 실무협상에서 발생하는 방해와 왜곡을 바로잡고 합의 이행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아울러 미국 조야의 대북적대세력이 북미관계 개선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고, 뉴욕타임스 익명기고 파문에서 드러났듯 미 정부 내에 조직된 반트럼프세력이 트럼프 정부를 무너뜨리려 하는 조건에서 북미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이들의 개입을 배제할 정상간 직접 대화와 결단이 필수적이다.

이는 지난 3월 정의용 특사단이 방북 결과를 백악관을 찾아 직접 설명하고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번 특사단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변함없는 신뢰에 감사하다. 우리는 함께 이룰 것”이라고 화답한 것은 미국 내 대북적대-반트럼프 세력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북미합의를 이행하려는 시도라 하겠다.

특사단 방북 결과의 핵심은, 판문점선언의 전면적 실천을 위한 계기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되었다는 점과 이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협의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정상회담 이전 개소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북미간 적대 역사 청산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란 기한 제시 ▲종전선언은 한미동맹 약화나 주한미군 철수와 무관하다고 밝힌 것 등이다.

먼저 남북정상 간에 ‘한반도 비핵화 관련 실천적 방안을 협의’한다는 것은, 북이 핵문제를 문재인 대통령과도 협의해 비핵화 문제가 판문점선언 이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어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과 협의한 사항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해 이후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에 관한 원활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미국 내 복잡한 세력대결 상황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수석 협상가’ 역할을 요청한 것은 의례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 북미간 합의 이행에서 주요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로 보인다. 아울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정상회담 이전 개소하기로 한 것은 그간 미국의 견제에 주저하던 합의사항을 처음 실행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당국자들이 한데 모여 매일 남북화해와 교류를 논의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문정인 특보 말대로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교류는 “봇물이 터질 것”이다.

다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북미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관계를 개선해 가면서 비핵화 실현’을 제시한 것인데 대부분 언론은 비핵화 시한을 제시했다는 점만 부각하고 있다. 적대 역사 청산과 관계 개선 의사는 도외시한 것이다. 물론 김 위원장이 직접 2년이란 비핵화 시한을 제시한 것은 미국 조야의 북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불신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북미정상회담 당시 폼페오 장관이 같은 시한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2년 안에 북미 적대관계의 완전한 종식을 밝혔다는 점이다. 북은 비핵화만이 아니라 그와 동시에 수반되는 관계개선을 통해 2년 내 70년 북미 적대역사를 청산하겠다는 과정과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2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최소 평화협정(조약) 등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와 완전한 비핵화라는 북미공동성명 이행을 완수하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속도감 있는 비핵화와 관계개선 조치를 주문한 것이기도 하다.

사실 지금까지 북이 취한 비핵화 조치는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이 “북한의 잠재적인 비핵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아무도 이를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듯이 선제적, 파격적이었다. 북은 선제적 조치로 ▲핵, 미사일 시험 중지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 ▲동창리 미사일(ICBM) 엔진시험장 폐기 외에도 위성 발사대 해체, ICBM 조립시설 해체 등도 보도되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선(先)비핵화를 내세우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이외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북의 조치들은 누가 봐도 복구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미국은 언제든 쉽게 재개할 수 있는 조치만을 한 것이다. 미국이 북미공동성명을 이행하고자 한다면 북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한 초기단계 평화조치인 종전선언에 나서야 한다. 종전선언은 북에 주는 선물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위협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초기단계 비핵화에 상응한 관계개선 조치인 것이다.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은 종전선언이 ‘한미동맹 약화나 주한미군 철수와 무관’하다고 밝히고,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이것은 북한(조선)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미국 내의 종전선언 우려 입장을 불식하고 북의 비핵화 목록 제공(또는 의사 표명 등)과 같은 요구들을 일정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더 이상 미국이 종전선언을 미룰 근거는 없어졌다.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명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고,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의 뜻과 새 친서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면서 조만간 2차 북미정상회담과 4개국 종전선언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예상대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기폭제가 된다면 올 가을부터는 전례 없는 남북화해와 교류가 봇물 터지듯 할 것이다. 그리던 가을이 왔다.


[민플러스 사설] 대북특사단 파견, ‘우리민족끼리 판문점선언 이행’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판문점선언 이행이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5일 대북특사단이 방북한다. 대북특사단 파견이 교착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역할을 할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지금 한반도 정세와 판문점선언 이행은 중요한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대북특사단 방북이 판문점선언 이행의 돌파구를 여는 역할을 하려면 정부가 어설픈 중재자 역할에서 벗어나 판문점선언 이행의 주체로서 자기 역할을 똑똑히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좋게 발전하던 한반도정세가 교착국면에 빠진 원인과 책임은 누가 보더라도 미국에 있다. 트럼프 정부는 6.12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종전선언’은 이행하지 않고 북미공동선언에 있지도 않은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내세워 북의 비핵화 이행만 일방적으로 강압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향후 6~8개월 안에 핵무기와 미사일 60~70% 국외반출’을 북에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명백히 선비핵화 입장으로 후퇴한 것으로 북이 수용할 리 만무하다.

트럼프 정부는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제재 강도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만 세 차례에 걸쳐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했고 북한(조선) 여행금지 조치도 1년 연장했다. 비핵화 진전이 없으면 미국 상원에서 북한(조선)의 금융과 유류 공급을 전면 차단하는 강도 높은 새 대북제재 법안을 의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6.12북미정상회담 직후 ‘워게임에 엄청난 돈을 쓰는 짓은 멍청한 일’이라 했던 트럼프는 지난 8월30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즉시 재개할 수 있다’며 ‘재개한다면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북제재를 앞세운 남북관계 방해는 내정간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노골적이고 강압적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8월 개소 예정이었으나 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물자, 전기 공급 등이 대북제재를 이유로 이루어지지 못해 열지 못했다.

남쪽 열차를 신의주까지 운행하며 북쪽 철도 구간의 상태를 남북이 함께 점검하려던 계획도 유엔군사령부의 불허로 무산되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판문점선언의 핵심사항 가운데 하나로 문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연내 착공을 공언했던 일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을 남북정상회담도 열리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한국의 대북특사 파견은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 이뤄져야 한다.’ 대북특사 파견 발표 후 미 국무부가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이 국무부 관계자는 FFVD를 언급하며 대북압박을 주문했다.

정의용 특사단이 미국의 주문대로 북한(조선)의 일방적인 비핵화를 압박한다면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6.12공동성명은 북한(조선)의 일방적인 비핵화선언이 아니다. 70년 이상 이어져 온 북미 상호간의 군사적 위협과 대립을 해소하고 적대적 북미관계를 새로운 평화적 관계로 전환하는 선언이다.

이미 북한(조선)은 핵시험장 폐기와 미사일발사장 폐기, 미군유해 송환 등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전환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지금은 미국이 이에 상응하여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로 화답할 때이다. 그래야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정착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일방적 선비핵화 압박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미국에게 당당하게 종전선언 약속 이행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판문점선언의 운명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눈치를 보며 끌려 다니다가 정권 말에 가서야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사실상 6.15공동성명의 실종을 불러왔던 ‘노무현 정권의 실패’로부터 심중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

트럼프 정부에게 대북정책은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한 정략의 대상일지 모르지만 판문점선언 이행은 우리 민족에게 민족의 운명과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우리가 믿을 것은 평화와 번영을 향한 우리 민족의 열망이 불러올 민족적 힘이지 트럼프 정부의 선의가 아니다.

남북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남과 북의 의지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을 이끌어냈고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노력이 6.12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듯이 지금이야말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미국의 방해와 간섭을 뚫고 판문점선언 이행으로 줄달음쳐야 할 때이다.

우리는 이번 대북특사단 방북이 ‘미국이 어떻게 나오든 남과 북은 판문점선언 이행의 길로 빠르게 나아가자’는 ‘우리민족끼리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협의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할 때 가을 3차 남북정상회담은 ‘판문점선언 이행의 결정적 국면’,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 그 본격적 개막을 알리는 역사적 회담’이 될 것이다.


[민플러스 사설] 결국 적폐와 타협을 선택한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을 내세우던 문재인 정부가 결국 재벌과 타협하는 길을 택했다. 출범한 지 15개월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경유착, 재벌적폐의 상징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일자리를 부탁하고, 의료기기산업 규제완화를 내세워 안팎의 우려를 낳더니, 급기야 은산분리 완화까지 공식화하였다. 사실상 재벌에게 굴복한 것이자 박근혜 적폐정권의 경제정책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와 여당은 이런 공약파기와 정책전환 과정에서 아무런 해명이나 그 흔한 공청회 한 번 없이 일사천리로 밀어붙였다.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가 되겠다는 취임사의 다짐은 벌써 부도수표가 되고 있다. 청와대는 공약파기가 아니고 재벌과 타협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자유한국당과 조선, 중앙 등 수구언론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한 것만 봐도 이들 조치가 얼마나 극소수 기득권세력에게 단비 같은 소식인지 알 수 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적폐세력과 타협하는 길을 택했다.

금융자본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을 소유하지 못한다. 전 세계 모든 자본주의 나라는 소수의 대자본이 경제 전체를 독식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금산분리를 경제정책의 대원칙으로 세워 놓았다. 그런데 한국에선 재벌에게 보험과 카드 등 금융업 진출의 길을 열어줬다. 덕분에 삼성생명 등은 재벌의 돈줄로서 후계처리 문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제 하나 남은 게 은행이다. 은산분리 원칙마저 무너지면 그렇잖아도 재벌천국인데 국민은 더 완전히 재벌에 속박될 것이다. 그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컸던 탓에 그토록 친재벌적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도 함부로 원칙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여기에 완강히 반대했음은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추미애 대표는 “독도 잘 쓰면 약”이라는 궤변으로 자신들의 입장 파기를 합리화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어찌 보면 정부여당은 국민의 반대여론을 잘 알기에 기존 은행 영역으로 곧바로 진입하지 않고 이제 시작 단계이고 규모도 작은 인터넷은행부터 은산분리를 완화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종의 우회전략이다. 여기에 핀테크 육성이니 일자리 창출이니 하며 그럴듯한 명분도 내걸었다. 인터넷은행이란 문자 그대로 점포가 없는,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는 은행이다. 케이뱅크만 하더라도 300인 미만이다. 이 정도 규모가 고용촉진의 선두가 될 수 없다. 외려 기존 은행들이 점포를 없애고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하겠다고 하면 어찌할 것인가. 실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들은 그런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또 인터넷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지만 지분의 34%에서 심지어 50%까지 출자 가능한 산업자본은 재벌 등 대자본밖엔 없다. 문 대통령이 말한 인터넷은행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과 기술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도 삼성전자 등 재벌기업이다. 뭐라고 연막을 치든, 둑에 금이 가고 기어이 작은 구멍이 뚫리면 머지않아 둑은 허물어지게 되는 법이다. 작은 이익을 탐하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은산분리 완화의 진짜 목적은 재벌의 먹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수출 길 확대가 한계에 이르고 공룡 같은 재벌의 덩치를 유지하기 위한 국내 조치는 은행업으로의 진출과 민영화다. ‘은산분리 완화는 재벌대기업의 사내유보금 활용 방안’이라고 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말대로 합법적으로 이자놀이를 할 수 있게 보장해주는 조치가 은산분리 완화인 것이요, 의료민영화를 본격화하기 직전 길닦이 조치가 의료기기산업 규제혁신이다. 주지하듯이 의료민영화의 결과는 이재용 부회장이 김동연 부총리에게 후안무치하게 요구한 “복제약값을 올릴 수 있게 해달라”는 말처럼 재벌의 배를 불리고 국민은 더 비싼 약값과 진료비에 허덕이게 할 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세력과 타협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비단 재벌만이 아니다. ▲사법부의 재판거래를 비롯한 반사법적 작태에 대한 무대응 ▲기무사 군부세력에 대한 형사처벌 ‘제로(0)’와 간판만 바꾼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의 ‘셀프’ 개편 ▲재벌적폐를 옹호하고 노동탄압에 앞장서온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관료적폐 온존 등 어느 것 하나 단호한 청산조치가 없다. 민주당이 과거에도 기회주의적이고 타협적이란 비판을 들어온 게 사실이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기득권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국민 여망을 외면할 줄은 몰랐다.

정부는 무조건 특별재판부를 설치해 사법부 적폐세력을 일소하고, 국민을 또 다시 총칼로 짓누르려했던 정치군인들을 반드시 단죄하고 기무사를 해체해야 한다. 군부도 환영할 일이다. 더불어 공약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국민의 힘을 믿고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 같은 날개 없는 추락을 멈추고 국민의 신임을 다시 쌓을 수 있다. 국민을 믿고 가겠다던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

국민이 총칼의 위험을 무릅쓰고 추운 겨울 광장에 나섰던 것은 문재인 정부가 ‘협치’를 부르짖는 바로 그들, 자유한국당 무리와 재벌들이 만든 ‘헬 조선’에서 더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계속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개혁흉내만 내고, 실제로는 온갖 적폐세력들과 타협해 이명박근혜 적폐정권의 사회경제정책을 좇아간다면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은 더 큰 가난과 고통이요, 더 악화된 ‘헬조선’일 뿐이다. 부디 “이게 나라냐”던 촛불들의 분노와 통한의 절규를 잊지 말기 바란다. 촛불혁명을 일군 국민은 과거의 그들이 아니다.


[민플러스 사설] 트럼프 정부는 종전선언 약속을 이행하라!

오늘(7월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5년이 되는 날이다. 온 겨레는 바로 오늘 “한국전쟁은 끝났고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나오길 간절히 기대했다.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를 향한 첫걸음이며, 4.27판문점선언과 6.12북미공동성명 이행을 통한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세기적인 대전환의 입구, 출발점인 까닭이다.

북한(조선)은 7.27을 맞아 미군 유해송환과 함께 서해 위성발사장 해체를 단행하는 등 북미정상 합의와 약속을 이행하는 조치를 속속 취하고 있다. 북한(조선)은 트럼프 행정부에 ‘종전선언’ 약속을 지킬 것을 강하게 촉구하면서도 ‘선제적 평화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핵시험장의 선제적 파괴조치와 같은 맥락이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종전선언 등에 상응하는 조치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정부와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 과연 북미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5일 북미공동성명 이행 실무협상을 위해 방북한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조선)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 또한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 했다.”

잘 아는 것처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은 1) 새로운 북미 관계 2)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3)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4) 미군 유해송환 등 네 가지 합의사항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그 이행을 위한 첫째 실무협상은 이 네 가지 의제의 이행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러나 폼페오는 오직 비핵화, 그것도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조선)만의 비핵화에 매달렸다.

지난 5일 폼페오는 방북길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향한 우리의 노력을 지속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북미공동성명에서 빠지게 되자, 합의에는 있지도 않은 새로운 용어를 고안해 낸 것이다. 그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FFVD의 대가인 것처럼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전 ‘선비핵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나아가 폼페오는 지난 25일 미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2021년 1월 이전 CVID 달성’이라는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면서 “북한(조선)의 대량파괴무기(WMD) 제거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전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꺼냈다가 북미정상회담 무산위기까지 불러왔던 WMD+탄도미사일 폐기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또는 2만2000명 미만(현재 2만8500여명)으로 줄일 때엔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새로운 국방수권법안을 의결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정부는 오히려 대북제재 단속과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6.12북미정상회담 당일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이 대북제재 조정을 공개 주장한 데다, 6월19일 북중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협력이 우호적으로 논의되자 트럼프 정부는 제동을 걸고 든다.

6월22일, 지난 정권이 발동한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 6건의 효력을 1년 더 연장한 데 이어 6월25일엔 트럼프가 직접 나서 “중국이 대북제재를 풀면 정말로 안 좋을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이어 6월27일 베이징으로 날아간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중국의 대북제재 유지를 압박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대북제재 단속강화 압력은 가히 전방위적이다. 폼페오는 6월18일과 6월28일 연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전화를 걸어 강력한 대북제재를 압박했다. 지난 25일엔 폼페오가 이례적으로 조명균 통일부장관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대북제재 유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는 폼페오가 7월25일(현지시각)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북제재를 이어가기로 한 입장을 밝히기 직전에 이뤄졌다.

방한 중인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 26일 코레일을 비롯한 대북경협기업 관계자들과 비공개 만남에서 “대북 경협에 너무 앞서 나가지 말라”는 미국 정부의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그는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민간 기업들이 북한(조선)과 교류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정부와 사전 협의를 하고, 필요하면 미국측에도 직접 문의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남북경협 기업인은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돼 모든 제재가 해제되기 전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이런 대북제재에 대한 전방위적인 단속과 압박이, 한국 정부가 최근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개성공단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 공사를 위한 물자 반입에 대한 포괄적 대북제재 유예 조치를 신청한 시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북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스포츠용품 관련 제재 대상에서 제외를 요청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각하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27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은 미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발의된 ‘대북 은행업무 제한 법안(BRINK Act. 브링크액트)’과 외교위원회에서 발의된 ‘효과적인 외교 촉진을 위한 영향력 법안(LEED Act. 리드액트)’ 등 새로운 대북 제재와 관련된 두 건의 법안을 의결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미국의 태도에 비춰볼 때, 미국이 한국 정부의 대북재제 유예조치 요구에 동의할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남북체육회담(6.18), 남북적십자회담(6.22), 남북철도협력분과회담(6.26), 남북도로협력분과회담(6.28), 남북 해상 긴급연락망 가동(6.1),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공사 시작(6.2)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과 북의 노력이 미국의 대북제재 앞에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평화를 애호하는 전 세계인들 앞에서 천명한 6.12공동성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이를 뒤집고 역행하면서, 남북 사이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가로막는 배경에는 지극히 정략적인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 내 보수언론을 비롯한 반북세력들은 ‘얻은 것이 없는 실패한 회담’이라고 폄하하면서 “북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숨기고 있다”, “비밀 농축유라늄 시설이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미사일 생산공장이 있다”는 둥 근거도 없이 악선전을 해댔다.

더욱이 ‘러시아스캔들’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는 “북의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까지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트럼프의 이 발언을 ‘포괄적이고 전격적인 비핵화’ 입장에서 ‘단계적 동시이행’의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정부가 행한 일련의 언행은 미국이 취해야할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고 ‘최고수준의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으로 후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과와 핵과 미사일 실험발사 중단, 핵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송환, 미사일(위성)발사장 해체 등 북의 선제조치에 따른 정치적 수혜만 챙기고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등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회피할 생각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또 대중무역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트럼프가 북중관계의 밀착을 견제하면서 대북제재를 미중무역전쟁의 고리로 활용하고, 미중무역전쟁을 중국의 대북재제 강화의 지렛대로 쓰려는 것이 아닌가는 의심도 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종전선언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 종전선언은 트럼프에겐 정치적 흥정물이거나 정략적 소재일지 모르지만,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겐 생존과 운명이 걸린 문제다.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북미관계를 선언한 북미공동성명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연인원 수천 만 명이 참가한 촛불시위, 그 강력한 한국민의 저항과 거대한 에너지가 트럼프와 미국을 향하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문재인 정부에게도 촉구한다. 지금의 현실은, 미국의 요구에만 순응해서는 남북은 결코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없으며 한반도 평화체제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의 당사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미국에 종전선언과 제재완화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한반도 운전자론’은 자주적 입장 없이는 궁색한 위안이거나 말장난에 불과하다.

한국의 평화통일세력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거족적인 운동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 판문점선언은 남북의 정상이 서명했지만 그 실천과 이행의 주체는 남과 북, 해외의 전민족이다. 평화와 통일을 향한 온겨레의 힘을 하나로 모으지 않으면 그 어떤 합의도 무위로 돌아간다는 것은 6.15시대가 준 준엄한 교훈이다.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그 어떤 것도 투쟁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다.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제국주의의 본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회담의 감동에만 빠져 있어서도 안 되고, 그 무엇이 다 된 것처럼 착각해서도 안 된다.

일제 36년, 그 두 배나 되는 정전체제를 끝내고,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주통일의 큰길을 열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 절체절명의 기회인 오늘, 온 힘을 판문점선언 이행에로 쏟아 붓자. 판문점선언 이행은 그 이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투쟁이다. 지금 당장 종전선언이행, 대북제재 해제운동에 떨쳐나서 민의 힘으로 이를 쟁취하자. 그리고 그 힘으로 평화협정체결,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 근본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으로 거침없이 나아가자.


[민플러스 사설] 트럼프 정부는 종전선언 약속을 이행하라!

오늘(7월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5년이 되는 날이다. 온 겨레는 바로 오늘 “한국전쟁은 끝났고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나오길 간절히 기대했다.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를 향한 첫걸음이며, 4.27판문점선언과 6.12북미공동성명 이행을 통한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세기적인 대전환의 입구, 출발점인 까닭이다.

북한(조선)은 7.27을 맞아 미군 유해송환과 함께 서해 위성발사장 해체를 단행하는 등 북미정상 합의와 약속을 이행하는 조치를 속속 취하고 있다. 북한(조선)은 트럼프 행정부에 ‘종전선언’ 약속을 지킬 것을 강하게 촉구하면서도 ‘선제적 평화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핵시험장의 선제적 파괴조치와 같은 맥락이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종전선언 등에 상응하는 조치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정부와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 과연 북미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5일 북미공동성명 이행 실무협상을 위해 방북한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조선)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 또한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 했다.”

잘 아는 것처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은 1) 새로운 북미 관계 2)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3)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4) 미군 유해송환 등 네 가지 합의사항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그 이행을 위한 첫째 실무협상은 이 네 가지 의제의 이행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러나 폼페오는 오직 비핵화, 그것도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조선)만의 비핵화에 매달렸다.

지난 5일 폼페오는 방북길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향한 우리의 노력을 지속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북미공동성명에서 빠지게 되자, 합의에는 있지도 않은 새로운 용어를 고안해 낸 것이다. 그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FFVD의 대가인 것처럼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전 ‘선비핵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나아가 폼페오는 지난 25일 미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2021년 1월 이전 CVID 달성’이라는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면서 “북한(조선)의 대량파괴무기(WMD) 제거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전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꺼냈다가 북미정상회담 무산위기까지 불러왔던 WMD+탄도미사일 폐기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또는 2만2000명 미만(현재 2만8500여명)으로 줄일 때엔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새로운 국방수권법안을 의결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정부는 오히려 대북제재 단속과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6.12북미정상회담 당일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이 대북제재 조정을 공개 주장한 데다, 6월19일 북중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협력이 우호적으로 논의되자 트럼프 정부는 제동을 걸고 든다.
6월22일, 지난 정권이 발동한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 6건의 효력을 1년 더 연장한 데 이어 6월25일엔 트럼프가 직접 나서 “중국이 대북제재를 풀면 정말로 안 좋을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이어 6월27일 베이징으로 날아간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중국의 대북제재 유지를 압박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대북제재 단속강화 압력은 가히 전방위적이다. 폼페오는 6월18일과 6월28일 연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전화를 걸어 강력한 대북제재를 압박했다. 지난 25일엔 폼페오가 이례적으로 조명균 통일부장관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대북제재 유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는 폼페오가 7월25일(현지시각)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북제재를 이어가기로 한 입장을 밝히기 직전에 이뤄졌다.

방한 중인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 26일 코레일을 비롯한 대북경협기업 관계자들과 비공개 만남에서 “대북 경협에 너무 앞서 나가지 말라”는 미국 정부의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그는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민간 기업들이 북한(조선)과 교류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정부와 사전 협의를 하고, 필요하면 미국측에도 직접 문의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남북경협 기업인은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돼 모든 제재가 해제되기 전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이런 대북제재에 대한 전방위적인 단속과 압박이, 한국 정부가 최근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개성공단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 공사를 위한 물자 반입에 대한 포괄적 대북제재 유예 조치를 신청한 시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북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스포츠용품 관련 제재 대상에서 제외를 요청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각하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27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은 미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발의된 ‘대북 은행업무 제한 법안(BRINK Act. 브링크액트)’과 외교위원회에서 발의된 ‘효과적인 외교 촉진을 위한 영향력 법안(LEED Act. 리드액트)’ 등 새로운 대북 제재와 관련된 두 건의 법안을 의결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미국의 태도에 비춰볼 때, 미국이 한국 정부의 대북재제 유예조치 요구에 동의할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남북체육회담(6.18), 남북적십자회담(6.22), 남북철도협력분과회담(6.26), 남북도로협력분과회담(6.28), 남북 해상 긴급연락망 가동(6.1),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공사 시작(6.2)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과 북의 노력이 미국의 대북제재 앞에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평화를 애호하는 전 세계인들 앞에서 천명한 6.12공동성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이를 뒤집고 역행하면서, 남북 사이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가로막는 배경에는 지극히 정략적인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 내 보수언론을 비롯한 반북세력들은 ‘얻은 것이 없는 실패한 회담’이라고 폄하하면서 “북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숨기고 있다”, “비밀 농축유라늄 시설이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미사일 생산공장이 있다”는 둥 근거도 없이 악선전을 해댔다.

더욱이 ‘러시아스캔들’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는 “북의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까지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트럼프의 이 발언을 ‘포괄적이고 전격적인 비핵화’ 입장에서 ‘단계적 동시이행’의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정부가 행한 일련의 언행은 미국이 취해야할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고 ‘최고수준의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으로 후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과와 핵과 미사일 실험발사 중단, 핵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송환, 미사일(위성)발사장 해체 등 북의 선제조치에 따른 정치적 수혜만 챙기고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등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회피할 생각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또 대중무역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트럼프가 북중관계의 밀착을 견제하면서 대북제재를 미중무역전쟁의 고리로 활용하고, 미중무역전쟁을 중국의 대북재제 강화의 지렛대로 쓰려는 것이 아닌가는 의심도 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종전선언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 종전선언은 트럼프에겐 정치적 흥정물이거나 정략적 소재일지 모르지만,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겐 생존과 운명이 걸린 문제다.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북미관계를 선언한 북미공동성명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연인원 수천 만 명이 참가한 촛불시위, 그 강력한 한국민의 저항과 거대한 에너지가 트럼프와 미국을 향하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문재인 정부에게도 촉구한다. 지금의 현실은, 미국의 요구에만 순응해서는 남북은 결코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없으며 한반도 평화체제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의 당사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미국에 종전선언과 제재완화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한반도 운전자론’은 자주적 입장 없이는 궁색한 위안이거나 말장난에 불과하다.

한국의 평화통일세력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거족적인 운동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 판문점선언은 남북의 정상이 서명했지만 그 실천과 이행의 주체는 남과 북, 해외의 전민족이다. 평화와 통일을 향한 온겨레의 힘을 하나로 모으지 않으면 그 어떤 합의도 무위로 돌아간다는 것은 6.15시대가 준 준엄한 교훈이다.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그 어떤 것도 투쟁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다.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제국주의의 본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회담의 감동에만 빠져 있어서도 안 되고, 그 무엇이 다 된 것처럼 착각해서도 안 된다.

일제 36년, 그 두 배나 되는 정전체제를 끝내고,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주통일의 큰길을 열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 절체절명의 기회인 오늘, 온 힘을 판문점선언 이행에로 쏟아 붓자. 판문점선언 이행은 그 이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투쟁이다. 지금 당장 종전선언이행, 대북제재 해제운동에 떨쳐나서 민의 힘으로 이를 쟁취하자. 그리고 그 힘으로 평화협정체결,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 근본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으로 거침없이 나아가자.


[민플러스 사설] 이것이 진짜 내란음모다

대한민국 군부에 의한 또 한 번의 내란음모, 친위쿠데타 계획이 만천하에 폭로되었다. 청와대가 공개한 국군기무사령부의 지난해 3월 작성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문건과 그 세부 실행계획이 담긴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진짜 내란음모, 군사반란음모가 무엇인지 전형을 보여준다. 아직 ‘세부자료’ 원문이 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발표된 내용만 보더라도 명확히 국민을 또 한 번 총칼로 짓밟고 정권을 지키려 한 친위쿠데타 군사반란 계획임이 분명하다.

이 자료가 완성된 실행계획임은 지휘체계를 정연히 세우고, 군 동원과 배치만이 아닌 이후 계엄 성공을 위한 정치적 실행계획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합참의장을 정점으로 한 기존 지휘체계가 아닌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한 지휘체계를 세웠다. 이 계획이 군 전체가 아니라 일부 정치군인세력들에 의해 준비되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국가정보원을 계엄사령관 지휘 아래 두고, 국정원 2차장이 보좌하게 한다는 것은 과거 5.16, 12.12 쿠데타 같은 사실상의 권력 장악을 목표로 한 것이다.

이들의 군 병력 배치 계획의 심각성은 바로 5.18 광주항쟁 당시 피의 대학살을 주도한 제3, 7, 13 공수여단 동원이 준비되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쿠데타 음모세력이 계엄 선포에 반발하는 국민을 상대로 제2의 광주학살을 불사할 가공할 준비를 하였음을 의미한다. 국민세금으로 키운 정예군대가 또 한 번 정치군인들에 의해 국민을 상대로 한 폭력적 살인진압무기로 쓰일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쿠데타의 정치적 성공을 위한 조치로 ▲집회시위 금지 및 반정부 금지활동 포고령 선포 ▲9개의 보도 검열단에 의한 모든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언론 사전검열과 통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한 의결정족수 미달 유도.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과 반대의원들에 대한 집중검거와 사법처리 ▲정부부처 조정통제 방안, 각국 대사관에 파견된 무관단과 외신 설득 등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과 당시 야당의원들에 대한 집중 검거를 골자로 한 구체적인 의회무력화 방안은 어떤 형태로든 이들과 입장을 같이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과의 사전협의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렇듯 방대하고 치밀한 내란 또는 군사반란음모가 계엄관련 권한이 있는 합참을 배제하고 군정, 군령권도 없는 일종의 참모조직인 기무사령부에 의해 준비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공개된 ‘세부자료’에는 “계엄 성공”을 위해 “보안 유지 하에 신속하게 계엄선포, 계엄군 주요 (길)목 장악 등 선제적 조치 여부가 계엄 성공 관건”이라고 적시하였다. 이것은 대국민 보안뿐 아니라 군 내부의 보안유지를 통한 기습적인 쿠데타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즉 정상적인 군부 지휘체계에 의거하지 않는 일부 세력에 의한 군사반란을 일으키려 한 것이다. 전두환 쿠데타 방식과 거의 같다.

1979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은 10.26으로 계엄이 선포되자 정승화 당시 육군 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세우고 자신은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아 암흑의 공안정국을 열었다. 이때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는 합수부의 실체로 무소불위 초헌법적 기관이 되었다. 전두환은 이 힘을 바탕으로 자신이 속한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와 모의해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밀어내고 자신이 직접 계엄사령관이 되는 쿠데타를 실행했던 것이다. 이른바 12.12 쿠데타다. 이번에 공개된 기무사 계엄문건 역시 거의 같은 시나리오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YTN 등 일부 언론에서도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직급상 바로 계엄사령관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세우고 자신은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으려 했다고 보도하였다. 이때 기무사는 합수부를 매개로 계엄군정 아래 초헌법적 권력기관으로 재탄생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떠오르는 건 전두환의 ‘하나회’처럼 조현천 사령관이 핵심 멤버인 군부 사조직 ‘알자회‘다.

누가 보더라도 기무사령부 단독으로는 이같은 전국적 범위의 가공할 내란 또는 군사반란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당시 알자회 성원들은 기무사령관 이외에도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조종술 특전사령관, 장경석 항작사령관 등 군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이들은 군인사 전횡으로 군 내부와 언론의 집중비판 대상이 되어 이미 정치적 위기상태에 놓여 있었다. 여기에 한민구 전 국방장관과 계엄선포 권한이 있는 황교안 권한대행, 또 이를 보좌한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역시 촛불혁명으로 심각한 위기상태에 있었다. 이들이 일거에 촛불혁명을 잠재우고, 자신들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였다고 보는 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석구 현 기무사령관도 당시 이들의 계엄문건이 기무사령관 이상의 상부에 보고됐다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아울러 과거 5.16, 12,12 등 한국의 모든 군사 쿠데타에는 미국의 직간접적 개입이 있었다. 미국의 공개된 비밀문서와 많은 연구들에 의해 그 실체적 진실의 일부가 밝혀져 왔다. 사실 군작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대규모 병력이동이 필연적인 쿠데타를 모르고 있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입하고 움직였는지 전모가 밝혀진 적은 없다. 이번 조사에서도 그 같은 사실이 밝혀질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당시 기무사령부가 무엇을 근거로 그처럼 탄핵이 기각될 거라고 확신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계엄령 문건 파동으로 군 개혁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한민구 전 국방장관이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등은 여전히 ‘기무사 단독으로 한 번 검토해 본 문건’ 정도로 치부하려 하고, 송영무 국방장관은 눈치 보기로 일관하고 있으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이석기 전 의원이 말 몇 마디 했다는 이유로 내란음모를 조작하고 민주 정당을 해산한 자들이다. 그에 비하면 이것은 수천수만 배 되는 진짜 내란음모, 군사반란음모다. 어느 나라나 이같은 시도는 무관용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에 군부의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고 진정한 국민의 군대로 개혁한다는 필사의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만약 여기서도 협치요, 관용이요 하면서 어정쩡하게 타협한다면 후과는 만대에 미칠 것이다. 국민을 믿고 과감히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민플러스 사설] ‘촛불정부’임을 하나둘 포기해가는 문재인 정부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임을 포기해 나가려는 것 같다. 최근 보여준 일련의 반개혁적 조치와 주요 인사들의 퇴행적 발언들은 이런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촛불혁명의 민심은 한국사회를 ‘헬조선’으로 만든 가진 자 위주의 사회경제정책을 혁신적으로 바꿔 국민중심, 서민중심의 사회경제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도 이에 부응해 소득주도성장이란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이에 걸림돌인 재벌적폐와 관료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은 구호만 요란할 뿐 실제 국민소득 신장으로 이어졌다는 보고는 없고, 오히려 소득하위계층의 소득이 더 줄었다는 보도만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적폐 중의 적폐 재벌적폐와 관료적폐에 대해서는 거의 손도 못 대고 있다. 재벌개혁 전도사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히려 ‘진보진영의 조급증, 경직성 탓에 개혁 실패를 우려’한다고 자신들의 무능과 부족을 진보진영 탓으로 돌리고, 집권 여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노동계 편만 들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재계에 러브콜을 보냈다. 단언컨대 재벌과 관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결코 국민주권의 소득주도성장은 이뤄지지 않는다.

6일 발표된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생색내기 이상이 아니다. 지난 참여정부 때보다도 못한 방안이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려 부동산 투기를 막는다지만 실제 시가 17억 원 아파트를 보유한 3주택 이상자의 종부세 추가분은 고작 9만 원에 불과하다. 시가 26억 원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는 증세부담이 거의 없다. 여기에 상가, 빌딩 등 업무용 부동산은 아예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모두 미흡하다고 비판받았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제안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아울러 예상대로 금융종합소득세제 확대 권고안은 아예 제외됐다. 이 나라 재벌위주 경제정책의 산실인 기획재정부 관료들의 논리에 청와대가 동의한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수구언론과 자유한국당 등은 ‘편 가르기 증세’라고 반발하면서 국회에서 저지할 태세다. 이들은 겉으로는 무슨 큰 변화나 있는 것처럼 소동이지만 속으로는 ‘역시 민주당도 별 거 아니다’고 웃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수준으로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고 부동산 투기공화국이란 오명을 벗기를 기대한다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잡으려 하는 게 빠를 것이다.

무릇 정부의 개혁정책이 힘을 가지고 시행되려면 집권 초기 국민적 지지가 높을 때 이뤄져야 한다. 지난날 노무현 대통령은 재벌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얼마 안가 삼성보고서를 받더니 급기야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고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였다. 이른바 ‘대연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다. 당시를 직접 경험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노무현 정부야 수구적 기득권층의 흔들기에 초반부터 어려운 처지에 몰려 우왕좌왕했다 치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또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개혁의지가 충만한 조건인데도 겨우 이 정도 개혁안밖에 내놓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세간에는 정부와 민주당이 말과는 달리 진정으로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의구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려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에 취해 자신들의 시대적 임무를 망각하고 여전히 기득권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현실과 타협하려는 조짐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 ▲전교적 법외노조 직권 철회 거부 ▲밥상용 쌀 수입 강행 ▲대한항공 및 조양호 일가 범죄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부재 ▲삼성증권, 삼성바이오로직스 비리 솜방망이 대처 ▲재계 요구에 의거한 과감한 규제개혁 약속 등 경제사회부문은 지난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도 과연 무엇이 촛불민심의 요구에 맞게 확 바뀌었는지 거의 알 수 없는 지경이다.

특히 개혁론자라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한겨레 인터뷰는 현 정부가 규제개혁이란 미명 아래 또 다시 기득권의 대명사 재벌에게 얼마나 다가가려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내세워 혁신성장을 운운하고, 규제개혁을 앞세워 핀테크(인터넷은행) 관련 은산(은행자본과 산업자본)분리 완화를 주장했다. 삼성, 현대 같은 재벌이 이제 본격적으로 은행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도 못했던 일이다. 경제민주화는커녕 경제독점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향을 명색이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공연히 밝힌 것이다. 그가 시민사회를 비판하면서 제시한 ‘합리적 진보’는 법과 제도의 개정보다 “현실조건 속에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실현 방안으로 기존 법의 엄정한 집행과 재벌의 자율적 개혁 유도를 제시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재벌개혁 의지가 없음을 실토한 것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처럼 재벌이 스스로 개혁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돼지가 하늘을 날기’ 바라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주도한 연구소 ‘여시재’의 일원이었음을 알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에게 적폐 중의 적폐 재벌을 개혁할 의지나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아직 시간은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운 재벌 적폐청산은 물론 최저임금 1만 원과 밥상용 쌀 수입 중단, 은산분리 원칙 등을 이제 하나하나 포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는 것 자체가 그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것이요, 재벌개혁 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다. 국민은 한진재벌의 갑질과 범죄혐의에 모든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어떤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는 사법부와 정부에 “이게 나라냐”며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높은 지지율에 자만해 촛불민심을 거스르는 행보를 계속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날개 없는 추락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될 것이다. 부디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민플러스 사설] 문재인 정부는 개혁노선을 폐기하려는가?

노동정책 후퇴와 재벌개혁 실종에 우려 증폭

집권여당의 지방선거 압승 이후 처음 열린 21일 당정청회의에서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 시행을 6개월 유예하는 결정을 했다. 처벌을 유예해 달라는 경총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 것이다.
입법 당시부터 노동계의 반발 속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3단계를 거친다는 계도기간이 이미 포함되었는데도 그 시행마저 6개월 늦췄다. 문재인대통령 대선공약인 ‘임기내 1800시간대 노동시간’이 사실상 폐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심각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시간단축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실현’ 공약과 함께 노동존중,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문재인정부의 정책기조를 뒷받침하는 양대 기둥이다.
이 두 개의 기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잘 아는 것처럼 지난달 28일에는 정기상여금과 식대·교통비·숙박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악’을 단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일본보다는 1년에 두 달, 독일보다는 무려 넉 달 이상 더 일한다.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와 과로자살은 물론 근골격계질환과 신경정신질환, 생식장애 등 지금도 노동자들은 사고와 질병으로 죽고,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반면 임금수준은 OECD 평균의 4분의 3정도다. 최저생계비 이하의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다(2016년 기준 23.5%). 올해 최저임금(월 157만3770원)도 2018년 1인가구 생계비 월 185만9000원의 89.8%에 불과하다.

복지수준은 꼴찌다. 2017년 아동·가족 관련 공공지출은 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밖에 안 되는 최저수준이다. 그러니 뼈 빠지게 일해도 빚만 늘어난다. 지난해 30대 가구주 부채가 6872만원으로 2016년보다 16.1%나 늘어났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때문에 중소기업과 중소상인이 어려워진다 난리법석이다. 재벌의 나팔수인 보수언론과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는 자들은 최저임금인상으로 소득격차가 심화되었다, 고용율이 감소되었다며 매일같이 궤변과 요설을 쏟아내고 있다.

틀렸다. 오늘의 현실은 재벌만 살찌는 반민중적인 경제구조를 그대로 두고는 세계최장의 노동시간, 최저의 저임금, 복지꼴찌의 헬조선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몸서리치게 증명한다.

세계경제 11위 대한민국은 장시간노동과 저임금, 복지꼴찌 노동자들의 피땀 위에 쌓은 탑이다. 노동자들의 피와 땀은 고스란히 재벌천국을 만드는 데 바쳐졌다.
5대재벌의 사내유보금이 무려 617조원이다. 지난해에만 9.3%인 70조원이나 늘었다. 지금당장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하는데 드는 비용은 60조원, 한해 사내유보금 늘어나는 액수만 갖고도 최저임금 1만원하고도 남는다는 말이다.

비정규직과 불법파견, 원하청 단가후려치기, 카드수수료, 높은 프랜차이즈 가맹비, 골목상권장악까지 완전히 재벌천국이다. 노동자도 중소기업인도 중소상인도 재벌천국 그 잔혹한 먹이사슬의 희생양일 뿐이다.
노동존중사회, 소득주도성장은 재벌개혁 없이는 잠꼬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노동정책은 후퇴하고 재벌개혁은 실종되고 있다.

지난해 6월14일 취임 당시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의 확립은 공정위의 존립 목적이며, 이 시대가 공정위에 부여한 책무”라며 공정위의 개혁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 사회는 대규모기업집단의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하도급 중소기업, 가맹점주, 대리점사업자,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주길 원한다”며 “공정위는 그들의 호소를 듣고, 피해를 구제하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책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정확히 1년이 지난 6월19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면개편 추진과 관련해 “재벌개혁이 핵심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 핵심분야에서는 유독 기업의 ‘자율적인 개선’을 강조하며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재벌이 자율적으로 개혁한다고? 그 말을 믿으라는 말인가?

급기야 세계 자본가의 이익을 대표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조차 재벌개혁을 요구해 나서는 상황이다. OECD는 지난 20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재벌에 대한 과도한 경제력집중이 신규창업 위축과 주주 이익 침해, 부패와 같은 다양한 문제점을 만들어 내고 있어 강력한 재벌개혁과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우리나라의 상위 30대 재벌은 제조업 출하의 3분의 2, 서비스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작년 말 기준 이들 기업의 고용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OECD는 재벌에 대한 과도한 경제력집중이 기업가 정신과 창업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불공정거래 관행을 초래해 경쟁과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정치계는 물론 언론계와 법조계로까지 확대돼 부패를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고 꼬집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전포세대라는 수많은 신조어들이 만들어지는 이 말도 안 되는 특권과 차별, 불평등의 헬조선을 최소한의 공정함,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는 나라로 만들려는 뜨겁고도 간절한 열망들이 문재인정부 탄생의 힘이다.
그 뜨겁고도 간절한 열망은 최저임금삭감이라는 ‘배신’에도 불구하고 6.13 지방선거에서 문재인정부에 모든 힘을 몰아주었다. 개혁의 장애물인 자유한국당을 쓸어버렸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새로 치러 ‘개혁국회’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런데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정부와 여당이 첫 번째로 한 일이 주52시간 노동상한제 유예조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재인정부의 노동관료들과 집권여당의 정객들은 재벌개혁을 설파하기는커녕 노동현장을 돌아치며 최저임금법개정과 노동시간단축 유예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데 시간과 정열을 바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실패한 노무현정부의 전철을 다시 밟을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개혁을 요구하는 민심에 화답하지 않으면 그 어떤 세력도 심판과 개혁의 대상일 뿐이다. 변화와 개혁의 열망을 안고 출발한 노무현정부가 비정규직확대, 한미FTA추진 등 반민중적인 정책을 펴다 노동자 민중의 차가운 등 돌림으로 얼마나 참담한 실패를 경험했는지 문대통령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변명하지 말라. 어떤 개혁이든 기득권세력의 저항은 따르게 마련이다. 70%를 넘는 지지율과 싹쓸이나 다름없는 지방선거 압승을 안겨 줬는데도 불구하고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이유로 속도조절을 운운하고 심지어는 희생과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다면 오래지 않아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오늘 우리의 경고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진정이 담긴 경고임을 잊지 말라.


[민플러스 사설] 북미정상회담, 새로운 북미관계의 출발을 선언하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드라마의 1막이 끝났다.
'사상최초', '대등한 북미관계', '수뇌간 신뢰', '단계적 동시이행', '조속한 후속조치'가 키워드이다.

서로를 ‘백년숙적 미제’와 ‘불량국가,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양국 최고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직접 만나 “새로운 북미관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포괄적이고 심도있고 진심이 담긴(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전쟁의 공포에 몸을 떨었던 것을 잊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런 만남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지난 날을 돌이켜본다면, 이번 회담은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인류의 지향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위대한 결단의 산물이다.

동방의 조그만 나라의 지도자가 세계적 패권국가 미국의 대통령과 만나 대등한 회담을 진행했다는 것도 중대한 역사적 전환이다. 의전은 물론이고 회담 내용 전반을 놓고 보아도 미합중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사실상 대등한 위치의 협상 상대방으로 인정하였다. 배제와 고립, 붕괴의 위협 속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던 북의 입장에서 보거나 분단의 고통 속에서 민족보다는 동맹을 택해왔던 남의 입장에서 보아도 참으로 감회 깊은 세기적 전환이 아닐 수 없다.

양국 수뇌간의 신뢰 확보는 합의문 자체보다 더 귀중한 성과로 남았다.
북미 공동성명 자체는 대단히 포괄적이며 문구로 다 표현하지 않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누구나 목격했듯이 양국 수뇌간의 신뢰는 이전에 있었던 어떤 구체적인 합의문보다도 더 강력한 이행 동력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북미관계가 틀어진 것은 합의문이라는 종잇장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통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기 위한 과정을 단계적, 동시적으로 이행하자는 뜻깊은 합의를 이루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로 북한(조선)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와 미군 유해 송환을 약속했고, 미국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약속했다.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조치이다. 미국 행정부를 포함해 미국 강경파와 언론, 서방세계의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강변돼온 ‘CVID’는 애초부터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눈을 맞추다 보니, 실제로 진행된 중대한 초기단계 동시이행조치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는 보도와 분석이 난무한다.

후속조치는 생각보다 더 과감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진행 정형들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지향과 목표가 무엇인지를 뚜렷이 보여주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합의문 3항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4.27 판문점선언과 연계시켜놓은 것은 남북미가 연결되는 절묘한 외교작품 중의 하나이다. 이로써 판문점선언의 이행 역시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가 서서히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세계 최강을 자임하는 미국을 상대로 우리 민족이 대등한 입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것은 이제부터다.


[민플러스 사설] 적대행위 중단없이 대화와 평화를 말하지 말라

좋게 발전하던 한반도 정세 흐름에 급제동이 걸리며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조선)은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 강행 등을 이유로 지난 16일 이날로 예정되어 있던 남북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이어서 17일에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동시에 북미정상회담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이다. 같은 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다가오는 조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 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았지만 회담을 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엄중하고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순항하던 남북, 북미관계가 난기류에 휩싸인 원인은 무엇인가? 이점을 알기 위해서는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에 담긴 북한(조선)의 메시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조선)의 대미메시지의 첫 번째는 북미정상회담의 초점은 오랜 북미(조미)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로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었다는 것은 트럼프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대북적대시정책을 폐기하고 관계정상화를 하자는 김정은위원장의 제안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품페이오국무장관의 2차 평양방문 직후인 지난 5월 12일 북한(조선)이 북부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을 오는 23~25일 사이에 국제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기한다고 발표한 것이나 억류미국인을 전격 석방한 것도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전향적 조치로 볼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미국이 보인 태도는 과연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있는 것인지 의심할만한 도발과 망발의 연속이었다.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 사이에서는 ‘선 핵포기, 후 보상에 따른 리비아 방식’,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아닌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핵과 미사일만이 아닌 생화학 무기의 완전 폐기’, ‘ICBM 완전 폐기’, 심지어 ‘핵포기 시 경제적 보상 제공’, ‘북 인권문제의 의제화’까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계관 제1부상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화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른 바 ‘리비아식 해법’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법이 아니다. 트럼프가 인정한 것처럼 제국주의의 전형적인 ‘불량정권제거’ 공작이다. 핵무력완성 이전에도 이를 거부했던 북한(조선)이 핵무력이 완성된 오늘 이를 수용할 리가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북한(조선)은 북미협상을 핵개발단계의 국가와 핵보유국간의 핵포기-보상협상이 아니라 핵보유국간의 평화공존을 위한 협상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것이 김계관 담화가 담고 있는 북한(조선)의 대미메시지의 두 번째다.

‘김계관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전 행정부들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핵이 아직 개발단계에 있을 때 이전 행정부들이 써먹던 케케묵은 대조선 정책안을 그대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은 유치한 희극이 아닐 수 없다.”며 핵포기 대 경제보상안을 단호히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계관 담화’에 담긴 세 번째 메시지는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 조건으로 된다”는 문장에 담겨 있다. ‘선결조건’으로 표현한 것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핵위협이 끝장나지 않는 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 말은 굳이 메시지라고 해석할 필요도 없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상대방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데 먼저 총을 내려놓을 바보는 없다. 그러므로 한반도비핵화(북의 핵폐기와 미국의 핵위협제거)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폐기, 북미관계정상화는 행동대 행동의 원칙아래 동시적, 단계적으로 이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상식에 가깝다.

‘김계관 담화’에 담긴 네 번째 메시지는 트럼프대통령에게 ‘볼튼’으로 대표되는 대북강경세력과 단호히 선을 그으라는 것이다. 사실 트럼프가 대표적인 ‘대북강경론자’로 알려진 ‘볼튼’을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안보보좌관에 앉힌 것은 트럼프가 처해 있는 정치적 위기와 관련되어 있다. 탄핵의 위기에까지 몰린 트럼프로서는 북미협상의 결과를 자기의 대북압박의 성과로 포장할 필요와 함께 북미사이 타협적 협상 결과에 따른 미국내 대북강경세력의 반발을 제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진행되는 양상은 자칫 들러리가 결혼 자체를 망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하기에 ‘김계관 담화’는 트럼프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고 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의 전철을 답습한다면 이전 대통령들이 이룩하지 못한 최상의 성과물을 내려던 초심과는 정반대로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제 ‘세기적 담판’이라 불리는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 트럼프대통령도 ‘리비아식해법’은 아니라며 서둘러 진화해 나서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트럼프식’이니 뭐니 하는 작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위협과 적대정책폐기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적대행위를 실질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 한미양국은 ‘통상적인 방어훈련’이라고 말하지만 북한(조선)지도부를 겨냥한 F-22 스텔스전폭기까지 대규모로 참가하는 군사훈련을 방어훈련이라고 하면 방어훈련이 아닌 훈련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문재인정부 표현대로 역지사지 해보면, 북한(조선)의 반발이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런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키리졸브훈련을 양해한다고 했던 북한(조선)이 맥스선더 훈련강행에 대해서는 왜 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하는 조치까지 취했는지 그 이유를 깊이 헤아려보아야 한다.
잘 아는 것처럼 북한이 판문점회담을 앞두고 열린 키리졸브 한미합동훈련을 양해한 것은 북미정세가 심히 경색된 상황에서 남측정부가 이를 중단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직접대화가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개선을 선행하고 북미정상회담도 문재인대통령을 통해서 제안한 것도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서 남북이 힘을 합쳐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그 후 전민족적인 지지와 온 세계인의 관심속에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이 있었다.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가히 전폭적이다. 북미사이에도 오랜 적대관계를 끝내고 관계정상화를 위한 ‘세기적인 회담’을 앞두고 있는 마당이다. 더욱이 북한(조선)은 핵실험장폐쇄와 억류미국인석방 등 전향적인 조치까지 취했다. 그런데도 문재인정부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없었는가? 적어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중단하자고 미국에 요구할 할 수는 없었는가?

지금의 정세가 우리민족에게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미국이야 자기의 이익에 따라, 또는 트럼프정권의 정치적 처지에 따라 협상에 나서기도 하고 판을 깰 수도 있다. 그러나 남과 북은 다시 올 수 없는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할 숭고한 책무가 있다.

한반도의 정세는 남과 북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이것이 남북정상회담을 북미정상회담전에 열린 이유이며, 판문점선언에 담긴 정신이다. 그 첫걸음은 외세의 손을 잡고 동족을 압박하는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지 못하면 남북관계도 북미관계도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없다.
문재인정부는 시대의 흐름을 믿고, 국민의 힘을 믿고 당당히 선언하라. 이제 동족을 상대로 외국군대와 합동으로 군사훈련하는 일은 영원히 중단한다고.


[민플러스 사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예고한 “만족한 합의”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가 거의 마무리된 것 같다. 로동신문이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전격적인 방북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1면 전체를 할애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사실상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사전합의가 거의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구속된 3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에 대한 특사조치도 그 일환이다. 실제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미국과 “만족한 합의를 보셨다”는 보도와 함께, 폼페오 장관도 “매우 유익한 회담 진행”과 “충분한 합의를 이룩”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이 “조미수뇌회담”은 “(조선반도의)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역사적인 만남”이 될 것이라고 천명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김정은 위원장과 폼페오 장관의 “만족한 합의”란 ▲첨예한 (한)반도지역정세에 대한 평가와 견해 ▲“조미수뇌회담과 관련한 양국 최고지도부의 입장과 의견 교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인 문제, 절차, 방법 등에 관해서다. 이것은 북미간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라는 핵심 의제에서부터 날짜, 장소 등 구체적 실무사항까지 합의됐음을 의미한다. 장소를 싱가포르로 하고, 구속된 3명을 미리 석방한 것은 북이 통 크게 미국의 체면을 살려 미국 내 여러 방해흐름을 아우르면서 핵심의제에 대한 확고한 합의를 이루려는 뜻으로 보인다. 회담의 성격으로 보나 역사적 관례로 보나 장소는 당연히 평양이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북미정상회담 전망이)굉장히 성공적일 것”이라고 한 발언은 단순한 인사치례로 보이지 않는다.

주목할 점은 폼페오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안”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트럼프대통령의)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대한 깊은 관심”과 “조미수뇌상봉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에 사의를 표했다는 것은 이 제안이 “만족한 합의”를 이뤄내는 배경이 됐음을 시사한다. 또한 논란이 된 북미간 협상 교착설이나 무산설 등 미국 내의 과도하고 오만한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미국에선 최근 북에 대한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과 생화학무기, 인권 문제까지 의제를 확대하려는 주장 등 사실상 정상회담을 방해하려는 시도가 공공연히 불거졌고, 북은 이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폼페오 장관의 “우리는 적국”이었지만 “이제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북한(조선) 국민이 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이로써 북미정상회담에선 공동선언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선언은 아마도 과거 북미간 최고수준의 합의였던 2000년 ‘북미공동커뮤니케’보다 결정적으로 진전된 내용일 것이다. 왜냐면 당시 북한(조선)은 핵개발 단계에 있는 국가로서 미국과 합의했지만 이번엔 핵무력 완성국으로서 미국과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에 대해 합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당시 북미간 최고위급 합의였던 ’북미공동커뮤니케’는 ‘쌍무관계 근본적 개선’, ‘정전체제 평화협정 전환’, ‘적대정책 철회’, ‘경제교류와 협조’ 등 포괄적 합의를 담았다. 그러나 뭐 하나 제대로 실행되지 않은 것은 당시 미국이 북에 대해 힘의 우위에 있어 합의를 깨더라도 북이 그에 대응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적대정책의 유지가 미국에 더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미국이 국제적으로 합의한 이란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JCPOA)를 3년도 안 돼 파기한 것이 같은 이치다. 그러나 다음달 새로이 발표될 북미공동선언은 북이 바라는 바도 있지만 미국 또한 자국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처지에서 발표될 선언이다. 미국은 더 이상 임의로 합의를 깨기 어려울 것이다. 핵무력을 바탕으로 대등한 힘의 관계에서 발표될 선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북미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은 물론 새로운 동북아와 세계질서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실상의 종전선언과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관계정상화, 평화협정과 적대정책 철회, 비핵화 원칙과 방식 등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전반 로드맵이 천명될 것이다.

논란이 됐던 한반도 비핵화 관련 북의 ‘단계적, 동시적 조치’와 미국의 ‘일괄 처리’ 방식은 상충하는 게 아니다. 이는 마치 북이 비핵화 조치를 미루고 시간을 끌려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북이 비핵화에 소극적이고 미국은 적극적이다’는 미국 주도의 협상 이미지를 유포하려는 미국식 여론전이다. 강조할 점은 북의 비핵화 조치는 반드시 그에 상응한 미국의 핵공격 위협 중단과 적대정책 철회가 연관된다는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8일 시진핑 주석과 만나 거듭 “조선에 대한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제거하기만 하면”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 과정이 단번에 가능하지 않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북미는 정상회담에서 근본조치인 관계정상화와 최소한 양국의 연락사무소 설치, 한반도 비핵화를 일괄해 합의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북의 비핵화와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 조치는 단계적, 동시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협상과 실천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국이 2년 내 한반도 비핵화를 완성하겠다는 주장은 곧 북미간 제재 해제, 핵공격 위협 중단 등 적대정책 철회와 평화협정 체결 등을 그 기한 내 이룰 것임을 뜻한다.

보도대로 2년 내 적대정책 철회와 한반도 비핵화가 상호 동의하는 조건에서 이뤄지고, 북미간 관계정상화가 되돌릴 수 없는 정도에 이른다면 한반도의 운명엔 그야말로 대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속전속결, 눈이 부실정도다. 일각에선 70년 기나긴 적대의 골이 그렇게 단기간에 해체될 수 있겠는가 회의를 표하고, 미국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양질전환은 임계점에서 급속도로 이뤄지는 법이다. 지금 상황은 미국이 선의를 보이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강제돼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 조치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거대한 진전과 남북간 화해협력이 본궤도에 올라 병행 전개되면 머지않은 장래에 남북이 합의하는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다. 가슴 벅찬 그 날을 그려본다.


[민플러스 사설] 판문점 선언, 평화와 자주통일의 새 역사 쓰다

오랫동안 꿈에서나 그려온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고 평화의 새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종전선언이자 남북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새 역사를 열겠다고 민족과 세계에 알린 포고문이다. 판문점 선언은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시대와 민족의 절박한 요구인 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을 이룰 구체적 경로와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역사상 최고 수준의 합의라 하겠다.

판문점 선언의 가장 큰 의의는 ‘자주통일’이라는 우리 통일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그 실현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내왔다는 점이다. 자주통일이란 선언문 그대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에 의거해 외세의 간섭을 배제한 우리민족 스스로 이뤄내는 통일이다. 선언문에선 이의 실현을 위해 ▲정상간의 정기적 회담과 직통전화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분야별 대화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연락사무소를 남북 양측이 아닌 개성 한 곳에만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남북수교를 위한 전 단계 조치가 아니라, 예상되는 전방위적 교류협력을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기구다. 판문점 선언이 6.15공동선언을 계승한다고 할 때, 공동연락사무소는 연합연방제(연방연합제) 통일방안에서 제시한 ‘민족통일기구’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 조치로 봐야 한다.

다음으로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의 경로와 방안을 남북이 처음 합의,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중국을 더한 4자회담 개최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의 실현을 위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밝혔다. 이는 논란이 됐던 평화협정 주체를 명확히 하고, 종전선언을 매개로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경로와 방안을 밝힌 것이다. 아울러 평화협정과 비핵화 과정이 병행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전쟁이 끝날 것이다!”라고 화답했다. 한국전쟁의 종식은 정전 이후 고착된 한반도 분단체제 위에 세워진 모든 구조와 체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뜻한다. 그야말로 대전환이다.

대부분 언론은 ‘완전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춰 판문점 선언의 최대 성과가 비핵화 원칙 합의인 양 보도한다. 물론 평화체제를 위해 이 명문화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비핵화는 지난달 대북특사단의 발표처럼 ‘북에 대한 군사적 위협의 종식과 안전보장’을 전제로 한다. 즉 미국의 북에 대한 핵위협, 적대시정책의 종식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핵위협이란 주한미군뿐 아니라 일본, 괌, 미본토로부터의 핵위협도 포함한다. 이런 문제까지 해결돼야 북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종식된다고 할 것이다. 북한(조선)이 지난 20일 열린 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시험 중지를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으로 설명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에 적극 이바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세계 비핵화의 일환임을 뜻한다. 따라서 평화협정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화협정을 통한 북미간 적대관계 청산과 관계정상화가 비핵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판문점 선언의 비핵화 원칙 합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진행될 평화협정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신호탄을 쏜” 정도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판문점 선언은 이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와 자주통일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첫 포고문이다. 우리 민족은 너무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다. 그 사이 많은 이들이 늙고 병들고 스러져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지금까지 달려온 속도 유지’를 당부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만리마 속도를 남북통일의 속도’로 화답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 민족의 절실한 심정을 반영한다. 남북의 선언에 주변 4강이 모두 호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회가 왔다. 판문점 선언에 의거해 분열과 대결을 접고, 자주와 평화가 살아 숨 쉬는 민족통일국가 건설에 합심해 나설 때다.


[민플러스 사설] 아베는 ‘평화적 대전환’ 가로막는 패악질 그만둬야 한다

일본 아베 정권의 반평화적인 훼방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북중정상회담까지 전격 개최되는 등 한반도와 동북아가 평화의 대격변에 들어서자 이를 어떻게든지 훼방하려고 패악을 부리고 있다.
얼마 전 아베는 트럼프에게 북미정상회담에서 북 핵·미사일과 함께 ‘납치문제’를 의제로 삼아줄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가 난색을 표하자 오는 17일 미국까지 가서 트럼프를 직접 만나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아베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전 일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남북정상회담이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아베의 이런 요구는 사실상 외교적 횡포에 가깝다.

한술 더 떠 일본 외무상 고노는 지난달 31일 공개강연에서 “북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뚱맞은 주장을 내놓았다. 북한(조선) 전문매체인 <3.8노스>가 이런 주장을 “근거 없다”고 일축하자 이를 재반박하는 등 무리하게 쟁론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고노의 행태에 대해 “국제사회에 대북 압력 유지를 호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바로 이 고노가 다음 주에 한국을 방문한다. 그의 방한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아베 정권의 이런 행태는 그저 ‘저팬 패싱’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 행보가 아니라 사실상 한반도의 평화적 대전환을 막고 되돌려보려는 외교적 패악이라 비난받아 마땅하다.
잘 아는 것처럼 아베 정권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아시아회귀전략(PIVOT TO ASIA)’에 편승해 ‘전쟁가능한 나라 만들기’를 야심차게 추진해 왔다. 일본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평화헌법’ 개정, 군사대국화,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 미화 등 일본의 전쟁국가화는 미국의 지원 아래 전방위적으로 진행돼 왔다.

평화헌법 개정의 경우 아베는 지난해 ‘평화조항’인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새 조항을 만드는 개헌안을 내놨다. 일단 개헌에 성공한 뒤 평화헌법 조항을 아예 없애는 2단계 개헌으로 교전권을 갖겠다는 속셈이다.
아베 정권은 올해 방위력 정비의 지침인 ‘방위계획 대강’을 재검토할 계획인데 ‘전수방위원칙’을 무력화하고 F-35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 순항미사일 등 ‘적 기지’를 선제타격할 수 있는 첨단장비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27일 육상자위대의 부대 운용을 총괄하는 통합사령부에 해당하는 ‘육상총대’와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을 발족했다. ‘육상총대’와 ‘수륙기동단’ 신설은 일본 육상자위대가 일본 방위를 넘어 ‘적 기지’를 선제타격하고 해병대를 상륙시키는 ‘침략군대’로 재편되고 있음을 말한다. 여기서 적 기지는 ‘북한(조선)’임은 물론이다.

아베 정권이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찬양 미화하고 미국의 지원 아래 박근혜 정권을 겁박해 ‘위안부 합의’를 날조한 것도 ‘전쟁가능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이데올로기 작업이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쯤 되면 최근 아베 정권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적 대전환을 어떻게든지 가로막아보려고 발악하는 속내를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북 핵미사일 위협’을 ‘군국주의 부활’의 지렛대로 활용하며, 대북 강경정책의 선봉을 자처해 온 아베 정권에게 남북, 북미정상회담은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충격일 것이다.

더욱이 ‘사학 스캔들’과 이에 연관된 재무성의 문서조작 파문, 이라크 파견 육상자위대의 일일보고 은폐 등으로 아베는 집권 이래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아베의 지지율은 20%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고 강력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지경에 남북과 북미가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적 대전환을 이룬다면 극우 침략적 외교행보로 지지율 만회를 노리던 아베가 더 이상 권좌를 지킬 수 없음은 불 보듯 뻔하다.

“개가 짖어도 열차는 달린다”는 말 그대로 오늘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적 대전환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아베 정권은 그리고 일본은 선택해야 한다. 시대착오적인 대북 적대정책과 군국주의 부활에 끝내 매달리다가 국제사회의 미아로, 영원한 ‘전범국가’로 낙인찍힐 것인가, 아니면 이제라도 평화의 대세에 합류할 것인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민플러스 사설] 북중 관계복원, 동북아 새 평화질서의 ‘신호탄’

김정은 북한(조선) 로동당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은 대담한 행보다. 주지하듯이 그간 북중관계는 공개적으로 언론을 통해 상호 비난을 주고받을 정도로 냉랭해진 상태였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처럼 소원해진 북중관계를 일거에 “피로써 맺어진 친선”관계로 복원한 행보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미국의 국영 미국의소리(VOA)는 김 위원장이 “대담하고 치밀한” 행보로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미간 남북, 북미정상회담 합의로 이른바 ‘차이나 패싱(china passing)’ 우려가 제기되고 ▲중미간 협력이 깨져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개시하고,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켜 중국을 자극하는 곤란한 상황에서 성사되었다. 이것은 중국이 동북아에서 발언권이 약화되고, 그렇게 피하고자 했던 미국과 주권문제와 경제영역에서 직접적 대결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음을 의미한다.
더구나 북과의 관계는, 미국의 요구대로 북에 대한 가혹한 경제제재에 앞장선 결과,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였다. 중국이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대중 경제보복 유예의 대가로 미국의 ‘최대한의 압박정책’에 적극 동조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여기에는 북의 핵보유를 반대해온 명분도 있다.
중국은 북에 대해 석유 공급을 제한하고,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등 그야말로 최대한의 제재를 가해 북중관계가 역사상 최악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정세의 반전은 북의 ‘핵무력 완성’ 선언에서 비롯되었다.북한(조선)이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 대한 주도적 대화제의로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자 중국의 존재감은 약해졌다. ‘차이나 패싱’ 논란이 제기된 배경이다. 여기에 미국은 중국을 통한 압박이 별 효과 없음이 확인되자 바로 북과의 직접대화로 돌아섰고, 중국에 대해서는 거리두기에 나서 거칠게 무역전쟁을 시작하고 남중국해 문제 외에 대만에까지 손을 대 중국의 주권문제까지 자극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고문 주장대로 미국이 사실은 중국을 최대의 적으로 여기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협력하면서 자국의 경제발전에 치중하고 오만한 대국주의적 정책을 밀어붙이다 외려 고립되는 형국에 처한 셈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조선)의 “전격적인 방문 제안”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단비’였을 것으로 보인다. VOA 보도대로 “절묘한 시기” ‘통 큰 접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조선반도 정세가 급속히 전진하고 적지 않은 중요한 변화가 발생”하여 “정의와 도의에 따라” “제때에 시진핑 총서기에게 직접 상황을 통보해야 했다”고 자신의 전격적인 방중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이 배제되지 않고 한반도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방중 목적을 “조중친선의 귀중한 전통을 계승하여 발전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놓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원해진 관계를 털어내고 북중친선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시진핑 총서기가 적극 호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일이다.
중국이 그 어느 나라 정상보다 극진히 환대하고, 관영언론들이 경쟁적으로 ‘차이나 패싱’은 없다며 회담에 대해 극히 이례적으로 3400자에 달하는 장문의 발표문을 보도한 것은 중국이 얼마나 이번 회담을 중시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사실이 이렇듯 명확한데도 ‘중국의 큰 형님이 북의 동생에게 한 수 가르친 회담’이란 일각의 해석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궤변이다.

북한(조선)과 중국은 정상회담 결과 두 가지 중대한 합의를 보았다. 하나는 전통적인 북중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계승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획기적인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점과 다른 하나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비롯한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서 견해일치를 이룩”하였다는 점이다. 주목할 대목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간 “견해일치”를 이뤘다는 것이다. 대북제재 해제는 물론 남북,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 지원과 협조가 예견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와 관한 ‘단계적, 동보적(동시적) 평화실현과 비핵화’ 발언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한국 정부는 핵폐기 일괄타결을 원하는 데 북이 과거처럼 단계적 비핵화를 내세워 시간을 끌려한다는 둥, 북의 전통적인 살라미 전술이라는 둥 억측을 내놓고 있다. 반북 습성에 빠져 정세 전환의 의미를 여전히 모르고 하는 소리다. 외려 청와대가 밝힌 북미간 일괄타결로 진행되더라도 실제 조처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정확하다. 역사상 처음 북미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단계적 실무조치를 논하지 않으리란 건 상식이다. 당연히 관계정상화와 그에 준하는 비핵화 조치 합의라는 일괄타결이 시도될 것이다. 종전선언을 비롯해 미국의 핵위협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그에 상응한 북의 비핵화 조치 합의 등 큰 틀의 근본문제 해결이 준비될 것이다. 또 남북간에는 평화를 공고히 하고 통일로 나아가는 원칙적 방안이 합의돼야 할 것이다. 이렇듯 한반도 평화를 위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실행조치는 단계적으로, ‘행동 대 행동’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휴전협정 당사자로서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북중의 관계 복원과 보다 높은 단계로의 진입 선언은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질서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백악관은 북중정상회담 결과를 신중하게 낙관한다면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북은 연이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지지, 지원하고, 남북미가 공히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힘을 모은다면 70년 분단 역사를 끝내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지구촌의 중심지 동북아에 새로운 평화질서가 완성될 것이다.


[민플러스 사설] 일괄타결로 나아가는 남북·북미정상회담

한반도 정세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연이은 개최 소식은 피맺힌 한반도 분단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새 봄이 오고 있음을 직감케 한다. 새해 들어 불과 석 달도 안 돼 일어난 놀라운 반전이다. 이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임계점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특히 실무회담 없이 바로 정상회담을 여는 것은 정상간 큰 틀에서의 포괄적인 합의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임을 당사국 모두 인정한 결과다. 이른바 ‘정상회담 입구론’이다.

정상회담을 먼저 한다는 것은 핵심 현안에 대한 큰 틀의 원칙적 합의를 먼저 하겠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일괄타결이다. 핵문제, 평화협정, 북미관계 정상화, 남북화해와 통일이라는 한반도 근본 문제에 대한 정상간 일괄타결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남북미는 4자든 6자든 여러 차례의 실무회담을 한 바 있다. 그 결과 9.19공동성명을 비롯한 양자, 다자간 합의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합의의 제한성, 절차의 복잡성, 반대세력의 방해 등으로 좌절된 바 있다. 실무합의가 가진 한계다. 이런 이유로 선(先) 정상회담은 정상간 포괄적, 전면적 일괄타결을 통해 다시는 그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국내외 수구보수세력은 정상회담의 이런 성격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보, 준비 부족 문제를 제기하고 심지어 그의 결정이 즉흥적 결단인 것처럼 비판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정상회담을, 그것도 오랜 적대국간 최초의 정상회담을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경우는 없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루트(지난해 12월 펠트먼 유엔사무차장 방북)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맞다면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이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북과의 정상회담 의사를 밝혔고, 역대 정권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랜 기간 정상회담 준비를 해왔음을 의미한다. 마이크 폼페오 CIA국장을 국무장관에 전격 임명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그는 정보수장으로서 누구보다 북의 ‘핵무력’ 완성 정도를 잘 알고 있고, 또 회담 실패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서도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북미정상회담은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북한은 평화를 원하고 있고, 이제는 두 나라의 적대관계를 해소할 때가 됐다”고 선언했다. 북한(조선)과 미국은 일괄타결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같은 “본질적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안이 타결되지 않으면 남북간 교류협력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타당하다. 10.4선언에서 밝힌 3~4자간 종전선언 등을 충분히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는 남북이 힘을 합쳐 분단구조를 허물고 통일을 실현해 나가는 데서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정상이 보다 깊이 논의하고 합의할 사안은 6.15공동선언을 통해 밝힌 통일방안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의 문제다. 남북이 합의한 유일한 통일방안인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의 공통성에 의거한 연합연방제(연방연합제) 통일방안을 실현하기 위한 진전된 합의가 나와야 할 것이다. 상설적인 남북정상회담, 부처별 협의기구, 분과별 전문기구 같은 남북 공동의 통일을 위한 기구 건설 등이 제시돼야 한다.

강조할 점은 한반도 비핵화는 북만의 비핵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의 언론과 정부기관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의 비핵화라는 말을 마구 섞어 쓰는 경향이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곧 북의 비핵화란 식이다. 그러나 대북 특사단의 언론 발표문 제3항에서 밝혔듯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전제는 북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이다. 이와 관련해 북이 김정은 시대 들어 공식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입장을 밝힌 지난 2016년 7월의 ‘공화국 정부 대변인 성명’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측에 배치된 핵무기 공개 ▲남측 내 배치된 핵무기와 그 기지 철폐와 검증 ▲미국이 수시로 전개하는 핵타격수단 중단 담보 ▲대북 핵 위협 중단과 핵 불사용 확약 ▲주한미군 철수 선포 등을 요구하였다. 한반도 핵 문제의 본질이 미국의 북에 대한 핵 공격 위협에서 비롯된 만큼 남측에 배치된 미국의 핵과 수시로 주변 지역에서 들어오는 핵 타격수단들, 그리고 이를 관할하는 주한미군 문제가 같이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요구가 실현되더라도 북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과 괌, 미 본토에 있는 미국의 전략무기들은 언제든지 북을 향한 장거리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트럼프 정부가 직접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주된 의제라기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타결돼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남북정상이 논의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원칙적 합의를 보고 그에 의거해 문재인 정부가 미국을 잘 설득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대북 특사단이 발표한 언론 발표문 제4항에서 밝혔듯이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다. 주목할 대목은 북의 비핵화나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비핵화 문제’로 제시한 점이다. 이것은 북미간 주된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만이 아니라 핵 군축 문제를 포함한 비핵화와 양국 간 관계정상화 문제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북한(조선)은 지난 2009년 1월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비핵화를 통한 관계개선이 아니라 바로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먼저 북미간 관계를 정상화하여 적대관계를 해소한 다음 상호 검증을 동반한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마치 오랜 적대관계였던 중국과 미국이 중국의 핵개발과 베트남 전쟁 등으로 첨예해진 정세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일거에 관계정상화에 합의하고 적대관계를 청산한 방식을 연상케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사적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판단이다. 이제 일괄타결을 통해 남북이 통일의 구체적 전도를 열고, 북미가 관계정상화에 합의한다면 비핵화 문제도 자연스레 풀려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남북,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강조했듯이 "북한과 남한을 위해, 또 세계를 위해, 이 나라(미국)를 위해서도 위대한 일"이 될 것이다.


[민플러스 사설] 남북관계전환을 중심으로 북미관계를 보자 급변하는 한반도정세

-남북,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 자주통일운동


1. 핵무력완성 이후 북의 전략과 핵미사일실험 중단(유예)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남북관계개선과 평창올림픽참가의사) -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단, 고위급대표단 파견, 김여정특사를 통한 남북최고위급회담(정상회담)제안 - 대북특사파견과 4월말 정상회담개최 합의 ?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제안과 트럼프의 5월안 개최동의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숨가쁜 대전환, 대반전이 불과 두 달 남짓 하는 시간에 일어났다.
지금 한반도정세의 대반전은 누가 보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다. 신년사발표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보여준 남북관계 전환에 대한 의지와 이를 위한 과감한 행보, 대범한 결단은 세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행보를 이해하려면 핵무력 완성 이후 북의 국가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바탕으로 1) 경제강국건설 2) 남북관계전환 3) 책임있는 핵강국으로서 국제외교를 전략적 방향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핵무력 완성으로 억지력이 담보된 조건에서 위 세 가지 방향에서 역량을 구축한다면 북미대결전을 승리로 끝낼 수 있다는 전략적 타산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주동적 조치가 핵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이다. 핵과 미사일실험발사 중단이라는 주동적 조치를 통해 군사적 긴장완화를 선도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전쟁책동을 무력화함과 동시에 남북관계와 국제외교를 전환함으로써 경제강국 건설의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미국을 포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중심고리는 남북관계전환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합니다.”고 말한 것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의 시작을 남북관계에서부터 하겠다는 구상이 서 있었던 것이다. 이에 관해 ‘조선신보’에서는 북이 핵 미사일실험을 하지 않을 것임을 이미 시사한 바 있다.

2. 남북관계전환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의지와 대범한 결단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조성된 정세는 지금이야말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절박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다면 어느 누구도 민족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 한 말일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이러한 의지는 남북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대범한 결단으로 나타났다. 우선 4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통상적 수준으로 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표명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의 걸림돌을 제거했다. 물론 여기에서 이해한다는 것은 남측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당장에 중단할 수는 없기에 최대한 ‘로우키’로 하겠다는 남측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적 안정이 정착되면 중단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인데, 일부 언론에서 마치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합동군사훈련자체를 통상훈련으로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왜곡이다.

4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다. 그러나 ‘비핵화 의지표명’은 예상 밖의 파격적인 발언이다. 그간 북이 “우리의 핵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며 비핵화를 의제로 한 대화에 분명히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북미협상 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향적 조치로 보아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그 성격상 미국이 북의 참가를 반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평창 이후는 북미관계의 전환 없이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 나설 수도 없고, 설사 남북대화를 한다하더라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에 묶여 그 어떤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는 사정을 이해한 조치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의 방법론으로 ‘동결을 입구로 비핵화를 출구로 한 2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 2단계 해법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입구의 조건으로 말하는 ‘동결’에 관해 김정은 위원장은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 출구인 비핵화에 관해서는 군사적 위협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을 조건으로 논의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와 관련 6일 저녁 정의용 안보실장의 청와대 발표문에는 핵과 미사실험 중단 앞에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이란 단서가 붙어있는 반면 9일 오전 백악관 발표에는 “앞으로 어떠한 핵실험과 미사일실험도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앞으로 어떠한 핵실험과 미사일실험발사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남측이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남측용과 대미용 두 가지로 변형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상황을 미국이 ‘동결‘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어찌되었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북미정상회담에 동의했다는 것은 그간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했던 비핵화선행조치를 폐기하고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에 동의했다고 봐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대목은 정상간 핫라인개설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을 정상회담 개최장소로 선택한 결단이다. 정상간의 소통을 상시적으로 보장함으로써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평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정상간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남북관계를 전략적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특히 과거 6.15시대처럼 북미협상이 교착되거나 갈등이 격화되면 남북관계가 중단되는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고 북미협상의 진행과 관계없이 남북관계를 밀고 나가도록 하자는 의지로 보인다.

3. 핵과 미사일실험 중단(유예)은 비공식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전략

북의 핵무력 완성 선언은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ICBM기술의 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시점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 전략적 모호성을 남겨두기 위해서다. 핵억지력을 보여주면서도 기술적 완성의 모호성을 남겨두는 것이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가는 데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장치와 새로운 국면에서의 전략적 공세의 여지는 마련해 두었다. 그 하나는 ‘괌 포위사격 계획’이다. 미국이 군사행동을 할 조짐이 보이면 가차 없이 괌포위사격을 감행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태평양상에서의 대규모 핵실험’이다. 미국이 끝내 대북적대정책을 계속하겠다면 공격적인 핵실험으로 새로운 대미 핵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상의 핵실험은 사실상 대미선전포고나 다름없기에 이것이 단행된다면 사실상 북의 입장에서 반미최후의 대결전일 것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핵보유국들은 북의 핵보유국인정을 결단코 공식적으로 하지 않으려한다. 북의 핵보유국인정을 공식화하면 이른바 핵도미노현상을 불러오고 강대국의 핵독점체제인 NPT체제의 무력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들이 NPT체제 밖에서 비공식적인 핵보유국이 된 것도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도 북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미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해 왔지만 북의 실질적인 핵 제거, 더 나아가 북 정권의 제거를 목표로 하는 미국과는 입장이 다르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보다는 미국이 주적이고 미국의 대북핵전쟁을 포함한 북한붕괴를 위한 군사행동을 더 경계한다.

최근 러시아가 북미협상의 중재를 자처해 나서고 더 나아가 어떤 미사일방어체제도 무력화할 수 있는 핵미사일개발성공을 발표하면서 푸틴이 직접 나서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핵공격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해 나선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중국도 미국의 대북독자제재에 반대하면서 “대북제재는 소진되었다. 더 이상의 대북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고 나선 것도 북핵에 대한 우려보다 트럼프정권의 모험적 군사도발에 대한 경계를 더 크게 드러낸 것이다.

북이 추가적인 핵실험과 미사일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보유한 북핵과 미사일제거를 위한 공격적인 대북제재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는 북을 비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될 것이다.
핵실험과 미사일실험 유예는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을 미국주도의 대북제재로부터 이탈시키고 사실상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 나가려는 북의 전략이다. 북이 자신을 적대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반복해서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중국은 새로운 시진핑 시대를 준비하며 동북아는 물론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과 대등하거나 우위에 서는 ‘글로벌 리더십’을 강력히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정권이 밀어 붙이는 한미일삼각동맹구축과 무역전쟁에 맞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중국으로서는 더 이상 미국의 대북제재에 협력하기 보다는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통해 북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푸틴의 러시아는 한걸음 더 나아가 ‘동방정책’ 가속화를 위해 북과 경제협력과 가스 송유관 연결 등 이른바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주도하고 싶어한다.
바야흐로 미국의 대북제재동맹은 붕괴되고 ‘동북아평화동맹’으로의 대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4. 북미대화-첨예한 협상과 대결의 병행

트럼프정권은 북의 비핵화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다. 또 북미정상회담에 응하면 남북관계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고 북-중, 북-러, 북-EU 정상회담으로 이어짐으로써 미국의 대북제재전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이 참가하는 것을 동의할 때만 해도 대놓고 반대할 명분도 없지만 평창 이후 한미합동군사훈련의 강행을 통해 원점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타산했을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 생겼다.

먼저, 평창에서 터져 나온 남북사이 화해와 단합의 열기다. 다른 민족은 죽었다 깨어나도 느낄 수 없는 우리민족의 뜨거운 동포애와 통일의 열기는 문재인정부에게도 자신감을 주었고, 김여정특사방남과 대북특사방북으로 이어짐으로써 남북관계전환의 강력한 동력을 형성했다. 평창 전과 평창 후 남북대화에 대한 국민여론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발언과 북미정상회담 제안은 트럼프로서는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핵과 미사일실험을 유예하고 비핵화논의를 할 수도 있다며 만나자는데 거절할 명분도 없다.

관세폭탄에 대한 반발 등 이래저래 국내정치의 위기에 처해있는 트럼프로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서라도 북미대화를 성사시켜 자신의 업적으로 포장하고 싶을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미국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북의 핵과 미사일실험이 중단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는 물론 북중, 북러 정상회담이 이어질 경우 미국의 대북제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국이 협상과정에서 북의 전략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는 북미협상에서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잘게 쪼개는 방식이 아니라 한꺼번에 내놓고 일괄타결을 시도해야 할 것인데 대북협상라인조차 붕괴되어 있는 트럼프정권으로서는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협상의 입구는 열렸다지만 대화의 지속을 위해서는 북의 긴장완화조치-핵과 미사일실험유예에 상응하여 미국이 8월에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 등 대북전쟁연습 중단과 대북제재철회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의 가시적 비핵화조치전까지는 이를 지속하려 할 것이다. 또 북이 말하는 ‘조선반도비핵화’와 관련하여 미국의 핵위협과 핵우산 제거 등 상응하는 조치도 쟁점이 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세계비핵화와 연동될 수도 있다.
특히 북의 비핵화에 상응하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의 핵심인 대북적대정책철회와 평화협정, 주한미군철수 등 ‘근본문제’는 미국의 사활적 이해가 달린 문제여서 북이 비핵화를 한다 해서 미국이 동의하고 이행하리라는 담보도 없다.
결국 북미협상은 협상과 대결이 병행되는 가운데 매우 불안정하고 복잡한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5. 남북관계전환으로 우리민족 대 미국의 대결구도로 전환하여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 것이 현 정세의 초점이다.

현 국면의 초점은 북미협상에 있지 않다. 북미협상은 남북관계전환을 위한 환경을 여는 것에 의미가 있다.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버리고 정책적 대전환을 하는가 여부는 북미협상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통해 민족적 힘을 하나로 결집하여 북미대결구도를 우리민족 대 미국의 대결구도로 전환시킬 때 가능하다. 이것이 현 국면에서 주체적 정세인식의 초점이다.
따라서 진보적 통일운동은 자주통일의 기치를 더욱 뚜렷이 하고 반미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여나갈 것을 제안한다.

첫째, 대규모의 남북정상회담 지지환영대회 등 남북정상회담을 지지 환영하는 하는 거족적인 운동을 통 크게 벌여 남북의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에 동의하는 광범위한 통일애국세력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 6.15공동위원회를 중심으로 그간 남북대결국면에서 이완되었던 평화통일세력의 결집을 통해 ‘제2의 6.15시대’를 밀고 나갈 민족운동의 구심을 세워야 한다. ‘전민족대회’라는 전략적 지향은 분명히 하되 그 정신에 맞게 광범위한 평화통일세력의 민족적 단결을 건설하는 운동을 통이 크고 대범하게 전개해야할 때다. 특히 ‘촛불혁명의 시대’에 맞게 광범위한 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대중운동을 창조적으로 벌여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남북관계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개입, 방해를 단호히 배격하고 대북적대정책폐기, 전쟁연습중단, 대북제재철회 등 남북관계진전을 가로막는 미국의 반평화적 반통일적 정책과 남북이간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을 더욱 강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GM대우사태, 한미FTA개악, 통상압력, 방위비분담금 증액 등 미국의 침략적 횡포와 주권유린에 맞선 반미투쟁도 강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셋째, 남북사이 다방면적인 왕래와 교류 협력사업을 정세의 요구에 맞게 통크고 대범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새로운 높이의 ‘북한바로알기운동’을 창조하는 등 민족자주의식, 민족대단결의식, 통일의식을 고취하는 운동과 결합하여 자주통일운동의 대중적 토대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전개해야한다.

넷째, 자주통일운동의 주체역량을 확대강화하는 것을 첫 자리에 놓아야 한다. 지난 6.15시대 좋은 정치적 환경에서도 주체역량을 튼튼히 마련하는데 주력하지 못하고 합법주의, 실적주의에 빠져 역량강화에는 별 성과가 없었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의 운동을 하더라도 의식화 조직화사업을 앞세워 튼튼한 자주통일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민플러스 사설] 남북정상회담 실현의 새로운 길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일정에 올랐다. 평창올림픽이 가져온 최대의 성과다. 국민의 70%이상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이라며 찬성하였다.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남북간 대결과 반목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다. 불과 두 달도 안 돼 일어난 놀라운 변화다. 이처럼 남북은 그 본성상 화해하고 단합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대결과 불신은 외세와 그에 결탁한 소수의 무리가 만들어낸 인위적 장애일 뿐이다. 그런데 국내외 많은 언론과 정치권은 여전히 기대와 우려 속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미국이 북 비핵화 주장을 집요하게 내세우며 대북 적대정책에 아직 이렇다 할 변화 흐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결정된 이후에도 3개의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하고, 국내에는 특수전 병력의 증강 배치, 괌에는 본토의 B-2, B-52 핵 전략폭격기 전진 배치 등 긴장을 높였다. 또 언론에는 이른바 ‘코피작전(bloody nose)’이란 제한적 선제타격계획을 흘리는 등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는커녕 불시에 북을 공격할 것 같은 태세를 갖추었다. 펜스 부통령 역시 올림픽 방한기간 동안 대국다운 면모는 전혀 없이 북측 대표단을 피해 다니기에 급급하고, 오로지 북을 비난하고 압박하는 데 집중하였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북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들조차 미국의 “패권적이고 오만한 민낯”, “미국이 (북보다) 훨씬 더 호전적”이라고 혀를 차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언론과 전문가들은 올림픽 이후 북미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돌아보면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은 북미간의 화해흐름을 배경으로 하였다. 2000년 6월의 남북정상회담은,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 특사의 방북과 그해 9월의 북 미사일 시험 유예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및 식량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베를린 합의 등 북미간 뚜렷한 화해 흐름을 배경으로 하였다.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은 다시 북미간 고위급 대화의 동력이 되어 북한(조선) 조명록 차수의 방미와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 그리고 북미정상회담 합의로 급속히 발전하였던 것이다. 2007년 10월의 남북정상회담 역시 북을 핵 선제공격 대상으로 지목해 긴장을 높였던 부시 행정부가 북한(조선)의 연속적인 미사일, 핵 시험에 의해 입장이 바뀌고 그에 따른 6자회담 당사국간의 2.13합의 등이 배경이 되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북과 임기 내 수교의사를 밝히는 등 전향적 태도로 돌아서고, 2.13합의는 9.19공동성명 실행방안으로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어진 남북정상회담은 이듬해 미국이 북을 테러지원국, 적성국 제재법에서 해제하는 배경이 되었다. 이렇듯 역사는 북미간 긴장완화가 남북화해로 이어지고, 남북화해는 다시 한 차원 높은 북미화해로 나아갔던 경험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미간 긴장완화 흐름이 분명하지 않은 조건에서 먼저 제안됐다는 점에서 이전의 정상회담과 구별된다. 북한(조선)은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미국이 더 이상 북에 대한 무력공격이나 한반도 긴장고조를 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북미간 긴장완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우리 민족끼리’의 통일이념을 북과 남의 당국이 힘을 합쳐 대담하게 실천할 수 있는 주객관적 조건들이 성숙되였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남북화해를 배경으로 북미평화협상의 길을 열려는 의지와 남북대화가 발전하는 것을 과거처럼 미국이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포함되어 있을 법하다.

실제로 미국은 얼마든지 유엔 대북제재 결의나 독자 대북제재 조항을 들어 북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방해할 수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당 부위원장)의 방남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한 북측 갈마비행장으로의 국내 여객기 운항 ▲북측 대표단 전용기 ‘참매1호’ 국내 운항 ▲만경봉92호 묵호항 입항 등은 유엔 대북제재나 미국 독자제재 대상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유엔은 대북제재 무력화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모두 제재 예외조항을 적용함으로써 사실상 북의 올림픽 참가를 지원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펜스 부통령의 적대적 발언이나 군사적 긴장조성과 달리 실제로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여건조성에 이해를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림픽 기간 한미연합훈련 연기’와도 정치적 맥락을 같이한다.

최근 미국의 대북 메시지는 약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북미간 조건 없는 탐색적 예비회담을 열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악관에서)코피전략은 논의도 안했다”고 북에 대한 제한적 군사공격 가능성도 일축하였다. 두 달 이상 한반도 전쟁위험의 주된 고리로서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제한적 선제타격론을 ‘논의조차 안했다’고 발은 뺀 것이다. 긍정적 변화다. 그러나 문제는 “(북이)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다”라는 발표처럼 마치 ‘북이 원해야 대화할 수 있다’라는 식의 오만한 태도와 탐색적 대화 이후 실제 협상에서는 비핵화가 주된 의제가 되어야 하고, 북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최고 수위의 대북압박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내 강온파간 입장차의 산물일 수 있지만, 또 한편 북의 올림픽 참가를 자기네 ‘최대 압박의 성과’로 보는 주관적 상황인식의 결과일 수도 있다. 미국은 여전히 길을 못 찾고 있다.

반면 북한(조선)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 “10년, 100년을 제재한다고 하여도 뚫지 못할 난관이 없다”고 대북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선신보는 “조선은 미국에 대화를 구걸할 필요가 없다”고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였다. 오히려 ‘지금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버리고 스스로 대화를 요구하도록 하기 위한 평화공세의 시점’이라고 미국이 먼저 적대정책 폐기의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하였다. 나아가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시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은 미국이 북의 핵, 미사일 시험 중지를 원한다면 남북대화를 방해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것은 북한(조선)이 북미대화의 요건으로 적대정책 폐기조치와 남북화해 방해요인의 제거를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4월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의 중단과 대북제재 해제일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미간 대화가 바로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부 대립이 심한 트럼프 정부에서 “조율된 입장이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청와대의 발언이 맞을 것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미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 올림픽을 통해 확인된 남북화해를 향한 국민적 열망을 정책적, 제도적으로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각종 민간교류를 활성화하여 이미 멍석을 깔아놓은 ‘개성공단 재개’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한미연합훈련 재개 명분을 없애야 한다. 남북간 화해 교류가 확대될수록 미국은 한반도 “정세완화의 흐름”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북미관계 발전을 추동하는 길이요, 분단 역사의 새로운 전기를 여는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는 길이다.


[민플러스 사설] 평화올림픽 열기를 고조시키는 피플파워에 주목한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키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올림픽 열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0일 강릉 황영조 체육관에서 2,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민족화합한마당’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미 100여명의 남측 상주응원단이 대기하고 있었고, 황영조 체육관 앞 운동장은 지방에서 달려온 버스행렬로 가득 찼다. 강릉에 모인 시민들과 조총련 응원단 100여명, 미국유럽 등지에서 날아온 해외응원단은 함께 어우러져 남북해외 공동응원단 발족식을 가졌다. 일본, 해외응원단이 평창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에는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고국에 대한 그리움 앞에서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조직위원회의 어정쩡한 태도로 개막식, 아이스하키 첫 경기 입장표도 구하지 못하고 스크린 응원전을 펼쳤지만 열기의 도수는 경기장 분위기를 뛰어넘고도 남았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전에 어렵사리 입장한 10여명의 남측응원단은 남북대표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측 응원단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참여관중과 함께 막판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는 입장권을 쟁취하다시피 하여 다수가 입장함으로써 한층 뜨거운 응원전을 펼칠 수 있었다. 2월 14일 일본전에서는 경기장 안 공동응원전과 경기장 밖 곳곳에서 스크린 응원전 열기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민족의 단합으로 평화올림픽을 이루려는 시민과 동포들의 뜨거움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한편 개막식에 맞춰 북측 응원단 숙소 인근과 평창 시내 거리에는 2.5km, 1,200여개에 달하는 단일기 거리가 조성되었다. ‘통일의 길’이 운동을 발기한 지 불과 2주일 만에 각 민주동문회를 비롯하여 전국 50여개 시민사회단체 1천여 회원과 시민들이 참여하여 평화올림픽을 이루려는 시민들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삼지연관현악단 공연티켓 예매신청에는 15만 명의 시민이 참가하여 500 대 1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예술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도착지점에는 시민들이 환영인파를 이루고 한반도기를 펄럭이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SNS상에서도 ‘평창을 평화로’ 만들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진감했다. 네티즌들은 김여정 특사의 미소, 언행, 방명록,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눈물, 현송월 단장의 공연, 선수들에 대한 응원 미담들로 인터넷 공간을 가득 채우고 민족적 공감과 감격의 메시지들을 퍼 날랐다. 반면 펜스 부통령과 아베의 외교촌극을 조목조목 조롱하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분단적폐세력의 준동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규탄배격하였다. ‘패싱 아메리카’, ‘패싱 재팬’이 대세가 된 듯하다.

보이든 안보이든 시민들은 이렇게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끌어올리고 떠받치고 있다. 이제 평창이 평화로 승화되어 전쟁을 불러오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되고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여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라는 데까지 겨레의 염원이 타오르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됨으로써 평화올림픽이 한갓 꿈을 꾼 잠깐의 축제로 멈추기를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이 땅의 시민들은 과거 월드컵의 열기를 효순미선양 촛불로 승화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고, 박근혜 정권을 촛불로 무너뜨린 강력한 집단지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민파워가 평창올림픽을 거치며 다시 한 번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데, 그 잠재력을 누가 알겠는가.


[민플러스 사설] 미·일과 분단적폐세력은 평화올림픽 방해마라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남북겨레와 해외동포, 그리고 전 세계 인류의 일치된 기대이자 바람이다. 그런데 유독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 분단적폐세력만이 평화올림픽을 독을 품고 방해해 나서고 있다.

북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 이후 남북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올림픽 최초 단일팀 구성, 11년 만에 개막식 남북공동입장 등이 합의되면서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북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 관람을 신청한 사람이 무려 15만 명에 이른 데서 나타나듯 평창 평화올림픽을 향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북측의 고위급대표단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로동장 중앙위 제1부부장이 포함되면서 세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이렇게 평창올림픽이 평화 실현과 남북관계 개선의 주요 계기가 되리라는 안팎의 기대가 높아지는데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개막식에 오토 웜비어의 부친을 대동하는 것도 모자라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고 탈북자들과 만난다고 한다. 이미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각종 전략무기들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고 특수부대 훈련까지 진행하는가하면 평창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겠다고 찬물을 끼얹은 미국이다. 이제는 부통령이 직접 ‘물대포 호스’를 들고 휘젓는 형국이다.

이에 질세라 아베 일본 총리도 올림픽 직후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펜스와 아베가 지난 7일 도쿄에서 만나 평창올림픽에서 강력한 대북 압박 메시지를 내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것은, 세계인의 축제에 와서 행패를 부리겠다는 소리와 다를 게 없다.

이뿐 아니다. 지난 6일 만경봉호를 타고 묵호항에 도착한 북측 예술단 본진은 2시간 동안이나 항구에 내리지 못했다. 결국 환영만찬 등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배에서 두문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한애국당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예술단 방문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길 가는 나그네와도 끼니를 나누는 인심이 우리민족의 전통이고, 해외에는 동방예의지국이라 소문난 이 땅에서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진 것이다.

외세가 조장한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이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뼘이라도 더 평화와 통일의 길을 개척하려고 남북해외의 온 민족이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성조기를 들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물론,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는 그들이 정말 한민족인지 묻고 싶다. 제 민족의 평화와 단합에는 아무런 관심없이 미국과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해대는 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나라를 팔아먹는 보수는 없다는 게 정치의 상식인데, 보수의 감투를 쓰고 나라 팔아먹기를 밥 먹듯 해온 분단적폐세력들의 검은 그림자가 흰 눈 쌓인 평창을 더럽힐까 크게 우려된다.

그래도 평창 평화올림픽이 열어갈 한반도 평화의 길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남북해외 온 민족의 통일 염원과 지구촌 이웃들의 평화에 대한 기대는 외세와 분단적폐세력이 막아선다고 멈춰질 게 결코 아니다. 동맹은 둘째 치고 진짜 친구 나라라고 여긴다면, 평창올림픽이 진정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미국과 일본은 대결과 반목을 자극하는 언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더불어 외세에 기대여 민족 단합과 지구촌 잔치에 재를 뿌리려는 국내 분단적폐세력은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보고 국제 망신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민플러스 사설] 위험천만한 ‘코피작전’- 미국은 정녕 전쟁을 원하는가?

1. 실행단계에 들어선 ‘코피작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전환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데 미국발 전쟁 공포가 다시 한반도를 덮고 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평창올림픽 개막 전후 한반도 해역에 도착한다. 최근 괌에 도착한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3대와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6대도 한반도 주변에 순환 배치될 예정이다. 올림픽 기간에는 수백 명의 미 특수작전부대가 한국에 파견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달 22일 CBS에 출연해 “우리는 지금 1년 전에는 하지 않았던 비밀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까지 만해도 미국의 이런 군사적 움직임은 남북관계 진전을 막아보려는 ‘고춧가루 뿌리기’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던 차에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미국대사 낙마를 계기로 미국이 일명 ‘코피 터뜨리기 작전(Bloody Nose Strike)’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이 평창 이후 군사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른바 ‘4월 위기설’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한 워싱턴 호전광들이 ‘코피작전’을 매우 진지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하나같이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남북관계 진전을 훼방하는 수준을 넘어 2월8일 북한(조선)의 건군절 열병식을 빌미로 북과의 대화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코피작전’ 등 군사옵션을 감행하는 명분으로 삼으려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의 ‘인권탄압’을 강조한 것도 ‘코피작전’식 선제공격의 명분 쌓기란 지적도 나왔다.

북도 미국의 군사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로동신문은 지난 1일 “미국이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불의적인 선제타격으로 침략전쟁 도화선에 불을 달고 전면전쟁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흉악한 계책이 실행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피작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은 리용호 외무상 이름으로 지난달 31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서한에서 리 외무상은 “우리는 앞으로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지만 그에 찬물을 끼얹는 불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엔은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에서 정세를 긴장시키고 온 세계를 핵전쟁의 참화 속에 몰아 놓을 수 있는 위험한 놀음을 벌여놓는 데 대하여 침묵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조선)이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를 통보하면서 건군절 열병식을 문제 삼는 일을 이유로 든 것도, 미국이 건군절 열병식을 고리로 남북대화를 깨고 대북 군사옵션을 들고 나올 가능성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코피작전’은 북의 상징적 시설 한두 곳을 정밀 타격해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심어줌으로써 북이 겁을 집어먹고 비핵화 협상에 끌려나오게 한다는 것이다.
빅터 차의 낙마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코피작전’은 미국이 지난해부터 구체적으로 입안 추진해 온 군사옵션인 ‘예방적 선제타격(use of preventive force)’ 전술의 하나다.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지난달 31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여름부터 대북 ‘예방적 선제타격’을 위한 방안을 만들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두 차례 벌인 7월과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나온 8월이 군사적 대응방안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시점이란 얘기다.

미국은 그동안 선제타격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에 한미 양군은 F-22와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24대 등을 참가시키고 전쟁 초기 최소 사흘 안에 한반도 상공의 제공권을 장악한다는 작전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의 핵과 미사일 시설 등 합동요격지점(JDPI) 700여 개를 타격하는 임무에 돌입하는 절차 등을 연습했다고 한다.
또 미 언론들은 지난달 중순 미군 특수부대의 북한(조선) 침투훈련 상황을 공개했다. 흑표범칼날작전(Operation Penther Blade)이라 불리는 훈련에서 미 82공수사단 병력 119명이 수행한 연습은 ‘참수작전’으로 알려졌다.

오직 ‘힘에 의한 해결’을 추구하는 워싱턴의 호전광들에게 대북 선제타격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이다. 많은 사람들은 1994년 1차 핵위기 때 미국이 영변핵시설 타격을 검토했으나 막대한 피해가 예상돼 포기했다는 전례를 들어 미국이 대북 군사공격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은 북이 곧 붕괴될 것이라 믿고 있었다. 핵무기 완성까지는 시간이 많기 걸리기 때문에 무리한 군사공격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등이 향후 몇 개월 안에 북이 미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실질적으로 갖게 될 것이라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군사공격을 감행하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초조함의 표현이다.

2. ‘코피작전’은 전면전의 ‘뇌관’

워싱턴의 호전광들이 한국민들과 한국 내 미국인들의 피해를 우려해 전쟁을 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낭만적이다. 트럼프는 물론 미 당국자들은 전쟁이 난다면 한국 땅에서 날 것이라며 전쟁불가론을 사실상 반박하고 있다.
미국에게 북의 핵무장은 상당 정도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막아야할 만큼 사활적인 문제다.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동북아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고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하는 세계패권정책도 무력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 하물며 동맹국의 피해 따위를 걱정할 만큼 한가한 처지가 아니다.

워싱턴의 호전광들이 대북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데서 정작 가장 현실적인 걸림돌은 한국 정부의 반대와 중국의 반발이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코피작전’으로 보인다.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한적 군사공격으로 겁을 줘 비핵화 협상으로 끌어내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 내부와 동맹인 한국 정부, 그리고 중국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정부가 대북 군사공격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명분과 조건을 만드는 공작(예컨대 천안함 사건 같은)이 병행될 것이다.

‘코피작전’의 입안자들은 진실로 제한적 공격을 하면 북한이 겁을 먹고 반격하지 못하리라 생각할까? 그럴 리가 없다. 푸에블로호 사건, U2기 격추사건 등 그간 북미 사이의 군사적 대결에서 북은 한 번도 물러선 적이 없음을 미국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코피작전’은 전면전을 촉발하는 일종의 ‘뇌관’이다. 제한적 선제공격으로 북의 반격을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전면적인 선제타격으로 나가겠다는 속셈이 아니고서는 밀어붙일 수 없는 작전이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12월 중순 “미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38선 이남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중국에 약속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미국의 대북 군사공격의 목적이 북한(조선) 점령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 제거’에 있음을 들어 중국을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중국이 부인하긴 했지만 지난해 12월 중국군과 주한미군 사이에 북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군사핫라인이 개설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두가 보는 것처럼 어렵게 만들어진 남북대화는 바람 앞에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북을 향해 비행기 한 대를 띄우는데도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비행기 출발 두 시간 전에서야 미국이 ‘OK’ 사인을 준 것은 남북대화를 철저하게 자기 통제 아래 두겠다는 횡포요, ‘갑질’이다. 게다가 한미 양국은 페럴림픽이 끝나는 4월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원래의 규모로 강행한다고 천명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이 강행된다면 남북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 더 무서운 상황은 남북관계가 파탄난다면 미국은 이를 대북 군사행동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음모를 꾸밀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통제를 배격하고 남북관계를 자주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어렵게 만들어진 남북대화를 남북관계 전환으로 이어가는 길이자,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유일하고 절박한 길이다.
오늘 우리가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노력에 민족적 힘을 모으면서도 미국의 방해와 간섭에 맞서 단호히 싸워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플러스 사설] ‘빙산의 일각’ 사법적폐, 강제수사가 절실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최근 드러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적폐를 “법원 내부의 문제”로 선을 긋고 “법원이 해결해야 된다”며 사실상 검찰 수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만 봐도 사법적폐는 법원 내부문제가 아니다.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극히 제한된 조사만으로도 법관 사찰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담당 재판부 동향파악, 이를 통한 박근혜 적폐세력과의 결탁 의혹이 드러났다. 누가 봐도 법원 스스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게 명확하다.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결과는 사법적폐에 대해 검찰이든 특별검사든 강제조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 내용은 그간 정황으로만 나타났던 사법적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되었는지를 밝힌 중요 단서이다. 대법원장 직속인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판결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청와대와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상고법원 설립에 이용하려 한 것은, 사법부 독립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법원이 자신들의 이해 실현을 위해 판결을 담보로 정권과 뒷거래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법을 수호해야 할 법관들과 악질적 정상배들의 행태에 별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나아가 삼권분립이라는 근대 민주주의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단지 법원 내부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김명수 대법원장도 그 파장을 직감했는지 “재판이 재판 외의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어떤 경우에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오해의 소지’로 돌리려 하고, 대법관 13명도 집단으로 나서 “사실이 아니다”, “사법부 독립에 관한 불필요한 의심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보도한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대도 법원의 공식 기관과 청와대간 결탁 의혹이 담긴 문건을 가짜라고 볼 근거는 없다. 대법원장부터가 ‘오해’라고 선을 긋는 한, 이 문제가 정말 ‘오해’인지 아니면 드러난 문건이 ‘진실’인지를 법원 스스로 명명백백히 가려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외부의 강제수사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또 수구보수언론들은 추가조사위원회가 ‘법원 블랙리스트’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법원행정처의 임종헌 전 차장과 이종걸 기획조정실장이 일선 판사들의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이판사판야단법석’ 같은 인터넷 카페 등에 대한 동향 파악과 대책을 지시하고, 이들 판사에 대해 ‘검은 점’을 찍어 관리해 온 것은 분명한 블랙리스트임을 보여준다. 또한 ‘각급 법원 주기적 점검 방안’이란 문건에서 “판사의 업무 외 영역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신뢰할 수 있는 거점법관’을 법원마다 두어 판사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한 정황은 사법부가 사실상 전체주의적으로 전 법관을 감시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일선 판사들도 법원행정처가 ‘자정기능을 상실한 괴물’이 되어 스스로 “개혁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맞다”고까지 개탄하고 있다. 외부의 강제수사가 절실한 두 번째 이유이다.

사실 지금까지 드러난 사법부 적폐는 빙산의 일각이다. 법원행정처가 끝내 협조를 거부해 조사하지 못한 임 전 차장의 컴퓨터와 암호가 설정돼 열지 못한 파일 760개는 아직 무엇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300개의 파일은 임의로 삭제되었다. 증거인멸이다. 시간만 보내다가 남은 파일마저 언제 어떻게 삭제될지 모른다. 그럼에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후 구성할 후속대책기구에서 의논할 사항이라고 물러섰다. 온 국민이 시급히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마당에 사법부의 최고 수장이 국민적 요구보다 사법부 내 고위법관들의 눈치를 보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 직속으로 처장과 차장은 대법원장이 직접 임명한다. 법원의 보수적 생리와 구조상 대법원장의 뜻을 거스르기 어렵다. 그래서 법원행정처가 판사 개개인의 이념성향부터 시시콜콜한 일상사까지 사찰한 것은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의 뜻이란 평가가 맞다고 봐야 한다. 민주당조차 판사 동향 사찰에 대해 “누가 봐도 대법원장 보고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양승태 (당시)대법원장에게 직접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사태”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법원 스스로 그 책임을 묻기 어려운 만큼 외부의 강제수사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렇듯 쌓이고 쌓인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수사가 절박한데도 김 대법원장의 태도는 매우 미온적이다. 일각에서는 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의 입장문에는 인식의 차이가 없다고까지 한다. 대법관들은 ‘외압이 없었다’는 입장이고 김 대법원장은 ‘오해의 소지’ 정도로 폄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대로라면 사태 수습은 봉합으로 기울 것이다. 소수 문제된 사람에 대한 인사 조치와 대국민 반성 표명으로 끝내려 할 것이다. 이 정도로 사태를 봉합한다면 국민적 분노는 법원으로 향할 것이다. 이미 사법 불신은 임계치에 달해 있다.

남은 것은 검찰이나 특별검사에 의한, 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의한 수사뿐이다. 김 대법원장은 소수의 고위직 판사들의 입장이 아니라 다수의 양심적인 판사와 국민적 바람에 의거해야 한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국민적 염원을 받들어야 한다. 국민의 70%가 법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찬성한 여론조사도 나왔다. 법원은 성역이 아니다. 독립성이란 미명으로 국민주권과 법적 통제를 벗어나려 해서는 안 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주장하듯 “이미 드러난 보고서만으로도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증거인멸에 해당하는 만큼 형사 책임을 물어야”한다. 사법부의 국정원 같았던 법원행정처를 해체하고 판사들에게 민주주의 소양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차제에는 판사 임용기준도 국민적 눈높이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사법부를 민주국가의 한 축으로 바르게 세우는 길이다.


[민플러스 사설] 남북대화와 핵문제를 분리하라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어렵게 대화의 물꼬를 텄다. 민족구성원들의 기대와 열망, 세계인들의 관심과 지지가 한곳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화의 계기는 마련했지만 난관과 장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미국은 북한의 평창 참가와 남북대화를 지지한다고 말은 했지만 못마땅한 시선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남북대화의 당사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가 미국의 대북제재 효과 덕분이라며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한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아무리 미국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처지라지만 그러고서야 남북대화가 진전될 수 있을지 회의감마저 들지 않을 수 없다.

대화와 제재는 양립할 수 없다.

정부는 그간 이른바 ‘운전자론’을 내세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정책과 군사적 압박에 가장 앞장서 왔다. 그 결과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북은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지만 남북관계는 박근혜 정권 때보다 못해졌다. 많은 나라들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여부를 망설일 만큼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가 더 심해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가운데 남북대화를 하겠다고 한다.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한 남북대화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화의 모멘텀마저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5.24조치를 해제하고 남북사이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키는 문제는 아예 꿈도 꾸기 어렵다.

정부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나선 것도 이런 제재 일변도의 정책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험만 불러올 뿐이라는 것, 남북관계가 더 파괴된다면 회복할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 아니었는가?

남북대화와 북핵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대화와 제재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려면 현실성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접어야한다.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고집하는 한 대화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비핵화를 당장 철회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일단 남북대화와 북핵문제를 분리 접근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남북 사이에서 다루거나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남북대화의 장에 북핵문제를 끌어들이면 남북대화는 미국의 대북 핵 포기 압력을 대행하는 대결의 장, 압박의 장으로 변질된다.

남북사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북미 갈등과 대결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다.
이같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출발점은 두말 할 것 없이 남북관계와 북핵문제를 분리 접근하는 것이다.

상황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어렵게 만들어진 남북대화의 계기를 반드시 살려 민족 앞에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우리는 정부가 오직 국민의 힘, 민족의 힘을 믿고 자주적 입장에서 남북관계 대전환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


[민플러스 사설]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미국은 신경 꺼라

남북관계는 누가 뭐래도 남과 북이 알아서 할 일이다. 미국이나 다른 외세가 이래라 저래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한집안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겠다는데 남들이 왜 왈가불가 하는가 말이다.
최근 남북대화가 시작되자 미국은 한국이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느니, 비핵화 전제가 없으면 회담은 무의미 하다느니, 대북 제재와 군사옵션은 여전히 유효하다느니 하면서 이간질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미국은 신경 꺼라.” 이것이 남과 북 우리 민족이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남북대화 과정을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국의 군 작전지휘권을 가진 미군이 언제든 전쟁을 일으킬 수 있고, 올림픽 기간에 불쑥 한미합동군사훈련이라도 실시해버릴 경우 어렵게 열린 대화국면이 하루아침에 닫혀버릴 수도 있다. 여기에 한미FTA 재협상마저 열리고 있는 조건에서 국익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고뇌가 이만저만하겠는가.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이미 마련된 남북관계의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6.15와 10.4공동선언 때처럼 남과 북이 만나면 남북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게 돼있다. 만약 여기에 개입하려는 제3자가 있다면 분명 불순한 목적이 있다고 봐야한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들의 이익을 위해 외교를 펼치는 국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더 아니다.

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 조평통 위원장이 한(조선)반도 평화통일에 밑거름이 될 역사적인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다.
남과 북은 회담에서 양측의 의사와 이익을 정확히 반영하고 합의한 사항들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생긴다. 특히 남북이 합의한 사항들이 외세의 간섭으로 제대로 집행되지 않거나 남북관계가 외세와의 관계보다 뒷전으로 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은 우리를 우방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일말이라도 있다면 우리민족끼리 나누는 대화에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


[민플러스 사설] 한일 '위안부' 합의와 군사정보협정의 폐기, 사드철회는 한 꾸러미여야 한다

한일위안부합의검토 태스크포스(TF) 최종보고서 발표로 박근혜정권의 외교안보의 무능과 적폐의 민낯이 드러난 가운데 합의의 폐기와 재협상을 놓고 논란이 격렬하다. 주권국가와 자주외교의 입장에서 원칙적 방향을 정확히 정립해야 할 때이다.

1. 미국의 개입과 압력에 관한 진상이 뚜렷이 밝혀져야 한다.

28일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위안부 합의에 대한 최종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비밀과 졸속, 이면합의 등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의혹과 문제점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진상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바로 미국의 개입과 압력이다. 취임 후 2년 동안 “위안부문제 해결 없이 한일관계정상화는 없다.”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던 박근혜정권이 2015년에 태도가 돌변하여 그토록 졸속으로 합의를 서두른 배경에는 미국의 개입과 압력이 작용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에 관해 ‘위안부TF’의 보고서에는 “한·일 관계 악화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함으로써 미국이 양국 사이의 역사 문제에 관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외교 환경 아래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와 협상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았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이 보고서가 언급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전략이란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의 패권유지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미국주도의 미사일방어망에 참여시키는 등 한미일삼각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전략을 말한다.
사실 위안부문제가 한일관계의 첨예한 이슈로 부상한 것도 정대협 등 관련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 배경에는 일본을 중국견제의 첨병으로 내세우고 한반도 군사개입의 길을 열어주려는 미국의 일본재무장 정책이 작용했다. 아베정권은 미국을 등에 업고 ‘전쟁가능한 나라’를 표방하면서 평화헌법개정과 군사대국화를 추진했다. ‘전쟁가능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가 필요했고, 그것이 식민지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도발적인 역사왜곡과 독도영유권분쟁으로 나타난 것이다.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합니다." 2015년 3월 2일 웬디 셔먼 미국무부차관의 이 노골적인 발언 이후 박근혜 정권은 2015년 안에 위안부 문제를 무조건 타결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그리고 협상 테이블에 외교부 실무자 대신 이병기 당시 국정원장을 앉혔고, 이에 맞춰 일본은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이 나섰다. 그리고 2개월 만에 위안부피해자들은 물론 외교부의 의견까지 철저히 묵살된 채 협상은 타결됐다. 미국이 한일 양국의 역사문제에 ‘관여’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아베정권의 도발적인 역사왜곡미화정책을 의도적으로 조장했고 박근혜 정권을 힘으로 찍어 누름으로써 피해자의 인권과 권리는 물론 한국의 국가주권을 무참히 유린한 것이다.

한일위안부합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피해자중심주의에서 벗어났다거나 이면합의가 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모든 졸속, 굴욕협상을 낳게 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피해당사국인 우리의 주권이 철저하게 유린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1965년 한일협정의 판박이다. 식민지배에 대한 고통과 분노가 가시지도 않았고 사죄배상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지만 철저히 무시되었다. 당시 미국은 1964년 박정희-사토 에이사쿠 정권을 압박해 협상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미국이 한국을 압박해 굴욕적인 한일협정을 강제했던 것은 중국의 부상과 베트남전에서 패색이 짙어짐으로써 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이 심각하게 흔들리던 상황 때문이었다.

과거청산 없이는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토록 뼈아프게 증명해주는 사례가 또 있겠는가?
한낱 국무부차관의 무례한 말 한마디에 한 나라의 외교가 좌지우지되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 그 진상조차 속 시원하게 밝히지도 못하는 상항을 그대로 두고 한일위안부합의를 바로잡는 것이 가능할까?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한일위안부합의를 바로잡을 의지가 있다면 미국이 어떻게 개입하고 압력을 행사했는지, 도대체 왜 외교부를 제치고 국정원장 이병기가 협상의 전권을 쥐게 되었는지 그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서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2. 한일위안부합의 파기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폐기 사드배치철회는 한 꾸러미다.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TF보고서’ 발표 직후 한일위안부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음으로써 일단은 협상의 파기, 재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앞뒤 사정을 조금만 살펴보면 졸속적인 한일위안부합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과 사드배치를 위한 정지작업이었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의 심각성은 한국의 미사일방어망 참여와 한미일군사동맹의 길을 열어주었다는 데 있다.

실제로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가 타결된 후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이 밀실에서 추진하다 중단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협상을 재개했고 탄핵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에 국무회의 의결을 서둘러 단행했다. 이 시기에 전격적인 사드배치가 단행된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같이 한일위안부합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사드 배치는 한 꾸러미다. 그러므로 한일위안부합의를 바로잡는다는 것은 미국주도의 MD망과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의 길에서 발을 빼는 출발점일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

문재인정부는 한일위안부합의를 폐기할 수 있을까? 국내 보수세력의 반발은 물론이고 아베는 “0.1mm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미일 MD구축과 한미일동맹구축에 사활적으로 매달리는 미국의 개입과 압력은 능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마이크 케이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CBS노컷뉴스가 요청한 ‘위안부 TF보고서’에 대한 논평에서 "미국은 이 민감한 이슈(위안부 문제)에 모든 당사자들이 협력하고, 치유와 화해, 상호신뢰를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를 오랫동안 독려해왔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인 한국 및 일본과 함께 북한이 반드시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는 단일한 메시지로 북한 정권을 최대한 압박하는 것을 포함, 공동으로 지역안보 이슈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신중한 표현을 쓰고는 있지만 북한 미사일에 대한 공동대처를 위해 미사일방어망구축과 한미일군사동맹을 일관하게 추진할 것이고 위안부문제 또한 그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주변에서는 벌써부터 ‘투 트랙’이란 말이 나온다. 위안부문제를 한일관계정상화와 분리하여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위안부합의와 별개로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말로 들린다.
물론 문재인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이른 바 ‘3NO정책’을 표명한 바 있다. 사드추가배치, 미국주도의 MD망 참가, 한미일군사동맹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지난 8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시한을 1년간 연장했다. 협정의 시한을 1년으로 정하고 90일전에 폐기 또는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으면 1년간 자동 연장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시한을 1년간 연장한 이유로 한일군사정보교류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긴 하지만 사실은 MD망 구축에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결과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최근 북한 미사일에 대한 '연합방위능력 제고'와 '동맹억제력 강화'를 명분으로 '미사일 경보훈련'과 '미사일 요격훈련' 등 각종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여기에 일본까지 참여하고 있다. 또 SM-3, PAC-3 요격미사일과 공중 조기경보기 등 미국산 첨단무기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사실상 미국주도의 MD,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지만 미국의 MD망 구축과 한미일동맹에 합류하면 NATO와 같은 미국주도의 집단안보체계의 하위동맹으로 재편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미국의 대중국포위망구축의 전초기지로 전락하게 되고 미국이 주도하는 동북아신냉전질서에 갇히게 되어 미중 패권다툼의 희생양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더 늦기 전에 발을 빼야 한다. 한일위안부합의를 바로잡는 노력이 한일군사정부보호협정 폐기와 사드배치철회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플러스 신년사설] 평화협정과 노동존중·국민주권 개헌의 길을 열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와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실현의 분기점이 될 2018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역사상 처음으로 불의한 권력을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리고 새로운 정권을 세운 기념비적 해이자 북미간 힘의 대결이 최고조에 이르러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로 등장한 해였다. 역사는 지난해를 한국 민주주의에 새 장을 연 해로 기록할 것이지만, 한편으론 상시적 전쟁위기의 근원적 종식과 분단적폐의 청산 없이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도, 국민의 자주권, 생명권의 담보도 어려움을 보여준 한 해였다. 사상 최초로 국민의 힘으로 미 대사관을 포위하고 사드반대와 전쟁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체제의 실현이야말로 국민주권의 근본 토대임을 자각한 결과이다. 분명한 것은 지난날 단지 정권교체에 머물렀던 4.19혁명과 6월 항쟁의 뼈아픈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고, 국민의 힘으로 자기 요구와 시대적 과제를 직접 해결해 나가는 국민주권의 역사를 시작하였다는 사실이다.

올해 우리 앞에 주어진 과제는 명확하다. 대외적으로는 고조된 북미대결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한반도 평화협정의 전기를 마련하고 남북화해와 협력의 새 장을 여는 것이다. 내적으로는 적폐청산을 사회 전 영역으로 확대 추진해 나감은 물론 국민주권 개헌을 비롯해 사회대개혁을 이룰 각종 제도와 법률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2018년 촛불혁명을 이어나가는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의 과제다.

남북화해와 협력 그리고 한반도 평화협정의 전기 마련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제기하듯이 올해는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해다. 지난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미 본토 타격능력을 과시한 북한(조선)과, 여전히 북의 비핵화를 내걸고 최대의 압박과 제재, 군사적 수단을 불사하겠다는 미국 간의 최고 수위 대결이 올해는 어떤 형태로든 결말을 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립물이 임계점에 이르면 그 질이 전환되는 게 자연법칙이듯 임계점에 이른 북미간 적대적 대결 역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다만 자연법칙이 그 필연적 귀결이 정해져있다면 사회법칙은 사람 의지의 작용으로 그것이 전쟁으로 귀결될 수도, 평화협상으로 귀결될 수도 있음이다. 미국이 3개월 이내 북에 대한 선제타격, 예방타격 등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는 한편에서 평창 올림픽 기간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 연기 가능성을 밝힌 것은 이런 두 가지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연말 문재인 정부가 미국에게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자고 제안한 이래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고 개성공단 패쇄 결정의 불법성을 공식 밝힌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진일보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그간의 미국 추종일변도의 대외정책에서 한발 벗어나 처음으로 국민의 요구인 자주적 견지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한일 ‘위안부’ 합의의 사실상 파기는 미국이 의도한 한미일 군사동맹, 한미일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적잖은 파열구를 낸 것이고, 개성공단 폐쇄결정의 불법성 제기는 곧바로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남북대화 재개의 명분이 된다.

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북한(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평창올림픽 참가 의지를 밝혔다. 과감한 조치다. 신년사는 이런 조치의 배경으로 “조성된 정세”가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해 “핵 참화”를 피하고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외세와의 핵전쟁 연습 및 미국 핵무력 반입 중단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와 개인의 접촉과 내왕의 허용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을 비롯한 필요조치 취할 용의 등을 제안하였다. 이는 곧 올림픽을 위한 남북 당국회담과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회담 개최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북이 미국에 대해서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이루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이 “전쟁을 걸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한 것이다. 그 이유로는 “미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우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이고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이라고 강조한 점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핵보유국을 상대로 전쟁을 한 전례가 없다. 특히 자국이 직접 타격을 받을 게 분명한 상황에서 핵전쟁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다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의 대량생산과 실전배치, 그리고 “핵 전쟁책동에 대처한 즉시적인 핵 반격”을 선언한 것은 미국이 제재압박으로 시간을 끌거나 선제타격 조짐을 보일 경우 강력한 대응조치에 나설 것임을 짐작케 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시작된다고 해서 남북간 화해협력이 급속도로 진척되고 북미간에도 평화협상이 시작되리라고 볼 근거는 아직 어디에도 없다. 적어도 한미간 연합훈련의 연기가 중단으로 이어지고 트럼프 정부가 현실을 냉정히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기까지 한반도의 긴장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더욱 격렬한 북미간 무력시위와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북의 신년사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화답한 것처럼 남북대화와 협력의 불씨를 소중히 발전시켜 나가고, 미국도 제재나 전쟁이 답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현실적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해 한미간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관건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 내 전문가들이 제안하듯 비현실적인 비핵화 요구를 거둬들이고, 비확산을 비롯한 현실적 방안을 수용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 방안은 남북이 관계개선을 바탕으로 미국에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수립할 합리적 방법이다. 한반도 평화협정과 남북의 화해협력을 바라는 모든 국민이 이 방향으로 함께 나서야 할 때다.

적폐청산의 확대 강화 그리고 노동존중, 국민주권 개헌 및 사회개혁의 실현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최우선적 요구인 적폐청산과 정부 각 부처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그 성과는 제한적이다. 적폐청산과 개혁은 동전의 양면이다. 적폐청산이 진상규명과 인적청산이라면, 개혁은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도적 틀과 규범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舊)체계에 안주해 있던 자들의 저항은 격렬하다. 특히 이런 청산과 개혁작업이 전후 단 한 번도 진행된 적이 없기에 방법은 서투르고 속도는 더디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세력의 저항을 누르며 강한 의지로 국민의 지향에 맞게 바꿔 나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 힘을 다시 한 번 모아야 할 때다.

올해는 이명박 정권 당시 적폐를 청산하고 세월호의 진상규명에 집중하면서 아직 손도 못 댄 국방, 사법, 검찰, 재벌 분야에서 적폐청산과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에도 적폐청산을 밀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듯이 정부는 보다 과감히 메스를 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를 정부와 여당에게만 맡겨둘 수는 없다. 지난 연말 사면에서 양심수가 단 한명도 석방되지 않은 것은 정부여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촛불혁명의 주역인 노동자 민중과 진보정당을 배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박근혜 정권을 불법비리, 적폐정권으로 규정해놓고 이에 저항해 싸운 의로운 국민에게 상을 못줄망정 감옥 안에 계속 가두는 게 정상인가. 참으로 한심하고 후안무치하다. 정부여당은 역사의 중요 고비에서 누구와 손잡고 누구를 배제해야 하는지를 아직도 모르고 있다. 이런 태도로는 강고한 적폐세력의 저항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다.

적폐청산에 누구보다 절실한 이해를 갖는 이는 정부여당이 아니다. 노동자, 농민 등 절대 다수의 국민이다. 이들을 정치사회적으로 대변하는 민중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농 등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다. 이제 국민적 요구를 바탕으로 국민주권 실현의 한 형태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국민적 힘으로 밀고 나가는 개혁의 으뜸은 국민주권의 헌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것은 촛불혁명의 정신과 지향을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유한국당류를 여전히 권력의 한축으로 인정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중심의 개헌은 철저히 배격돼야 한다. 국민주권 헌법이란 무엇보다 국민이 진정 나라의 주인임을 단순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기본권으로 명문화하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 압도적 다수를 이루는 노동자, 농민을 존중하는 헌법이 마련돼야 한다.

국민주권주의를 명문화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정치적 기본권을 철저히 실현하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현재의 양당제에 기반한 선거제도를 뜯어고치는 것이다. 중대선거구제와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을 포함해 선출직 공직에 대한 국민소환제 확대는 물론, 검찰, 판사, 경찰 등 권력기관들에 대한 선출권 확대, 그리고 헌법, 법률 등에 대한 국민발안권, 청년과 공무원, 교사 등의 정치 참여를 보장할 참정권을 확대해야 한다.

노동존중이란 노동하는 모든 국민의 일할 권리(노동권), 사용자와 대등한 조건에서 교섭할 권리(자주권), 국가로부터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을 권리(사회권) 등이 보장되는 것이다. 당연히 비정규직과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부채 해결, 농산물 국가수매제, 농민에 대한 소득보장 등이 명문화돼야 한다. 더불어 공무원, 교사에게 국제수준의 노동3권을 보장하고, 산별교섭 제도화는 물론, 농업관련 국제조약 체결 비준에 농민 참여권 및 국가인권으로서 먹거리 기본권을 추가해야 한다. 그리고 극단화된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재벌을 강력 규제하는 한편, 중소기업 육성과 소상공인 보호, 사회복지와 재분배 정책의 명문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

올해는 분단을 막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었던 남북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제 시작될 남북 대화와 협력이 지난 날 선열들의 피어린 노력처럼 분단적폐를 일소하고 평화통일의 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민플러스 사설] ‘서산낙일’의 운명에도 오만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은 서산낙일(西山落日)의 위기에 처한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어떡하든 세계패권을 계속 유지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국가안보전략’으로 그 성격을 규정한 이 전략은 자국의 ‘국토안보’와 ‘경제안보’를 두 축으로 미국이 반드시 지켜야 할 4대 핵심이익 실현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처음으로 미국의 전략이 '경제안보가 국가안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힌 것처럼 ‘경제안보’ 실현은 새 국가안보전략의 최고목표다. ‘국토안보’를 침해하는 북한(조선)과 테러리스트, ‘경제안보’를 침해하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에 대한 대결과 경쟁이 전략의 핵심 요체인 것이다. 이것은 미국식 가치와 이념, 그에 기반한 기후변화 대처 등 국제적 사안을 전 세계에 관철해 미국의 세계패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밝힌 기존의 안보전략과 구별된다.

미국이 반드시 지켜야 할 4대 핵심이익이란 ▲미국민과 본토의 보호 ▲미 경제번영의 촉진 ▲군사력 재구축에 의한 힘을 통한 평화 유지 ▲세계에 대한 미국 영향력의 향상이다. 이 가운데 미국민과 본토 보호를 위한 최우선 대결 대상은 북한(조선)이고, 미국 경제번영 촉진을 위한 첫번째 경쟁상대는 중국이라는 것이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를 “사실상 중국 봉쇄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과 북한(조선)이 가장 많이 거론된 배경이다. 중요한 점은 미국이 자신들의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대처방안으로 상대에 대한 대화와 존중, 공존이 아니라 대결과 경쟁을 택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핵무력을 비롯한 군사력을 재구축(Rebuild)하고, 미국 파트너의 강화와 다자포럼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영향력 증대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토와 경제가 위협받는 사상 초유의 약화된 조건이지만 군사력 증강과 동맹, 파트너 강화를 통해 패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다극화한) 국제질서의 변화를 부정”한 “제국주의적 성격이 명확”한 보고서라고 강력히 비판하였고, 중국 역시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과 같은 구시대적 관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하였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적대적 경쟁자’로서 대결 상대로 규정한 것은 사실상 오바마 정부 전략의 재판이다. 물론 오바마 정부의 2015년 국가안보전략에는 중국을 글로벌 위협에 대처하는 파트너로 규정하고 “중국이 책임 있는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지,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으로 중국 포위전략을 실행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나토의 강화, 우크라이나 친미 쿠테타 등으로 포위전략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이 전략은 중?러의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촉발해 상하이협력기구(SCO) 확대 강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브릭스(BRICS) 협력 강화로 이어져 미국 일극 패권체제를 뒤흔드는 결과를 낳았다. 역설적으로 세계 다극화를 촉진한 것은 미국의 오만한 패권전략의 결과다.

그럼에도 미국이 이제 아예 공식적으로 중국, 러시아와의 동시 대결을 선언한 것은 여전히 미국의 힘이 우월하다는 오만함과 중?러에 의해 실제 미국의 안보와 번영이 약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략보고서가 중국, 러시아를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세계 질서를 흔드는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한 것처럼 중?러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흔들어 미국의 안보와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것은 일대일로(一帶一路) , 위안화 국제화 등에 의한 미국의 경제패권, 달러패권의 심각한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이로써 그간 대북 압박을 위해 잠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던 중국에 대한 유화적 태도는 끝날 것으로 보인다. 거친 무역보복과 지적재산권 및 금융규제, 그리고 일본, 한국,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무력 증강 등을 통해 경제, 안보 분야에서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에 대해서도 조금도 변하지 않은 전략을 내놨다. “압도적인 힘으로 북한의 침략에 대응할 준비가 돼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옵션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발표처럼 화성-15형 시험발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제재와 압박, 필요시 군사적 수단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이 전략 발표를 위해 사전, 사후 일련의 정지작업까지 진행하였다. 먼저 전략 발표 직전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북의 화성-15형 발사가 미국의 “임박한 위협이 아니”라고 발표하고, 전략 발표 이후에는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는 북한 정권의 협력 없이도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할 준비를 해야”하고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권 내부의 ‘조건 없는 북미 대화’ 주장을 묵살하고 아직은 북의 위협이 임박한 것이 아니기에 기존의 제재압박 대결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더 시간을 끌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북전략이 정권 내부 군산복합체의 이해를 대변하는 강경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의 F-35A 20대 추가 구매 보도가 나온 배경이다. 이로써 북미간 대결은 더욱 첨예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어쩌면 최후지점까지도 예상케 한다.

이같은 미국의 무모할 정도의 대결정책은 필연코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미국이 아직도 자신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하고 냉전적 편 가르기와 대결정책을 고수한다면 세계는 더욱 빠르게 미국으로부터 이탈해 나갈 것이다. 이번 유엔총회에서 예루살렘 지위변경 반대 결의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되었듯이 미국의 패권적 횡포는 이미 전 세계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중?러를 비롯, 북과의 대결정책 역시 거꾸로 북?중?러간의 관계 개선과 협력을 촉진하는 배경이 될 것이다. 만약 23일 미국이 제안한 유엔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안이 부결된다면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미 러시아는 대북 추가제제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미국 눈치 보기 역시 쑹타오 대북특사 방북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상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자신의 포위전략으로 자신이 포위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민플러스 사설] 눈치 보지말고 ‘3NO정책’ 밀고가라-한중정상회담에 부쳐

최근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갈등은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3NO원칙’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봉합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중국정부와 언론은 한국정부에 그 실천을 압박하면서 일부 단체 관광객들의 여행을 허용하는 등 부분적인 완화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드제재’는 계속되고 있다.

10.31발표 직후 중국정부가 이를 ‘약속’으로 표현하자 한국정부가 이를 부인하며 ‘입장표명’이라고 반박했던 적이 있다. ‘입장표명’으로 ‘봉인’하고 넘어가려는 한국정부와 확실한 ‘약속’을 받고 한국정부의 ‘실천’을 보아가며 한중관계를 풀어나가려는 중국정부의 입장차이가 발표 직후부터 뚜렷했던 것이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않고 각자 언론발표문으로 대신하기로 했다는데 청와대는 그 이유를 “사드 문제를 두고 공동성명에 양국 이견이 드러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조율과정에서 중국정부는 최소한 ‘3불’을 공동성명에 담기를 요구했고 한국정부는 이를 수용하기 곤란하다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문제는 사드문제가 여전히 한중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의 파괴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은 이미 20여 년전 김대중 정부 때부터 한국의 참여를 종용해왔다. 그리고 그 가시적 결과가 성주 소성리의 사드 배치이다.

미국의 주요 안보 싱크탱크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이클 그린 부소장은 강경화장관의 10.31 발표직후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는 미일은 물론 한미일 삼각안보협력도 강화하려고 해왔다"며 "이 정책들(3N0 원칙의 내용들)을 제외해 버리면 한미일간 결속을 다지려는 트럼프 정부의 노력을 저해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11월 2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언론 인터뷰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발언이 확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이 그 세 가지 영역에서 주권을 포기할 것인지 회의적"이라고 말해 한국정부의 3NO 원칙을 주권 포기 행위로 규정하고 그 이행여부에 물음표를 던졌다. 미국이 이제 본격화된 한국의 MD 참여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정부가 미국의 압력을 극복하고 3NO 원칙을 고수할 수 있을 것인지 우리가 봐도 회의적이다.

먼저 사드추가배치를 보면, 10.31입장표명 직후인 지난 11월 3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육군협회가 주최한 강연에서 "사드 배치를 통해 한반도 남부 지역 방어 태세를 강화함으로써 김정은이 남부 지역을 함부로 위협하지 못하게 됐다"며 "더 이상 김정은이 함부로 수도권 주민을 위협하지 못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미사일방어망 추가 배치를 통한 수도권 방어능력 강화 조치를 언급했다. 미국이 향후 북한 미사일 위협을 빌미로 사드추가배치를 요구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미국의 MD망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문재인정부의 입장도 이미 배치된 사드가 미국 MD의 주요한 구성요소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설사 문재인 정부의 주장대로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미사일의 탐지·추적과 관련한 정보공유시스템을 이미 한미가 공유하고 있다. 최근 확인된 바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이 독자적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나서는 것에 부정적이며 KAMD 운용을 위한 정보지원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미사일 방어자산을 미국이 통합·통제하겠다는 것이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한국국민의 감정과 여론을 고려하여 원칙적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미, 미일 사이에는 군사동맹이 구축되어 있고 한일사이에는 지난해 한일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었다. 한·미·일 3국 해군의 연합 미사일경보훈련이 지난해 6월 첫 훈련 이래 열린 이래 지금까지 다섯 차례 열렸고, 한·미·일 3국의 연합해상구조훈련(SAREX)도 해마다 하고 있다.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의도 2014년 7월 이후 다섯 차례 열렸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10,31 ‘3NO’ 입장표명 정도로 사드문제를 ‘봉인’하고 넘어갈 수 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지사지’를 말하며 “사드는 북한미사일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배치‘라고 말했다. 여기서 사드논쟁을 다시 할 생각은 없다. 사드가 대북방어용이 아니라 미국의 MD망의 일부라는 증거는 그동안 차고 넘치게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강경화 외교장관을 통해 3NO원칙을 표명한 것은 미국의 사드배치가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통해 나토와 같은 집단 안보 블럭을 구축함으로써 중국을 견제 봉쇄하려는 미국의 동북아안보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주도의 집단안보체제의 하위동맹으로 편입되게 되면 한국의 군사전략은 미국에 강하게 예속되고 중국과 북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3NO원칙은 일종의 ‘저지선’을 친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심기를 정면으로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풀기위한 고육지책으로 강경화 외교정관을 내세워 중국과의 관계에서 사드를 ‘봉인’하려 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을 앞두고 중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결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러한 속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은 미국주도의 MD망에 더 깊숙이 긴박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른바 ‘사드 알박기’를 통해 노리는 것도 바로 이점이다.

문재인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전략적 선회’를 해야 한다. 사드배치에 경제보복으로 맞서는 중국의 태도를 찬성할 수는 없으나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MD망구축과 한미일동맹에 단호히 선을 긋지 않으면 중국과의 전략적 이해의 충돌은 결코 피할 수 없다.
사드배치는 원칙적으로 철회되어야 한다. 설사 당장 철회는 못한다면 이번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최소한 ‘3NO'정책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선언해야 한다. 중국이 요구하기 때문에 그러라는 것이 아니다. 그 것이 자주적인 태도이며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미국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미국으로부터 자주적이지 못하면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절대로 당당할 수 없다.


[민플러스 사설] 사법 적폐 청산과 개혁이 절실하다-정의를 바로세우는 데 피곤해 할 국민은 없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판사들의 적폐청산 방해 판결을 옹호하여 국민을 아연케 하더니 문무일 검찰총장이 나서 주요 적폐 사건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하여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국민적 여망인 적폐청산의 주요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검찰과 법원의 수장이 적폐청산에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몇몇 고위직 판사들의 고의적인 적폐 수사 방해와 수구세력들의 반발에 ‘국민적 피로감’을 운운하며 적폐청산이란 시대적 역사적 과제를 또 다시 뒤로 물리려는 기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고위직 판사들의 고의적인 적폐 수사 방해 행위는 노골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신광렬 부장판사는 이미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나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아무런 변경 사유가 없음에도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하였다. 자신들이 구속 사유가 분명하다고 인정하여 구속시켜놓고 불과 며칠 만에 구속 사유가 안 된다고 풀어준 것이다. 이게 법치인가. 이에 국민적 비난이 일자 대법원장이 나서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행위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국민을 훈계했다. 한마디로 국민적 비난을 정치적 이해관계로 폄하하고, 자신들의 판결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실현이니 조용하라는 것이다. 오만하기 이를 데 없다.

참으로 소가 웃을 일이다. 적폐청산이란 자기들의 정치, 경제적 이해실현을 위해 헌법정신을 유린하고 법치를 악용하여 국정을 농단한 사안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 이해관계의 문제가 아니다. 이야말로 헌법정신을 수호하고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과정인 것이다. 오히려 정치적 이해관계를 법의 이름으로 포장하여 실현시키려 하고 있는 게 판사들이다. 더욱이 판사의 판결보다 국민적 여망을 받들어야 할 사법부 수장이 잘못된 판결을 내린 자를 징계는커녕 거꾸로 두둔해 나서는 것은 자유한국당이나 조선일보류들이 적폐청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생떼를 쓰는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법원의 적폐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연속적인 영장실질심사 기각판결 또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오민석, 권순호, 강부용 영장실질심사 부장판사들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적폐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줄줄이 영장을 기각하였다. 이들은 우병우, 정유라, 이영선을 비롯해 국정원 직원들, 김재철 전 MBC 사장, 추선희 어버이연합 전 총장, KAI 관련자 등의 영장을 예외 없이 기각하였다. 며칠 전에는 우병우의 핵심 측근인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에 대한 구속영장마저 기각하였다. 우병우에 대한 세 번째 영장 청구도 기각하겠다는 뜻이다. 판사들이 영장을 기각한 사유는 간결하다. 이들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7일 국정원 내부 고발자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보낸 편지에서 보듯 국정원은 증거인멸과 조작을 일상적으로 행했다. 국기문란이다. 판사들의 이런 판결은 명백한 수사방해이자 적폐옹호다. 오죽했으면 서울중앙지검이 나서서 “국민이익과 사회정의에 직결되는 핵심 수사의 영장들이 거의 예외 없이 기각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정농단이나 적폐청산 등과 관련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검찰의 사명을 수행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하소연 했겠는가.

법원의 이런 수사방해 행위의 압권은 지난 6일 최순실 조카 장시호에 대해 구형량보다 많은 2년6개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적폐사건 수사에 협조한 자에게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적폐사건 관련자들에게 수사에 협조하지 말라는 신호라는 것이다. 이렇듯 사법부의 적폐사건 판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높다.

사법부의 적폐청산과 개혁이 절실하다. 한국의 사법부 신뢰도가 OECD 42개 가맹국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인 39위라는 보도가 나왔다. 국민의 27%만이 사법부를 신뢰한다고 답할 만큼 이들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은 극에 달해 있다. 한국의 사법부는 지난 60년 이상 ‘독립성’이란 미명 아래 외풍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왔다. 국민세금으로 그들의 높은 지위와 보수를 보장받고 전관예우라는 해괴한 관례로 자신들의 이해를 실현해 왔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시각에 국민은 훈계해야 할 대상이요, 자신들의 판결은 이해관계를 뛰어넘은 법치주의의 최고 권위인양 우월감이 만연돼 있다. ‘민중은 개, 돼지’라고 했던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파면 불복소송에서 파면이 부당하다고 나 전 기획관의 손을 들어준 게 바로 법원의 시각이다.

철저히 보수화된 사법부에 약간의 변화라도 올 수 있는 적폐청산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법부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제기된, 진보성향 판사들의 신상자료를 따로 관리해왔다는 이른바 ‘사법부 불랙리스트’ 조사를 지금까지 시작도 못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사법부가 자체의 힘으로 내부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을 한다는 것은 경찰, 검찰보다 어려울 것 같다.

적폐청산에 기한은 없다. 피로감을 느끼는 자들은 적폐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자들뿐이다. 정의를 바로세우는 데 피곤해 할 국민은 없다. 히틀러의 나치였거나 그에 부역한 자들에 대한 청산작업이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듯이 국기를 문란케 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법치를 악용한 자들에 대한 청산작업에 시한이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우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문부일 검찰총장은 민생을 앞세워 적폐수사를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는 거짓된 말로 국민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민생은 적폐를 청산하는데 있다. 사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만들면 민생은 더욱 나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법부 적폐, 검찰, 경찰, 국정원 내부의 적폐는 그들 자체의 힘으로 청산되기 어려울 것이다. 오직 외부에 공정하게 구성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만이 그나마 어느 정도라도 시대적 역사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공수처법 통과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민플러스 사설] 북의 ‘핵무력 완성’ 선언, 제재 압박의 실패 문재인 정부, 미국이 대북 해상봉쇄 동참 요구하면 거부해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를 계기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북한은 정부성명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5형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케트”로 “우리가 목표한 로케트무기체계 개발의 완결단계에 도달한 가장 위력한 대륙간탄도로케트”라고 그 구체적 내용을 발표했다. 이것은 북이 수차례 천명했던 미국과의 ‘힘의 균형’ 실현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음을 의미한다. 이로써 미국의 거듭된 핵위협과 제재 압박은 완전히 실패했다.

사실 화성-15형은 CNN이 “이것은 정말 크다(It's really big)”고 놀랄 정도로 화성-14형뿐 아니라 미.중.러가 보유한 ICBM보다도 크다. 무엇보다 화성-15형은 정부추정 약 21m로 세계 유일의 9축 자행발사대를 사용했다. 자행발사대를 보유한 중국, 러시아의 최신 ICBM 둥펑41, RS-132 이즈마가 8축이고, 지상발사 ICBM인 미국의 미니트맨Ⅲ가 중.러와 비슷한 18.5m인 점을 비교해 본다면 화성-15형은 세계최대라 할 것이다. 한미 당국이 과거와 달리 발 빠르게 화성-15형을 신형 ICBM으로 규정하고 사거리가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1만3000km 이상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평양과 워싱턴의 거리는 1만1000km다. 이것은 북의 신형 미사일이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음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화성-15형의 끝이 뭉특한 것은 일본 방위상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가 지난달 29일 시험발사시 “미사일이 비행 중 2개 이상으로 분리됐다”는 발언처럼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만약 화성-15형이 다탄두 미사일이라면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은 더욱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영 인터넷매체 스푸트니크(Sputnik)의 미국 편집장 브라인언 베커는 “게임 채인저(game changer)”라고 하였다. 북의 ICBM이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이 확인된 이상 미국이 지금까지처럼 북에 대한 핵위협과 제재압박을 계속 하기 어렵고 근본적 관계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의미다. 미국 국영 미국의소리(VOA) 역시 “북한 미사일에 상당히 무거운 중량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난 50~60년간 이미 존재”한 것이고 북한은 “우수한 유도제어 기술을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것은 사실상 미국이 그간 인정하지 않았던 북의 기술적 능력을 거의 다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LA)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라며 강경대응을 시사하고, 중국에게는 원유공급 중단을 요구하였다. 또 니키 해일리 유엔대사는 자신이 황제라도 되는 양 유엔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유엔 회원국의 북과의 외교단절, 북의 유엔 회원 제한 등을 압박하고 북에게는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utterly destroyed)이다. 실수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은 전투기 230여대를 동원한 군사적 위협과 해상봉쇄, 원유 공급 중단, 금융망 퇴출 등 할 수 있는 모든 압박을 가하려는 모양이다. 미국은 아직도 자신들의 실패한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상대로 중국은 북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을 거부하고, “미국의 대북 정책은 최악의 실패를 했다”, “미국은 제재 추가 및 강화가 원하는 효과를 가져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중국은 “북미 사이에서 추가로 책임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쑹타오 대북특사 방북 이후의 변화된 중국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독일 역시 북과의 관계를 단절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관계가 힘의 관계라 할 때 러시아를 비롯, 중국이나 유럽 각국들은 북의 미사일 발사에 항의는 할지언정 추가적인 제재나 관계단절로 나가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변화된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고 우리의 주체적 입장을 세워야 한다. 더 이상 미국에 끌려 다니는 정책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대북 해상봉쇄에 동참을 요구한다면 거부해야 한다. 만약 이 조치가 시행된다면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 향후 남북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현 시기 충돌로 나갈 수 있는 일체의 군사적 위협이나 제재 압박을 중단해 나가야 한다. 오히려 지금처럼 미국이 자국의 안보위협에 분열돼 있을 때 미국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미국에 대북 군사위협과 제재 중단을 설득하고,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추진해 나가는 지혜와 용기를 발휘할 때다. 비현실적인 비핵화 요구는 거둬들여야 한다. 이것이 한반도의 ‘운전자’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방도다.

트럼프 정부 역시 더 이상 무모한 제재 압박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이 계속 이런 정책을 고집하고 긴장을 높여간다면 필연코 전쟁위험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중.러는 이미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비한 군사적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예정된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과감히 중단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미국이 이런 적대조치를 계속한다면 조만간 CNN 등이 보도한대로 북은 다시 초강경대응을 할 것이다. 이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다.


[민플러스 사설] 미국이 대화 여지를 스스로 끊었다-테러지원국 재지정, 예상되는 충돌 위험

미국이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지 9년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조치의 의미를 “살인정권을 고립화하려는 우리의 최대의 압박 작전”에 대한 “지원”으로 설명했다. 북을 ‘살인정권’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연이어 북 선박 20척과 이를 운영하는 7개의 해양 선박회사에 대한 제재를 발표해 북에 대한 해상봉쇄에 나섰다. 북의 해상무역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이 조치는 사실상 충돌을 각오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적대 발언과 조치가 도를 넘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비판은커녕 “금번 미국의 조치는 강력한 제재·압박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는 아전인수식 대미추종 발언만 늘어놓았다. 정부는 이것이 얼마나 반평화적이고 위험한 대응인가에 대한 작은 고려조차 없어 보인다.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쑹타오 대북특사가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온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큰 움직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며 기대를 표명했던 것처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특사파견은 지난 9일 중·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사항을 북에 전달하고 북의 입장변화를 유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미가 공동으로 제기하는 북의 비핵화는 북이 이미 수십 차례 발표했듯이 받아들일 사안이 아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두 나라가 근본적인 정책전환 없이 힘에 의한 압박의 일환으로 이를 요구하러 보냈다면 북의 냉대는 불을 보듯 뻔했다. 이런 요구가 통할 것이라고 중·미가 기대했다면 태도는 오만한 것이요, 상황인식은 안이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방북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전 세계가 오판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즉 북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북이 “비핵화 논의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렇듯 중국의 한계가 전 세계에 드러난 이상 미국은 중국을 앞세운 대북압박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제 미국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 대북특사의 ‘빈손 귀국’ 직후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비롯해 2주에 걸친 “매우 거대한 추가제재”를 최고 수준으로 하겠다고 한 배경이다. 미국은 실제로 자신들의 제재 압박이 북의 미사일 발사를 두 달 이상 멈추게 한 동력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압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북이 계속 버티는 한 압박을 극대화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새로운 대북 압박이 핵 문제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바꾸기는커녕 더 거센 반발을 촉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듯이 미국의 이런 태도는 충돌 위험을 더 심화시킬 뿐이다. 미국은 대화의 여지를 스스로 끊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미국은 감히 우리를 건드린 저들의 행위가 초래할 후과(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역시 “트럼프가 또 한 차례의 선전포고와 같은 특대형 도발을 해온 이상”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와 증오가 미국이 바라지 않는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이런 반응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바다. 북한이 제재 강도가 좀 더 세진다고 해서 이미 완성단계에 있는 핵을 버리고 굴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이 정책을 추진하는 미 정부 내에서도 없을 것이다. 트럼프의 ‘최대 압박 캠페인’이든, 틸러슨의 ‘평화적인 압박 캠페인’이든 모두 북의 굴복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성공할 수 없다. 이것은 트럼프 정부 스스로 실패를 인정한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확대 강화 이상이 아니다.

이렇듯 미국이 무모할 정도로 제재압박을 밀어붙이는 의도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현상유지 전략이다. 미국이 북과 전쟁을 하기는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평화협정을 맺을 준비도 안 된 조건에서 어쩌면 미국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과거와 같은 ‘한반도의 항시 긴장상태 유지’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이 북을 고립, 질식시키려는 제재압박을 가하면서 예상되는 북의 반발을 항시적인 첨단무력 배치와 연합군사훈련으로 막으면 한반도에 상시적인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자신들의 지배적 지위를 지속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시간을 벌어 “풀을 뜯어 먹을 정도”의 고강도 제재를 장기적으로 밀고 가면 북 내부가 동요를 일으켜 정권을 교체한다는 이른바 ‘급변사태’도 바라는 바일 것이다. 미국은 자신이 쓰레기통에 버린 고장난 스테레오를 다시 꺼내 틀려 하고 있다. 오만함과 어리석음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북이 두 달 이상 고강도 대응을 자제한 것은 ▲미국과의 ‘힘의 균형 전략’의 달성, 곧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 위한 준비이자 ▲미국에게 ‘이제 그만하고 평화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이기도 하다. 한동안 북미간 물밑협상이 진행되었다는 보도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미국이 결국 보여준 것은 거듭된 군사훈련과 테러지원국 재지정, 그리고 해상봉쇄라는 가혹한 대북 적대정책뿐이다. 이것은 미국이 북과 평화협상에 나설 의지가 없음을 말한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1일 사설에서 이제 중국이 해야 할 일은 “유엔의 틀에서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데 좀 더 강조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이 더 이상 중재에 나설 일은 없고 예상되는 ‘한반도 비상사태’ 대응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 한반도는 문제해결을 위한 거의 모든 대화여지가 끊긴 상태다. 남은 것은 미국의 거듭된 제재 압박에 북이 언제,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여부다. 이것은 바로 전쟁인가, 평화협상인가를 가를 것이다. 제재국면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 가중된 충돌 위험 앞에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의 화해협력을 바라는 모든 이들은 미국의 거듭된 적대정책의 폐기와 평화협상 요구에 더욱 힘을 모아야 할 때다.